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웹 | 지면보기 PDF | 2021.1.24 일요일
전광판
Hot Click
북리뷰
[문화] 게재 일자 : 2019년 12월 12일(木)
세상만사 모든 것… ‘관계’에 달려 있다
  페이스북트위터밴드구글
▲  ‘관계의 과학’은 복잡해서 방정식이나 간단한 논리체계로 설명하기 어려운 다양한 사회현상에 통계물리학을 적용해 거시적 의미를 파악하고, 친숙한 사례를 통해 알기 쉽게 풀어낸다. 게티이미지뱅크

- 관계의 과학 / 김범준 지음 / 동아시아

주체간 상호관계 ‘복잡계’ 연구
통계물리학 접목한 5개 주제로
사회·자연의 구조적 특성 살펴

흰개미 상호작용 통해 집 짓듯
작은 부분 모여 전체사건 형성

인간도 사회성 통해 성공했듯
같은 경험도 함께할때 더 행복


명절에 자동차를 몰고 고속도로에 오르면 드는 의문이 있다. 왜 어떤 구간에선 정체가 발생하고, 어떤 구간에선 갑자기 정체가 풀리는 걸까. 모두가 일정한 속도로 운전하면 정체가 발생하지 않을 텐데, 왜 우리는 명절 때마다 정체를 피할 수 없는 걸까. 그 이유는 복합적이다. 한 운전자가 급정거하거나 무리하게 차선을 침범하면 그 결과는 주변 자동차의 움직임에도 적든 많든 영향을 미친다. 도로 위 신호체계 또한 교통의 흐름에 많은 영향을 준다. 운전자의 운전 습관도 영향을 주는 요소다. 이 모든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교통사고나 진입로의 병목현상이 없어도 정체가 발생한다.

이처럼 다양한 요소가 한곳에 모이면 상호작용하며 새로운 특성을 만들어내는 체계를 복잡계라고 부른다. 인간 사회는 복잡계의 대표적인 예다. 복잡계는 말 그대로 너무 복잡해서 방정식이나 간단한 논리체계로 설명하기 어렵다. 통계물리학은 수많은 미시적 구성요소의 상호작용으로 나타나는 거시적 성질을 파악해 복잡계를 이해하는 틀을 제공한다. 이 책은 어떻게 작은 부분이 모여 전체로서의 사건을 형성하고 현상이 되는지 통계물리학의 방법으로 살핀다.

저자는 연결·관계·시선·흐름·미래라는 다섯 개의 큰 주제를 제시하고 각 주제 안에서 문턱값·때맞음·상전이·링크·창발·인공지능·중력파·암흑물질 등 다양한 과학개념을 친숙한 사례로 풀어낸다. 통계물리학자로 복잡계를 연구해 온 저자가 강조하는 핵심 개념은 ‘연결’이다. 두 작가가 각자 위대한 소설을 완성했다고 가정해보자. 그중 한 작가는 많은 동료 작가 및 문학계 인사와 유대 관계를 맺고 있으나, 다른 작가는 누구도 모르게 홀로 소설을 집필했다. 이럴 때 후자의 소설은 세상에 나올 기회도 찾지 못한 채 묻힐 가능성이 크다. 둘의 차이는 자신과 연결된 사람이 얼마나 많은가이다. 흰개미 한 마리는 집을 지을 만한 지능을 갖고 있지 않지만, 무수히 많은 흰개미 집단은 상호작용을 통해 거대한 집을 짓는다. 이처럼 복잡계에선 구성요소 사이의 강한 연결이 하나의 구성요소에서 발생한 사건의 규모를 키워 급격한 변화를 유도하거나, 구성요소에선 없던 특성이나 행동이 전체구조에서 자발적으로 갑자기 나타나기도 한다.

저자는 우리의 일상·친구관계·사회현상·자연현상 등 다양한 사례에 숨은 규칙과 패턴을 연결망으로 만들어 살펴보고, 연결했을 때만 보이는 구조적인 특성을 살핀다. 이를 위해 저자는 페이스북에서 서로가 공통으로 맺고 있는 친구 수를 조사해 관계의 강도를 측정하는 연결망을 그려보기도 하고, 페이스북 친구 관계에서 이른바 ‘마당발’이 존재하는지 아닌지에 따라 관계가 달라지는 양태도 연결망을 만들어 보여준다.

이 책에서 흥미로운 부분은 과학과 전혀 어울려 보이지 않는 사회현상을 과학개념을 빌려 설명하는 대목이다. 대표적인 예는 국회의원들 간의 관계로 살펴본 발의 법안 국회 통과 비율이다. 저자는 국회의원들 간 관계를 측정하기 위해 법안 발의를 할 때, 누가 누구와 협력했는지를 조사해 연결망을 만들어 보여준다. 이를 통해 저자는 국회의원들이 정치적 성향이나 정책보다는 소속정당별로 폐쇄적인 관계를 맺고 있음을 지적한다. 소수당 의원이 발의한 법안이 아무리 좋은 내용을 담고 있어도, 국회에서 통과해 입법까지 이뤄지는 경우가 적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는 게 저자의 설명이다.

관계의 과학을 이해하는 일은 우리에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 저자의 결론은 행복해지기 위해서다. 저자는 우리나라 국민이 비슷한 경제 수준인 나라의 국민보다 덜 행복한 이유는 남의 눈에 비치는 자신의 모습에서 행복을 찾기 때문이라고 비판한다. 행복에서 다름은 중요하지만, 그 다름은 자신의 어제와의 다름이어야지 다른 사람의 현재와의 다름이어서는 안 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아울러 저자는 인간은 사회성을 바탕으로 지구상에서 성공했으므로, 같은 경험이라도 다른 사람과 함께 할 때 행복도 커진다고 전한다. 사랑하는 이들과 더불어 새롭고 멋진 경험을 하기 위해 노력하라. 저자가 책 마지막에 남긴 조언은 따뜻하면서도 날카롭다.

정진영 기자 news119@munhwa.com


- 문화부 SNS 플랫폼 관련 링크



[ 많이 본 기사 ]
▶ 박소현, 4월26일 깜짝 결혼 발표…누구랑?
▶ 골프 즐기던 남성의 ‘비운’…떨어진 나뭇가지에 ‘비명횡사..
▶ ‘백신 새치기’ 들통난 양심불량 장군 군복 벗어
▶ “BTS 불러주세요”…멕시코 팬들, 통신재벌에 호소
▶ 세입자 보호 의도와 달리…전셋값 9년만에 최대 상승
Copyrightⓒmunhwa.com '대한민국 오후를 여는 유일석간 문화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구독신청:02-3701-5555 / 모바일 웹 : m.munhwa.com ]
김시우,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3R 공..
신규확진 392명, 주말 영향 다시 300..
화기애애한 여당의 서울시장 선거운..
틱톡서 유행하는 치명적 ‘기절 게임’…..
“자위해봐” 미성년자 성착취 21세…법..
‘이용구 블랙박스’ 없었다더니…수렁에 빠진 경..
topnews_photo “블랙박스 확인 사실”…진상조사 결과 따라 후폭풍 예고경찰이 이용구 법무부 차관의 택시 운전기사 폭행 사건과 관련된 블랙박스 영상을 보고도 이를 덮었다는 사실이 뒤늦게 확인되면서 또다시 구설에 올랐다.경찰..
ㄴ 이용구 사건 피해자 “경찰이 폭행 담긴 영상 봤다”…경찰측 “일부..
‘백신 새치기’ 들통난 양심불량 장군 군복 벗어
바이든 행정부 “대만 압박 그만두라” 中에 공식 경..
‘경찰도 아닌데’… 칼부림 인질범과 대치한 여기자
line
special news 박소현, 4월26일 깜짝 결혼 발표…누구랑?
박소현이 라디오와의 깜짝 결혼 소식을 발표했다. 지난 22일 SBS 러브FM ‘박소현의 러브게임’ 공식 SN..

line
“BTS 불러주세요”…멕시코 팬들, 통신재벌에 호소
세입자 보호 의도와 달리…전셋값 9년만에 최대 상..
미 미시간주서 1조1063억원 메가볼 로또복권 당첨
photo_news
저무는 맥그리거 시대…포이리에에 생애 첫 T..
photo_news
김새롬, ‘그알’ 정인이 편 관련 실언에 “경솔함..
line
[북리뷰]
illust
우리 눈 가리는 ‘욕망의 거품’ 과학으로 터트리다
[M 인터뷰]
illust
“당장 안쓰는 물건 ‘정리’하면 삶이 ‘정돈’될 겁니다”
topnew_title
number 김시우,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3R 공동 선두..
신규확진 392명, 주말 영향 다시 300명대로..
화기애애한 여당의 서울시장 선거운동
틱톡서 유행하는 치명적 ‘기절 게임’…10세 ..
hot_photo
한소희, ‘언더커버’ 촬영중 병원行..
hot_photo
안석환 “난생 처음 돈많은 역...딸..
hot_photo
배우 박은석 “연기 위해 자진입대..
회사소개 | 광고안내 | 사업안내 | 이용안내 | 구독안내 | 독자참여 | 회원서비스 | 고충처리 | 개인정보취급방침 | 청소년보호정책(책임자:한형민) | Site Map
제호 : 문화일보 | 주소 : 서울시 중구 새문안로 22 | 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아01697 | 등록일자 : 2011년 7월 15일 | 발행·편집인 : 이병규 | 발행연월일 : 1991년 11월 1일
Copyright ⓒ 문화일보. All Rights Reserved. ☎ 02) 3701-5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