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등 4國 “환경 위기 대처위해 선진국들 돈 더 내라”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
“우린 이미 많은 기여” 공동성명

최대 온실가스 배출국인 중국·인도·브라질·남아프리카공화국 등 4개국이 제25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5)에서 “환경 위기에 대처하기 위해 선진국들이 더 많은 돈을 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애초 기후변화를 초래한 선진국들이 뒷짐만 진 채 개발도상국들만 몰아세우고 있다는 불만의 목소리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을 비롯한 4개국은 11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총회에서 공동 성명을 내고 “우리는 이미 역사적 책임을 넘어선 기후 정책을 세웠고 벌써 많은 기여를 했다”고 주장했다. 선진국들에 대해서는 “기후 자금, 기술 이전, 역량 구축을 위한 지원 등을 제대로 이행하고 있지 않다”며 “이런 불평등은 즉시 시정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자오잉민(趙英民) 중국 환경부 차관은 “(선진국들이) 개발도상국들의 노력에 상응하는, 새롭고 강력한 지원을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브라질의 히르두 살레스 환경장관도 “브라질은 아마존 열대 우림에 대한 불법 벌채를 막을 책임이 있지만 선진국들의 지원이 필요하다”며 “선진국들이 오래전부터 아마존 보호 지원을 약속했지만 아직 제대로 지키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총회에서 유엔과 선진국들은 “세계 최대 이산화탄소 배출국인 중국이 석탄 발전소에 대한 의존을 줄이지 않고 있다”고 비판해 왔다. 브라질에 대해서도 “아마존 열대 우림을 보존하려는 의지가 부족하다”고 비난했다.

25년간 기후정상회의에 참석해 온 제니퍼 리 모건 그린피스 사무총장은 “이렇게까지 의견이 분열된 적이 없었다”며 우려를 표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스웨덴 출신의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는 연설에서 “부자 나라들이 온실가스 감축을 피하려고 잔꾀를 부리고 있다”면서 온실가스 저감을 위해 실질적인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진짜 위험은 정치인과 기업 대표들이 행동하는 것처럼 보이게 하는 것”이라면서 “영리한 계산과 창의적인 PR 외에 사실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고 있다”고 했다.

김윤희 기자 wor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