< What >英서도 6세 男兒 2명이 성추행 ‘대서특필’… 가해 아동들 ‘정학’·형사처벌은 못해

해외 사례 살펴보니…

또래 아동 사이에서 벌어지는 성추행은 해외에서도 비일비재하다. 영국에서는 6세 남자아이가 지난 2015년 또래 여자아이를 성추행한 사건이 뒤늦게 알려져 영국 언론들이 지난 한 해 거의 연일 대서특필한 바 있다.

영국 런던 경찰청에 따르면 13세 이하 아동들 사이의 ‘또래 성범죄’가 2018년 268건을 기록했다. 2013년 이후 최고치다. 아동들의 또래 성범죄가 사회 문제로 부상하자, 영국 교육 당국은 9월부터 ‘성폭력과 성희롱은 결코 용납될 수 없다’는 원칙하에 새로운 교육 지침을 발표했다. 이 지침에 따르면 모든 교사와 교직원은 또래 성범죄의 성격과 종류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이 적힌 가이드 라인을 반드시 읽어야 한다.

이는 2018년 영국 사회를 떠들썩하게 했던 또래 성추행 사건의 여파와 무관하지 않다. 영국 BBC 등에 따르면, 2015년 사건이 법정 논란 과정에서 사회 이슈가 됐다. 초등학교에 다니는 6세 여자아이 A 양이 2015년 10월부터 6주간 같은 학급의 남자아이 2명으로부터 거의 매일 성추행을 당한 사건이다. 상습적인 성추행 장소는 주로 학교 놀이터였다. A 양의 엄마는 언론사에 보낸 편지를 통해 “6세 남자아이들이 손가락을 이용해 딸을 지속적으로 성추행했다”고 밝혔다. 두 명의 가해 아동 중 한 명은 A 양에게 “다른 사람에게 말하면 때리겠다”고 위협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두 명의 학교 직원이 운동장에서 성추행 장면을 목격했지만 학교 측이나 부모에게 알리지 않았다. 피해 아동은 뒤늦게 부모에게 “(신체 중요 부위의 통증으로) 식탁에 앉아 있기 어렵다”고 호소했다가 부모의 추궁 끝에 피해 사실을 털어놓았다. 성추행 사건이 밝혀진 후 가해 아동 2명은 정학 조치가 됐다. 가해 아동의 나이가 어린 만큼 형사처벌은 되지 않았다. A 양과 그 부모는 2018년 11월 고등법원의 판결에 따라 지역 당국으로부터 보상금을 받았다.

영국 빅토리아주에 사는 B(8) 군도 또래 남자아이로부터 성추행을 당한 것으로 밝혀져 논란이 됐다. B 군은 4차례 동성 친구의 집에 놀러 갔다가 성추행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B 군의 엄마는 “아주 어린아이도 또래 친구들로부터 성폭행을 당할 수 있다”고 주장하며 교육 당국과 시민사회의 정책 시정을 요구했다.

미국 틴보그(Teen Vogue)는 지난 5월 켄터키주의 ‘또래 간 성폭력 방지’를 위한 교육운동을 소개했다. 학창 시절 또래 친구들로부터 지속적인 성추행을 경험한 학생들의 폭로가 이러한 교육운동으로 이어졌다. 교육 당국과 지역사회의 이러한 조치에도 불구하고 학부모들은 여전히 불만과 불안을 호소하고 있다. BBC가 2017년 또래 성추행과 관련해 입수한 피해 아동들의 인터뷰 내용에 따르면 이들은 “성추행 사실을 부모에게 말했다가 오히려 보복을 당했다” “학교나 당국의 도움이 없어 실망하고 고립됐다”고 토로했다.

정부는 각 학교가 또래 성범죄를 조사하고 보고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각 학교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라고 맞서고 있다. 영국 교육기준청 관계자는 지난 8월 BBC에 “학교는 학교 내에서 발생한 안전사고를 통지할 법적 의무가 없으며, 학교 내에서 발생하는 개별 사건을 조사할 권한도 없다”며 “이는 개인별 성범죄 신고에 대한 정확한 정황을 파악할 수 없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김윤희 기자 wor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