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엔 치료 꺼리더니 이젠 ‘히잡 물결’… 중동 사로잡은 ‘의료 한류’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지난 9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 왕립 샤르자대병원 내 힘찬 관절·척추센터에서 열린 확장 오픈 기념식에서 이수찬(왼쪽) 힘찬병원 대표원장이 샤르자 국왕 술탄 빈 모하메드 알 까시미와 악수를 나누고 있다.

- 힘찬병원, UAE 샤르자大병원 관절센터 확장 오픈

개원 1년만에 환자 급증에
재활 치료실 등 대폭 늘려

맞춤 도수프로그램 선뵈고
최첨단 ‘로보틱 ATT’ 설치
‘한국형 물리치료’ 접목시켜

국내 병원으론 첫 독자운영
수술 230·비수술 1622건
치료받은 환자 찬사 쏟아내

“의료 서비스에 대한 불신이 깊던 환자들의 생각이 많이 바뀌고 있습니다.”

아랍에미리트(UAE) 왕립 샤르자대병원(사진) CEO인 알리 오바이드 알 알리 박사에게 병원 내에 힘찬 관절·척추센터(이하 힘찬센터)가 설치된 뒤 생긴 변화를 묻자 곧장 돌아온 대답이다. 지난 9일(현지시간) UAE 샤르자대병원에서 만난 알리 박사는 “척추와 관절 분야에 전문성이 높은 힘찬병원이 합류하면서 관련 질환의 치료 효과가 높아진 것을 병원 의료진과 환자들 모두 체감하고 있다”며 “지난해 11월 개원 이래 환자가 계속해서 늘고 있으며, 현재까지 접수된 불만이 한 건도 없다”고 말했다.

상원의료재단 힘찬병원은 이날 UAE 샤르자대병원 내에 원내원 형태로 지난해 11월 문을 연 힘찬센터의 확장 오픈 기념식을 열었다. 병원 1층에서 진료실 2개 수준의 규모로 독자적인 운영을 해왔던 센터를 2층으로 이전하면서 300평(약 991.7㎡) 규모로 대폭 확장했다. 물리·재활 치료실을 200평 독립공간으로 구성해 다양한 관절, 척추 질환의 치료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각종 기계를 활용한 물리치료와 동시에 환자의 상태에 따른 1 대 1 도수재활운동 프로그램까지 ‘한국형’ 물리치료를 활성화할 계획이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같은 날 센터 내 진료실에서 박승준 센터장이 현지 환자를 진료하는 모습. 힘찬병원 제공

이수찬 힘찬병원 대표원장은 “생소할 수 있는 한국형 도수재활운동에 대한 현지 환자의 만족도가 커 국내 힘찬병원의 운동치료센터 모델과 동일하게 수준 높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갖췄다”고 소개했다. UAE 국민은 비만이 많고 잘 걷지 않는 생활습관 탓에 관절 질환을 많이 앓지만, 열악한 의료 환경 때문에 치료의 효과에 대한 기대보다는 부작용에 대한 두려움이 많았다. 정형외과 전문의인 박승준 힘찬센터 센터장은 “실제로 진료 초기에는 수술이 필요한 환자도 수술을 극도로 거부하고, 주사 한 대를 놓기 위해서도 긴 설득 과정이 필요했다”며 “지금은 하나둘 효과를 보면서 치료에 대한 현지인들의 거부감이 초창기보다는 많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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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찬센터는 특히 2억 원 상당의 최첨단 로봇 척추 치료 시스템 ‘로보틱 ATT’를 들여놓는 등 내부 설비도 최고 수준으로 갖췄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는 샤르자대병원 측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으로, 약 1년이 넘는 기간 동안 힘찬센터가 원내에서 보여준 성과와 환자들의 만족도가 그만큼 높았다는 것을 뜻한다. 실제로 힘찬센터는 문을 연 지 1년 만인 지난달 말일을 기준으로 외래환자 8718명, 수술치료 230건, 비수술치료 1622건을 진행했다. 박 센터장은 “현재 이곳 센터에서 근무 중인 의사 4인이 수술이 없는 날은 매일 평균 15분씩 각자 20명 가까이 외래환자를 진료하고 있다”며 “현지 환자들의 만족도가 매우 높아 진료가 끊이지 않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날 기념식은 샤르자 지역의 국왕인 술탄 빈 모하메드 알 까시미도 참석할 정도로 현지에서 화제를 모았다. 국왕의 샤르자대병원 방문은 개원 이래 두 번째였으며, 행사 참석 후 병원을 둘러보는 등 약 30분 정도로 예정됐던 시간을 크게 초과해 1시간 이상 원내에 머무는 등 힘찬센터에 큰 관심을 보였다. 이 대표원장은 국왕과 환담을 마친 뒤 “국왕이 축하와 격려의 메시지를 전하면서 한국 병원의 의료진과 진료 시스템에 대해 많은 관심을 표현하고, 향후 많은 발전이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행사에는 국왕과 이 대표원장, 박혜영 상원의료재단 이사장, 박 센터장, 알리 박사 외에도 이사회의 회장과 부회장, 황성은 한국보건산업진흥원 UAE 지사장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박 센터장은 “1년 동안 중동 환자를 진료하면서 한국형 의료 서비스가 전 세계 어디에서도 통할 수 있을 만큼 경쟁력이 있다고 느꼈다”며 “중동 환자 진료뿐 아니라 연구 활동도 병행해 논문을 발표, 국제 학술지에 채택되는 성과도 한국 의학을 국제적으로 알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힘찬센터가 현지에 자리를 잡는 데는 보건복지부 산하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지원도 한몫했다. 보건산업진흥원은 힘찬센터의 계약 초기 타당성 분석이나 현지 의사면허의 획득, 각종 시험비용과 인건비 등을 지원해 센터 개설을 도왔다. 황 지사장은 “공동으로 투자하고 이익을 공유하는 모델은 힘찬병원이 최초라 기대가 크다”며 “UAE가 국비로 지원해 한국으로 보내는 자국 환자가 2011년 30∼40명 수준에서 지난해 약 1000명으로 미국 다음으로 많아지는 등 한국 의료에 대한 이미지가 좋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샤르자 = 최재규 기자 jqnote9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