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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게재 일자 : 2019년 12월 14일(土)
“25살에 버스 모는 이유는”… 온라인서 인기끄는 블루칼라 청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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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대 버스기사 이야기’ 유튜브 영상 중 일부[‘20대 버스기사 이야기’ 유튜브 캡처]

“직업엔 no귀천!(직업에는 귀천이 없다)”

최근 한 케이블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18년 만에 복귀한 아이돌 그룹 태사자의 김형준(42)씨가 지난 1일 자신의 SNS 채널에 남긴 글이다.

김씨는 연예계를 떠난 뒤 택배 기사로 일하고 있다고 밝혀 화제를 모았다. 그는 “지금까지 3만개는 배송했을 것이다. 망해서 하는 것도 아니고 돈이 많아서 취미로 하는 것도 아니다”라며 “새벽에 일하면서 마주친 다른 분들을 보며 ‘나도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열심히 일해서 번 돈이 더 소중하다는 것을 깨달았다는 의미다.

김씨 소속사 관계자는 12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특별한 일을 했던 것도 아닌데 주목받게 돼서 어색하다”며 “다시 가수가 직업이 됐으니 이전과 마찬가지로 성실하게 일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유튜브나 트위터 등에서는 김씨처럼 자신을 육체노동자(블루칼라 노동자)라고 당당히 밝히는 젊은 층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직업에 귀천이 있다’는 인식이 여전히 남아있지만 이들은 “땀 흘리며 정직하게 일하는 것은 똑같이 소중하다”고 말한다.

지난 5월부터 ‘20대 버스기사 이야기’라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김진성(25)씨가 대표적이다. 김씨는 이 채널을 통해 버스 기사의 일상과 장단점 등을 소개하는 영상을 올리며 인기를 끌고 있다.

군시절 운전병으로 복무했던 경험을 살려 시내버스 기사로 취업한 김씨는 “이 일을 시작하면서 평일에 음주를 자제하고 체력관리를 하고 있다”며 “타인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지는 만큼 건강한 체력과 정신 상태가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그는 “가장 뿌듯함을 느끼는 순간도 손님을 안전하게 모시고 운행을 마쳤을 때”라고 강조했다.

‘중딩(중학생) 농부’로 알려진 유튜브 스타 한태웅(16)군도 마찬가지다.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잡초 제거하는 방법’, ‘트랙터 운전하는 방법’, ‘논에 비료 뿌릴 때 주의사항’ 등 농사 관련 콘텐츠를 올리며 구독자를 끌어모으고 있다. ‘트랙터 시승기’ 영상은 조회 수가 20만건에 달할 정도로 화제를 모았다.

지난해 4월에 개설한 채널은 어느새 구독자 8만명을 바라보고 있다. 한군은 영상을 통해 “첫 번째 꿈은 ‘대농’이고 그다음은 사라져가는 농촌을 살리는 것”이라며 “농민들에게 힘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육체노동자에 대한 시선이 개선되기는 했으나 여전히 해결할 숙제가 많다고 지적한다.

2017년 한 구직사이트가 성인남녀 2천여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직업에 귀천이 있다’고 생각한 이들은 절반이 넘었다. 직업의 귀천을 나누는 가장 큰 기준으로는 사회적 인식(35.7%), 소득 수준(26.1%) 등으로 나타났다.

10년 넘게 긴급 구난차 기사로 일하며 SNS 채널을 운영하는 오모(37)씨는 “육체노동자로서 힘들고 위험한 경우도 많지만 직업적인 자부심을 가지고 버티고 있다”면서도 “버티기 힘든 것은 육체적인 부담이 아니라 주변의 시선이다. 고객 중 절반 이상은 낮잡아 보더라”고 토로했다.

▲  뉴질랜드에서 목수로 일하는 한성빈씨의 모습[유튜브 채널 ‘Dave TV 뉴질랜드 목수’ 캡처]

반면 뉴질랜드에서 유튜브 채널 ‘데이브(Dave) TV 뉴질랜드 목수’를 운영하는 한성빈(33)씨는 “뉴질랜드에서 목수와 같은 기술직 노동자는 화이트칼라 노동자보다 임금이 높은 경우도 있다”며 “육체노동자라고 해서 차별을 받지 않는다”라고 설명했다. 한씨는 “목수라는 직업이 처우뿐만 아니라 사회적 인식도 좋아서 부모님 등 주변 가족들도 반대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5월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7년 기준 청소년 근로자가 받는 임금 수준은 학력에 따라 크게 갈렸다. 20∼24세의 경우 대졸 이상이 월평균 201만원의 임금을 받았으나 고졸은 179만원에 그쳤다. 25∼29세 역시 대졸 이상은 월평균 247만원을 받았지만 고졸은 217만원에 그쳤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과거 소위 ‘기름밥 먹는다’고 하면 당사자가 부끄러워하고 직업을 숨기던 시절에 비해서는 육체노동에 대한 편견이 옅어진 게 맞다”라면서도 “힘들고, 더럽고, 어려운 ‘3D’ 업종에 대한 선입견이 공존하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대학 진학률이 정점을 찍고 감소하는 추세다. 4년 내내 비싼 등록금을 내고 다녀도 취업이 힘드니 생기는 현상이다”라며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취업으로 뛰어들어 일찌감치 자신만의 기술을 쌓으려는 젊은 층이 늘어나면서 점차 육체노동자에 대한 선입견도 사라질 것이다”라고 내다봤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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