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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게재 일자 : 2019년 12월 13일(金)
고꾸라지는 홍콩 경제…‘일국양제’ 실패로 끝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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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감자 위한 ‘X마스 카드시위’ 지난 12일(현지시간) 홍콩에서 열린 집회에서 시위자들이 ‘자유 홍콩, 지금 혁명’이라고 쓰인 깃발을 들고 있다. 홍콩 시위대는 민주화 운동으로 투옥된 수감자들을 위해 수백 장의 크리스마스 카드를 썼다. 카드에는 수감자들이 연말 시즌을 감옥에서 보내는 만큼 그들을 잊지 않겠다는 약속을 담았다. 연합뉴스

성장률 한달새 1.2%P나 폭락
내년 전망치도 0.1%에 불과해
해외 투자은행 엑소더스 지속
세계 명품업체들도 철수 행렬


‘동양의 진주’ 홍콩의 경제성장률이 날개 없이 추락하고 있다.

13일 경제계에 따르면, 국제금융센터가 집계하는 9개 해외투자은행(바클레이즈,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 씨티, 크레디트스위스, 골드만삭스, JP모건, HSBC, 노무라, UBS)의 올해 홍콩 성장률 전망치 평균은 지난 6월 말까지만 해도 2.4%로 양호했다. 그러나 홍콩 민주화 시위가 격화하면서 8월 말 0.7%, 10월 말 0.4%로 급락하더니, 11월 말에는 마이너스(-0.8%)로 곤두박질쳤다.

내년 홍콩 성장률 전망치도 올해 11월 말 기준 0.1%에 불과하다.

홍콩은 제 땅에서 나는 변변한 생산물이나 재화(財貨)가 없다. 다른 곳에서 만드는 생산물과 재화를 유통하고, 아시아 최고 수준의 서비스업을 제공해서 먹고사는 나라다.

특히 홍콩의 금융, 법률 등 서비스업의 경쟁력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그러나 이런 나라일수록 시위로 유혈 사태가 발생하는 등 정치·사회적으로 불안정해지면 경제적으로 최악의 결과를 불러온다. 경제전문가들은 “홍콩 민주화 시위 상황에 변화가 없으면, 내년 홍콩 성장률 전망치가 마이너스로 추락하는 것은 시간문제일 뿐”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중국 당국이 홍콩 민주화 시위를 폭력적으로 진압하면서 세계적인 명품업계 매장은 곳곳에서 철수하는 분위기다. 해외투자은행의 ‘대탈출(엑소더스)’이 시작된 지는 이미 오래됐다. 글로벌 명품업계 관계자는 “명품회사들은 본사 지침 때문에 세계 어느 지역에서도 건물을 소유하지 않고 단기 임차만 한다”며 “홍콩 민주화 시위로 많은 회사가 매장을 철수하거나 싱가포르 등 다른 나라로 옮겼고, 이런 상황이 이어지면 ‘탈(脫)홍콩’ 속도가 더욱 빨라질 것”이라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해마다 크리스마스 시즌이면 아시아 주요국 부유층들이 연례행사처럼 홍콩으로 쇼핑을 떠나던 모습도 줄고 있다. 아편전쟁(1840∼1842년)에서 청나라가 패한 뒤 영국의 식민지였던 홍콩은 동양의 정신과 서양의 문물을 융합하는 ‘멜팅 포트(Melting Pot·용광로)’였다. 사회주의 중국이 1997년 7월 홍콩을 되찾은 뒤에도 ‘일국양제(一國兩制·한 나라에 사회주의와 자본주의 등 두 가지 체제를 허용함)’라는 말로 홍콩의 자본주의를 허용한 것도 이런 특징을 반영했기 때문이다. 국제 경제계에서는 “중국이 ‘사회주의 총칼’로 홍콩이 축적한 것에 손을 댔더라면 중국의 개혁·개방 혹은 ‘자본주의와 양립할 수 있는 중국’에 대한 서방의 신뢰는 한꺼번에 무너졌을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조해동 기자 haedo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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