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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2010’s Best 10 게재 일자 : 2019년 12월 16일(月)
‘여왕’이 된 아이돌·흥행괴물 ‘지킬박사’…뮤지컬 韓流 이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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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화일보 - 한국뮤지컬협회 공동선정

한국 뮤지컬은 2010년대에 산업화 단계에 접어들었다. 대형 창작물이 앞다퉈 나와 흥행 경쟁을 했고, 스타마케팅이 치열해졌다. 아시아 각국 팬들이 우리 뮤지컬을 보기 위해 찾아왔으며 뮤지컬 배우들도 한류 스타의 한 축으로 자리했다. 이런 과정에서 준비 안 된 아이돌 가수를 대형 뮤지컬 무대에 세우는 부작용도 발생했으나, 질과 양 면에서 일본에 필적하는 아시아 최고 시장으로 성장한 것은 사실이다. 이는 제작자와 스태프 모두가 애쓴 결과지만, 탁월한 배우들이 무대를 빛나게 하지 않았으면 얻을 수 없는 것이었다. 문화일보는 한국뮤지컬협회(이사장 이유리)와 함께 2010년대를 빛낸 뮤지컬 스타 10명(남 5, 여 5)을 선정했다.

뮤지컬 관련 상(賞), 즉 한국뮤지컬대상, 더뮤지컬어워즈, 한국뮤지컬어워즈, 예그린뮤지컬어워드에서의 수상 실적을 우선 참고했다. 실적이 비슷해 경합하는 경우엔 배우의 전문성과 스타성을 따져 결정했다. 그 결과, 남자 배우는 조승우를 필두로 정성화, 홍광호, 박은태, 김준수가 뽑혔다. 여자 배우는 옥주현에 이어 김선영, 정선아, 전미도, 차지연이 선정됐다. 이들은 모두 대형 무대에서 실력을 인정받은 배우들이다. 소형 무대에 주로 서 온 배우들은 포함되지 못했는데, 그들은 인지도는 떨어지지만, 뮤지컬 저변을 지켜온 공로가 크다는 점을 여기에 적시한다. 또 남경주, 최정원 등 중견 배우들도 제외됐으나, 이들이 1990년대와 2000년대 뮤지컬 성장기를 이끌었을 뿐 아니라 2010년대에도 꾸준히 활약하며 후배들의 에너지를 견인했다는 것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솔로 가수로 마니아를 거느리고 있는 박효신은 뮤지컬 무대에서도 빼어난 활약을 보였는데, 향후 더 기대되는 배우로 꼽혔다.


옥주현, 극강의 가창력… 연기 논란 잠재우며 스타 우뚝

옥주현이 2012년 뮤지컬 ‘엘리자벳’ 타이틀 롤을 맡았을 때 비난의 목소리가 컸다. 유럽 뮤지컬 역사상 가장 흥행했다고 알려진 작품의 주역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옥주현은 모든 넘버를 제대로 소화하고, 나이 들어가는 엘리자벳을 완벽에 가깝게 연기함으로써 논란을 잠재워버렸다.

옥주현은 2005년 ‘아이다’로 뮤지컬 무대에 데뷔할 때부터 아이돌 출신이라는 선입견과 싸워야 했다. 그는 부단한 노력으로 ‘시카고’ ‘캣츠’ ‘브로드웨이 42’ 등에서 성공적인 변신을 하며 배우 이미지를 구축해갔다.

2010년대 들어 ‘몬테크리스토’ ‘아가씨와 건달들’ ‘황태자 루돌프’ 등을 통해 입지를 굳혔고, 2013년에는 ‘레베카’에서 악역을 통해 극강의 가창력을 뽐냈다. 이로써 옥주현은 믿고 보는 배우로 등극했으며, 뮤지컬 쪽에서도 마니아 팬을 거느리게 됐다. ‘위키드’ ‘마타하리’ ‘마리 앙투아네트’ ‘스위니 토드’ ‘안나 카레니나’ 등 굵직한 작품에서 활약했다.

이유리 한국뮤지컬협회 이사장(서울예대 교수)은 “아이돌 출신이 전문 뮤지컬 배우로 삶을 바꾼 성공 모델”이라며 “실력과 열정 면에서 독보적인 인물로, 계속 발전하기 위해 노력해왔다는 점을 높이 평가하고 싶다”고 했다.


연기·노래 완벽 무대장악 … 한국 뮤지컬의 중심 조승우

“조승우를 빼고 한국 뮤지컬을 이야기할 수는 없다.” 뮤지컬 평론가인 원종원 순천향대 공연영상학과 교수는 이렇게 말했다. 원 교수의 말처럼 조승우는 뮤지컬 인기의 구심점 역할을 해 왔다.

2010년대는 그가 군에 다녀온 이후로, 출연하는 작품마다 화제가 몰렸다. ‘조로’ ‘닥터 지바고’ ‘스위니 토드’ 등이 그가 이 시기에 주연한 작품 목록이다. ‘지킬 앤 하이드’ ‘헤드윅’ ‘맨 오브 라만차’ 등의 재공연에도 나섰다. 영화 ‘내부자들’에 출연하는 등 장르를 넘나들며 활약했다. 조승우는 이전보다 훨씬 더 폭넓은 연기력을 보여준다는 평가를 받으며 명실공히 최고의 스타로서 흥행을 이끌었다.

영화와 드라마 연기부터 시작한 그는 지난 2000년부터 뮤지컬 무대에 섰다. 초기에 ‘의형제’ ‘지하철 1호선’ ‘명성황후’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카르멘’ 등에서 기본기를 탄탄히 다졌다. 2004년 ‘지킬 앤 하이드’에서 괴물 같은 연기와 가창으로 무대를 장악했고,‘ 헤드윅’ 등에서 다채로운 매력을 선보이며 한국 뮤지컬의 중심으로 우뚝 섰다.

그는 올해도 ‘스위니 토드’ 재공연에 나서 팬들을 만났다.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고 언제나 새로움을 선보이려 애쓴다는 점에서 그의 재능 못지않게 노력도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김선영, ‘뮤덕들의 퀸’… 화려한 필모그래피

김선영은 2010년대 중반 임신과 육아로 휴지기가 있었다. 그러나 뮤덕(뮤지컬 덕후)들은 그를 여전히 ‘퀸’이라 부른다. 탁월한 가창과 연기로 한국 뮤지컬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는 이유에서다. 1974년생인 그는 1999년 ‘페임’으로 데뷔한 중견이다. 2000년 한국 뮤지컬의 가능성을 알린 ‘렌트’의 초기 멤버이기도 하다. ‘지킬 앤 하이드’ ‘미스 사이공’ ‘에비타’ 등 필모그래피가 화려하다. 2012년 ‘엘리자벳’에서 황후 역을 맡은 이후부터 퀸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휴지기 이후 복귀해 ‘레베카’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에서 열연했다. 창작뮤지컬에도 관심을 보여 올해 ‘호프’에서 40회가량을 원 캐스트로 공연하는 저력을 보였다.


전미도, 연극서도 활약…뮤지컬판 대표 여배우

전미도는 내년에 방영할 tvN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 주인공으로 최근 캐스팅됐다. 대중문화 쪽에서는 인지도가 높지 않아 누구인지 의아해하는 시각도 있으나, 뮤지컬 전문가들은 하나같이 한국 여배우를 대표하는 인물로 꼽는다. 2007년 뮤지컬 ‘미스터 마우스’로 데뷔한 후 탄탄한 연기력과 가창 실력으로 관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2010년대에 ‘화려한 휴가’ ‘닥터 지바고’ ‘어쩌면 해피엔딩’ ‘스위니 토드’ ‘베르테르’ ‘원스’ ‘맨 오브 라만차’ 등에서 활약했다. 연극 무대에도 서서 다채로운 작품으로 연기력을 과시했다. 대형 무대만 고집하지 않고 소극장 무대에도 많이 섰기 때문에 그를 가까이 접한 관객들의 뜨거운 지지를 받는다.


홍광호, 관객 울고 웃기는 능청스러운 연기력

“뮤지컬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의 ‘마리아’는 우주에서 홍광호가 가장 잘 부른다.” 음악감독 김문정이 이렇게 칭찬할 정도로 홍광호의 가창은 폭발적이다. 입담이 좋은 그는 무대에서 능청스러운 연기력으로 관객을 울리고 웃긴다. 2002년 ‘명성황후’ 런던 투어 앙상블로 데뷔했으며 ‘미스 사이공’에 출연하며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첫사랑’ ‘스위니 토드’ ‘지킬 앤 하이드’ 등을 통해 입지를 굳혔다. 2014년 ‘미스 사이공’을 통해 웨스트엔드에 진출, ‘왓츠 온 스테이지 어워즈’에서 최고 조연상을 수상할 정도로 인정받았다. 귀국 이후 ‘데스노트’ ‘빨래’ ‘미스터 마우스’ ‘시라노’ 등에 출연했다. 올해 ‘스위니 토드’로 돌아와 마니아를 열광시켰다.


정성화, 개그맨서 변신… 카리스마 연기 인기

정성화는 2010년 제4회 더뮤지컬어워즈와 제16회 한국뮤지컬대상 시상식에서 남우주연상을 차지했다. 뮤지컬 ‘영웅’에서 주인공 안중근 의사 역을 맡아 카리스마 있는 연기와 노래로 관객을 압도한 덕분이었다. 그는 1990년대에 방송사에서 개그맨으로 활약했고 드라마·영화 연기도 했으나 큰 빛을 보지 못했다. 2000년대 들어 뮤지컬 쪽으로 진출한 그는 단역부터 자신의 커리어를 쌓았다. ‘영웅’을 통해 자리매김한 그는 ‘레 미제라블’에서 장발장 역으로 팬들을 사로잡았다. ‘킹키부츠’에선 크로스드레서 롤라 역으로 2017년 한국뮤지컬어워즈에서 초대 남우주연상 영예를 안았다. 이후‘레베카’ ‘광화문 연가’ ‘웃는 남자’ ‘팬텀’ 등에서 다채로운 역할을 소화했다.



정선아, 춤·노래·외모 3박자… ‘뮤지컬 천재’

올해 청룡영화제에서 축가를 부를 정도로 대중문화 쪽에서도 인지도가 높으나, 19세이던 2002년 ‘렌트’로 데뷔한 이후 오직 뮤지컬 한길만 걸어왔다. 춤, 노래, 가창력, 외모까지 모두 갖춘 뮤지컬 천재로 불린다. 주변에서는 그가 엄청나게 노력한다고 증언한다. 2010년대에 ‘위키드’ ‘드라큘라’ ‘모차르트!’ ‘킹키부츠’ 등에서 존재감을 과시했다. 활달하고 강한 캐릭터뿐만 아니라 정적인 역할도 잘 소화한다는 평을 듣는다. 올해 ‘아이다’ 세 번째 시즌에 참여해 암네리스 공주 역을 다시 맡았다. 2012년 초연에 참여했을 때 뛰어난 캐릭터 소화력으로, 더뮤지컬어워즈와 한국뮤지컬대상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은 바 있다.


차지연, 판소리로 닦은 성량 …‘가창력 끝판왕’

차지연은 지난 4월 갑상선암 진단을 받고 외부 활동을 쉬었으나 내년 2월 방영하는 tvN 예능프로그램 ‘더블 캐스팅’에서 멘토 역할을 하며 복귀한다. 어려운 집안 형편 탓에 갖은 고생을 했으나, 그걸 이겨냄으로써 뮤지컬 지망생들의 롤모델로 꼽힌다. 어렸을 때 익힌 판소리 내공을 바탕으로 한 가창력 덕분에 ‘끝판왕’이라는 소리를 듣고 있다. 연기력도 출중해 무대에서 ‘원톱’을 할 만한 여배우로 인정받는다. 2010년 ‘서편제’의 송화 역을 비롯해 ‘아이다’ ‘모차르트!’ ‘카르멘’ ‘마리 앙투아네트’ ‘레베카’ ‘위키드’ ‘광화문 연가’ 등 다수의 화제작에 출연했다. 발병하기 직전인 2018년에도 ‘노트르담 드 파리’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더 데빌’ 등에서 활약했다.


박은태, 감미로운 마성 음색… 팬들의 ‘은언니’

미성을 지닌 박은태는 뮤지컬 덕후들이 ‘은언니’라고 부른다. 2018년 뮤지컬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에서 상대역이었던 차지연은 “은태 배우랑 연기하면 마음이 편해진다”고 했다. 박은태와 차지연은 2007년 ‘라이온 킹’의 앙상블이었던 인연이 있다. 박은태는 노력파의 상징이다. ‘피맛골 연가’를 통해 2011년 한국뮤지컬대상 남우신인상을 받은 이후 쉼 없이 실력을 갈고닦아 굵직한 배역을 따냈다. ‘엘리자벳’ ‘모차르트!’ ‘황태자 루돌프’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 등이 그의 필모그래피에 올랐고, ‘프랑켄슈타인’ ‘지킬 앤 하이드’ 등으로 연기폭을 크게 넓혔다. 올해 ‘스위니 토드’에서 믿고 보는 배우로서의 면모를 과시하고 있다.


김준수, 동방신기·JYJ 출신… 해외 티켓파워

아이돌 그룹 ‘동방신기’와 ‘JYJ’ 출신인 김준수는 2010년 ‘모차르트!’를 통해 뮤지컬 무대에 등장했다. 그는 더뮤지컬어워즈에서 3년 연속 남우인기스타상을 받을 정도로 열혈팬들의 지지를 받았다. 연기력 논란이 컸으나, 2012년 ‘엘리자벳’에서 죽음 역을 열연하자 비판의 목소리가 작아졌다. 그 덕분에 한국뮤지컬대상에서 남우주연상과 인기상을 받았다. ‘디셈버’ ‘드라큘라’ ‘데스노트’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 ‘엑스칼리버’ 등을 통해 새 역할에 꾸준히 도전했다. 창법이 뮤지컬 무대에 적합하지 못하다는 비판이 아직도 존재하지만, 팬을 끌어오는 힘이 있다는 점에서 존재감이 크다. 무엇보다 해외 팬에게 인기가 높아서 뮤지컬 한류에 기여한 공이 크다.

장재선 선임기자 jeije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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