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문10답>내년 건보료율 3.2% 올라 직장인 月평균 11만 6018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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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시지가 뛰며 지역가입자 부담 ↑… 강남 5만원 껑충

■ 2020년 인상되는 건강보험료

직장가입자 소득에 부과 원칙
부동산 등 가외소득 있다면
소득월액 보험료 추가로 내야

지역가입자 소득+재산 부과
매년11월 부동산 등 재산 반영
지난달 3명중 1명 부담 늘어

文케어 이후 재정 잇단 경고음
학계 “2023∼2026년 고갈”
보장률은 62.7→ 63.8% 개선

연말이 다가오면서 이듬해 인상될 각종 사회보험료에 국민의 관심이 쏠리고 있는데, 건강보험료도 주요 관심의 대상 중 하나다.
특히 건보 지역가입자 다수의 재산소득이 공시지가의 급격한 상승으로 지난해보다 높아진 11월에는 은퇴자의 생계 수단 위협과 건보료 부과 형평성 등에 대한 논란이 제기되기도 했다.

또 문재인 정부 들어 건보 보장성 강화 정책 (일명 ‘문재인 케어’)을 추진하면서 건보료 인상률이 매년 3%대로 높게 유지됨에 따라 건보료에 대한 부담을 체감하는 국민이 급격히 늘었다.

이처럼 건보료 지출이 늘어나는데도 불구하고 문재인 케어로 인해 건보 재정은 수년 내에 고갈될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오는 등 건보료를 둘러싼 논란과 궁금증이 끊이지 않고 있다.

내년 건보료의 인상 폭부터 건보료 부과 방식, 건보료 절약 방법 등을 알아봤다.

1. 내년 건보료 얼마나 오르나

보건복지부가 내년도 건보료율을 올해 6.46% 대비 3.2% 인상된 6.67%로 결정하면서 올해 직장인이 평균적으로 냈던 월 건보료 11만2365원은 내년부터 11만6018원으로 오르게 된다. 연봉이 3600만 원인 직장인 A 씨의 경우 월급 300만 원에 보험료율 6.67%를 곱하면 건보료는 월 20만100원이 된다. 여기에 8.51%를 곱한 1만7028원을 더해 최종 월 납부금액은 21만7128원으로, 절반인 10만8564원을 내면 된다. 같은 기준으로 올해 A 씨가 10만5140원을 냈다면, 내년에는 3424원쯤 오르는 것이다.

지역가입자의 건보료를 책정하는 건보료 부과점수당 금액도 189.7원에서 195.8원으로 함께 오른다. 올해 3월 기준 가구당 평균 건보료 8만7067원은 내년부터 8만9867원으로 인상될 전망이다. 지역가입자 가운데 연 소득이 100만 원 이하일 경우에는 최저 건보료 1만3100원만 내면 된다.

2. 작년 부과체계 개편 이후 변화

건보료 부과체계 개편은 직장·지역 간 이원화된 보험료부과기준이 건보 통합 이후에도 계속 유지되면서 저소득 지역가입자의 부담은 크고 고소득 피부양자가 무임승차할 수 있다는 비판이 제기돼온 데 대한 대응으로 이뤄졌다. 지난해 7월 1단계 개편을 거쳤으며, 오는 2022년 7월 2단계 개편이 진행된다.

이 영향으로 지역가입자에게 매기던 평가소득 보험료가 폐지됐다. 재산과 자동차에 부과되는 보험료도 축소됐다. 직장 가입자 중 월급 외 소득이 많은 1%는 건보료가 올랐지만, 99%는 기존 보험료에서 달라지지 않았다. 소득과 재산이 많은 피부양자도 피부양자 자격을 잃고 보험료를 부담하게 됐다.

소득에 부과되는 보험료 비중은 2단계 변화 후에는 95%까지 높아지게 된다.

3. 직장가입자와 지역가입자 차이

직장가입자는 소득에만 건보료가 부과된다. 회사 월급에 매년 정해지는 건보료율을 곱한 뒤, 직장 부담금인 절반을 제하면 납입금이 계산된다.

지역가입자는 소득을 비롯해 재산에도 건보료가 부과된다. 소득과 재산(자동차 포함)의 크기에 맞춰 점수를 부과하고, 부과점수당 189.7원을 곱해 보험료를 산정한다. 보험료 부과대상 소득에는 이자·배당·사업·근로·연금·기타소득이 있다. 연소득이 100만 원 이상인 가구에 대해 소득점수가 부과된다.

재산은 주택·건물·토지 등 부동산의 재산세 과세표준액을 그대로 재산금액으로 보고 특정 기준에 따라 보험료를 매긴다.

자동차에도 건보료가 부과된다. 다만 사용연수가 9년 이상 된 차량과 차량 가액이 4000만 원 미만의 1600cc 이하 승용차는 보험료가 면제된다. 이렇게 소득과 재산, 자동차에 부과된 보험료를 합친 건보료에 장기요양보험료(건보료의 8.51%)를 더하면 지역가입자가 납부해야 하는 보험료 총액이 된다.

4. 지난달 지역가입자 건보료 급등

다수 지역가입자의 건보료가 급등한 이유는 전국 부동산 공시지가가 크게 오른 탓이다. 지역가입자의 부동산 재산을 통해 건보료 산정을 할 때 반영하는 지표가 공시지가이기 때문에, 공시지가가 늘면 재산 소득이 늘어 재산보험료 등급 및 부과점수가 동반 상승한다. 그리고 지역가입자의 재산 변동이 건보료에 반영되는 것이 매년 11월이다.

국토교통부가 지난 5월 발표한 올해 1월 1일 기준 개별공시지가에 따르면 전국 3353만1209필지의 공시지가 상승률은 8.03%를 기록했다. 금융위기 직전이던 2008년 10.05%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이로 인해 실제로 기존 지역 가입자 758만 명 가운데 259만 명(34.2%)이 올해 공시가격 상승이나 지난해 소득 상승을 이유로 보험료 부담이 평균 7.6% 늘었다. 다만 건보공단에 따르면 보험료가 증가한 259만 가구는 중위층(6분위)부터 최상위 분위(10분위)까지 집중(72%) 분포하고 있다.

5. 강남권 지역가입자 인상액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승희(자유한국당) 의원이 건보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지역가입자 보험료 증·감 세대 현황’ 자료에 따르면 11월부터 건보료가 오른 지역가입자 259만 가구의 평균 인상액은 3만6043원으로 파악됐다. 이 중 집값 상승을 주도한 강남권의 건보료 인상액은 평균치를 훨씬 웃돌았다.

실제로 강남구 내 3만3161가구는 평균 5만6335원을 인상 건보료로 지불해 전국 평균의 8.6배에 달했다. 서초구도 2만3867가구의 건보료가 5만2727원 인상 조정됐다.

용산구(4만7662원, 1만5573가구), 송파구(4만1860원, 3만7112가구), 마포구(4만1359원, 2만3539가구), 성동구(4만1275원, 1만8896가구), 종로구(4만308원, 1만98가구) 등도 평균치를 상회했다. 최종 집계된 259만 가구의 증액 보험료는 총 932억 원이 넘었다.

6. 집 없는 지역가입자는 어떻게

주택·건물·토지 등 소유한 부동산뿐만 아니라 임차주택의 전·월세 보증금에도 보험료가 부과된다. 전·월세 보증금의 재산금액은 재산세 과세표준액을 그대로 보는 주택·건물·토지 등 부동산과 달리 30%만 반영한다. 내년 7월부터는 보증금에서 대출금을 빼고 계산된다. 지역가입자가 실제 거주를 목적으로 주택을 구입하거나 임차(전세)하면서 자금을 대출받는 경우 건보료를 매길 때 대출금을 빼고 계산하는 내용을 담은 국민건강보험법 개정안(신상진 자유한국당 의원 대표발의)이 10월 31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다. 대출금이 끼어 있더라도 이를 감안하지 않고 건보료를 물려 불합리하다는 지적이 제기돼온 데 따른 변화다. 지역가입자는 소득도 종류에 따라 건보료를 산정할 때 반영하는 비율이 다르다. 이자·배당·사업·기타소득은 100%를 보험료 산정에 반영하지만, 근로·연금소득은 30%만 반영한다.

7. 가외 소득이 있는 직장가입자

월급 외에 주식으로 이자·배당소득을 벌어들이거나 고가의 부동산을 소유해 임대소득을 얻는 직장가입자에게는 별도로 ‘소득월액 보험료’가 추가로 부과된다. 원래는 종합소득이 연간 7200만 원을 넘어야만 보험료를 추가로 매겼는데 지난해 7월 건보료 부과체계가 개편되면서 기준이 ‘연 3400만 원 초과’로 낮아졌다.

이 기준을 넘겨 보험료를 추가 납부한 사람은 전체 직장가입자의 1% 정도인 17만3602명으로 집계됐다. 보수 외 소득 합산액이 연간 3400만 원을 초과하면 소득 종류별로 이자·배당·사업·기타 소득은 100%, 보수 외 근로소득·연금소득은 30%를 적용해 계산한다. 이 전체 규모에서 3400만 원을 제외한 금액에 건보료율을 곱하면 추가 건보료다.

가령, 연금소득 3000만 원과 사업소득 1000만 원을 추가로 버는 직장인은 600만 원에 건보료율을 곱한 만큼 연간 추가로 보험료를 부담하게 된다.

8. 퇴직 후 건보료 줄이려면

퇴직 후 지역가입자로 전환되면 재산에 대해서도 건보료가 부과돼 대체로 건보료가 높아지며, 노후생활에 부담이 된다.

이를 낮추기 위해서는 가족 중 직장가입자가 있다면 피부양자로 등재하는 것이 가장 흔한 방법이다.

피부양자로 인정받으려면 현재 연간 소득 합계액 3400만 원 이하, 재산세 과세표준 합계액이 5억4000만 원 이하여야 한다. 과세표준액이 5억4000만 원 초과∼9억 원 이하라면 소득이 1000만 원 이하여야 한다.

‘임의계속가입’을 활용할 수도 있다. 직장가입자 임의계속가입은 퇴직 후 최대 36개월간 전에 내던 직장보험료 수준으로 건보료를 납부할 수 있다. 단 퇴직 후 처음 받은 지역보험료 고지서 납부기한부터 2개월 안에 건보공단에 직접 신청해야 한다. 퇴직 후 30%만 건보료로 산정되는 연금소득이나 재산 범위에서 제외되는 금융재산 비중을 높이는 것도 방법이다.

9. 보장성 강화되나

17일 건보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건보 보장률은 63.8%로 나타났다. 2017년 62.7%에서 1.1%포인트 높아진 수치로, 2015년 63.4%, 2016년 62.6%, 2017년 62.7% 등으로 1% 미만의 등락을 이어온 것과 비교하면 어느 정도 보장률이 개선됐다고 볼 수 있지만, 막대한 행정력을 투입한 데 비해서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효과라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같은 속도로 임기 내 70%라는 보장률을 달성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예측이 제기된다.

이에 대해 박능후 복지부 장관은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으며, 우선 전환이 어려운 비급여 항목부터 전환을 시도한 것이기 때문에 다소 지연이 발생했을 뿐 임기 내 보장률 70% 달성은 가능한 목표”라고 말했다.

건보 보장률 강화에는 몇 가지 장애물이 존재한다. 우선 의료현장에서 수익성 보전 등을 위해 급여로 전환된 기존 진료항목 대신 새로운 비급여 진료를 만들면서 문재인 케어의 효과를 상쇄하는 측면이 있다.

또 문재인 케어의 일환으로 급여로 전환된 자기공명영상(MRI) 등을 이용하는 환자가 급여 전환 이후 급격하게 늘어 과잉 진료가 발생하는 등 부작용도 발생하고 있어 필요 이상으로 건보 재정에 부담이 가해지는 부분도 있다. 매년 인상될 예정인 건보료의 효과를 국민이 온전히 체감할 수 있도록 하는 동시에 재정의 비효율을 줄이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조정이 필요한 상황이다.

10. 건보 재정 고갈 가능성은

최근 홍석철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 등 학계의 추계에 따르면, 문재인 케어를 그대로 추진할 경우 지난해 20조6000억 원인 건강보험 재정은 2023∼2026년쯤 고갈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2023년까지 11조1000억 원의 적립금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한 정부는 학계 주장이 추계 방식의 차이와 지출 효율화를 반영하지 않은 계산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홍 교수는 정부 측 주장대로 지출 효율화가 제대로 이뤄져도 2024년 적자에 진입해 2030년이면 100조 원까지 적자가 불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유럽 복지국가들이 소득의 12%, 일본과 대만이 소득의 8.5%를 건강보험료로 내는 데 비해 우리나라는 지난해 기준 소득의 6.24%를 건보료로 납부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의 1인당 의사 방문횟수는 2017년 기준 연간 16.6회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법으로 정해진 건보료의 소득 대비 비율 상한선 8%를 조정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오는 등의 논란이 존재한다.

최재규 기자 jqnote9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