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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골프와 나 게재 일자 : 2019년 12월 13일(金)
“파5 OB티서 210m 샷이 쏙∼… 앨버트로스 같은 버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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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기덕 회장이 지난 3일 경기 평택 덕일산업㈜ 집무실 퍼팅 매트에서 퍼트 연습을 하고 있다.
■ 유기덕 덕일산업㈜ 회장

“건강 챙겨라” 친구 권유로 입문
20여년 4시30분에 일어나 연습
핸드볼선수 출신덕 250m 펑펑

2015년 근육 파열로 어깨 수술
물리치료·맨손체조로 몸만들며
퍼터만 3개월… 웨지 5개월…
수술 8개월만에 드라이버 잡아
2017년 베스트 2언더 작성


유기덕(59) 덕일산업㈜ 회장은 전세금 2000만 원으로 사업을 시작해 25년 만에 연매출 1500억 원 기업을 일군 입지전적 인물이다. 유 회장은 인근 송탄, 칠괴, 평택, 장당, 진위 등 5곳 산업단지 260여 기업의 터전인 평택산업단지 관리공단의 이사장도 겸하고 있다.

유 회장은 서글서글한 외모와는 달리 말투는 똑 부러진다. 지난 3일 경기 평택시 세교 산단로에 있는 덕일산업㈜ 집무실에서 만난 유 회장은 “몸에 밴 부지런함과 포기를 모르는 신념이 오늘까지 버틸 수 있었던 원동력”이라고 말했다. 유 회장은 “그 어떤 난관이 닥쳐와도 헤쳐나갈 수 있다는 신념으로 버텨왔고, 지금까지 안 된다는 생각은 한 번도 안 해봤다”고 강조했다.

유 회장은 외환위기 때 회사를 급성장시켰다. 유 회장은 1993년 9년간의 직장생활을 정리하고 전세금 2000만 원으로 안양에 금형 공장을 차렸다. 유 회장이 일본에서 수입해오던 자동차 부품의 자체 개발에 성공했을 무렵 외환위기가 터졌다. 환율이 가파르게 올라 일본산 제품 가격이 배 이상으로 뛰었다. 일본산의 절반 값도 안 되는 유 회장 제품을 국내 기업들이 앞다퉈 사 갔다. 주문량을 대지 못해 직원을 배로 늘렸고 지금의 평택으로 공장을 옮겼다. 일감이 넘쳐나 집에 들어갈 시간도 없었다. 공장에서 밤낮으로 일만 했다.

사업뿐 아니라 일상생활도 마찬가지였다. 골프도 끝장을 보는 스타일. 골프 구력 22년째라는 유 회장은 건강을 위해 골프를 시작했다. 정신없이 일에 몰두하던 1997년 노인성 질환인 백내장이 찾아왔고 30대 때 건강에 빨간불이 켜졌다. 주변 친구들이 “일찍 죽기 싫으면 골프나 하며 쉬엄쉬엄 살라”고 유 회장에게 권했다. 골프를 하려면 잠을 덜 자는 게 유 회장에겐 유일한 방법이었다. 아침 7시에 일어나던 유 회장은 골프를 배우면서부터 새벽 4시 30분에 하루를 시작했다.

이렇게 20년 동안 꼬박꼬박 연습했다. 유 회장은 “골프를 친 이후 4시간 이상 잠을 자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유 회장은 4년 전 양쪽 어깨의 회전근개가 파열돼 수술을 받았다. 이븐파와 1언더파까지 기록하며 한창 물이 올랐을 무렵이었다. 골프는 고사하고 혼자선 옷도 입지 못할 정도였다.

수술 후 1년 동안 물리치료를 받았고, 근력운동 대신 맨손 체조를 하면서 몸을 만들었다.

유 회장은 수술 이후 골프가 그리웠다. 그는 ‘퍼터’만 달랑 들고 모든 골프모임에 참석했다. 동반자의 이해를 구해 티샷과 아이언샷은 생략했고, 퍼터만 들고 핀과 가장 먼 그린 프린지에서부터 플레이했다. 석 달을 다니니 50m 정도 거리에서 어프로치를 할 수 있었다. 유 회장은 5개월을 이렇게 다녔다.

유 회장은 수술 후 8개월 만에 드라이버를 잡았다. 유 회장은 수술 이듬해인 2017년 충남 천안 우정힐스 골프장에서 2언더파 70타를 쳐 ‘라이프 베스트’를 작성했다. 버디 4개와 보기 2개였는데 파4, 파5, 파3 홀에서 ‘사이클 버디’를 낚았다. 유 회장이 첫 ‘싱글 패’를 받기까지는 10년이 걸렸다. 그는 “스코어 욕심보다는 일단 일에서 벗어나 소풍 나간다고 생각했다”고 기억했다.

유 회장은 지인들 사이에서 소문난 ‘드라이버 덕후’다. 처음에 물려받은 남의 드라이버로 250m를 보냈다. 자신에게 맞는 클럽이라면 더 나갈 것 같아 욕심을 부렸지만, 신통치 않았다. 동반자가 자신보다 잘 나가면 그 드라이버와 똑같은 걸 꼭 구매했다. 이렇게 산 드라이버만 10개가 넘는단다.

유 회장은 장타자다. 5번 아이언으로 180m를 보고 친다는 그는 드라이버와 3번 우드, 아이언은 5번부터 피칭까지,웨지 3개, 퍼터 등 12개로 캐디백을 꾸린다. 하이브리드, 유틸리티 클럽은 아예 빼놓고 다닌다. 한 번은 경기 용인 아시아나골프장 동 코스 15번 홀(파5)에서 잘 맞은 티샷이 없어져 분실구로 처리하고 OB티에서 210m를 남겨놓고 친 공이 그대로 홀로 들어가 버디를 잡은 적도 있다. 만일 분실구가 되지 않았더라면 앨버트로스가 될 뻔했다.

학창시절 핸드볼 선수였던 게 장타의 비결이다. 지금도 거리 욕심은 버리지 못했다는 유 회장은 현재 ‘잃어버린 비거리 10m’를 되찾기 위해 드라이버에 몰입하고 있다.

유 회장은 평택 2곳의 공장에 700명, 경북 경주 공장에 280명, 그리고 필리핀 세부에 공장과 별도 법인을 운영하고 있다. 주로 자동차 부품을 생산해오던 유 회장은 최근 ‘오레스트’ 브랜드로 안마의자를 생산하면서 경기 화성에 별도 법인을 만들어 생활 제품에도 눈을 돌리고 있다. 덕일산업과 오레스트를 비롯해 디아이오토모티브, 필리핀 세부 법인 등 4개 회사를 경영하고 있다.

유 회장은 7000억 원대 규모인 안마의자 시장에 뒤늦게 진출한 만큼 고품질에 튼튼하고 착한 가격으로 차별화에 역점을 뒀다. 국내 시판 중인 안마의자 대부분은 중국산 제품. 유 회장은 생산원가가 더 들어도 품질 유지를 위해 국내 생산을 고집했다. 유 회장은 “골프나 인생이나 사업은 똑같다”면서 “공짜가 없고, 시간을 쏟아부은 만큼 돌아오기에 결코 욕심을 내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전에 낚시를 좋아하다가 골프로 돌아섰다는 유 회장은 “낚시는 혼자 가야 하지만 골프는 사람을 사귀는 운동”이라면서 “골프가 아니었다면 못 만났거나 도움을 받지 못했을 사람이 여럿 있다”고 말했다. 이글패는 사무실에 숱하게 진열해 놓았지만, 아직 홀인원패가 없다면서 골프에서도 홀인원 행운을 안아보는 게 가장 큰 소원이라고 말했다.

평택 = 글·사진 최명식 기자 mschoi@munhwa.com
e-mail 최명식 기자 / 체육부 / 부장 최명식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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