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하는 ‘감사편지 쓰기’ 연중 캠페>수많은 수술 잘 이겨낸 내 동생,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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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장관賞 김예은

주은아 안녕 언니야. 너한테 이렇게 편지를 쓰는 건 처음이네. 왠지 기분이 새롭고 뭔가 묘하기도 하다. 우선 주은아, 언니는 너에게 고맙다는 말을 먼저 해주고 싶어. 그 작은 몸으로 많은 수술을 버텨주었으니까. 지금도 아프지만 우리 가족 곁에 함께하니까.

네가 태어날 때 언니는 고작 네 살이어서 그때는 너의 상태를 잘 모르고 있었어. 수술 때문에 서울로 가서 떨어져 지낸 엄마를 그저 보고 싶어 했지. 거의 1년 만에 집으로 돌아온 너의 모습은 기쁨보다는 놀라움과 슬픔뿐이었어. 하나도 크지도 못하고, 옹알이를 그렇게 잘하던 네가 목소리도 전혀 내지 못하고. 작은 몸에 온갖 기계와 목에 구멍을 뚫고 코 줄까지 끼고 온 널 보며 난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무서움만 앞섰던 것 같아. 그런데 언니가 자라면서 주은이가 어디가 안 좋은지, 어떻게 수술했는지, 몸 상태는 어떤지를 점점 알게 되더라. 요즘에도 더 자세히 알아가는 중이야. 빨리 건강해져서 언니랑 말싸움도 하고, 같이 쇼핑도 하고, 같이 이야기하다가 잠들기도 해야지?

네가 12년 만에 ‘엄마’라는 소리를 냈을 때 언니가 울었던 거 알아? 소리만 ‘아, 아’ 내던 네가 엄마라고 말하니까 그냥 눈물이 나더라. 나중에 ‘언니’라고 말하게 될 때까지 언니는 마음의 준비를 하면서 늘 기대하고 있을게. 언니가 초등학생이었을 때 친구들이 동생이랑 학교에 같이 가는 걸 볼 때마다 늘 부러웠어. 나도 너의 손을 잡고 같이 학교에 가면 얼마나 좋을까…. 그때부터 가끔 네가 다른 아이들처럼 말도 잘하고 같이 놀고, 공부하는 상상을 했어. 하지만 그게 무슨 상관이겠어. 지금 언니 옆에 있는 주은이 너 그대로가 언니가 사랑하는 진짜 주은이인 걸. 지금 모습 이대로 사랑하고 감사해. 언니는 주은이로 인해 꿈이 생겼어. 의사까지는 되지 못할 수도 있지만 아주 유능하고 가슴 따뜻한 간호사가 되는 것. 또 힘든 우리 가정에 도움을 주셨던 분들처럼 마음으로 보듬어주는 훌륭한 복지사도 될 거야. 언니의 꿈을 응원해줘. 주은아, 지금까지 잘 이겨내줘서 너무 고맙고 앞으로도 언니랑 가족들이랑 함께 이겨나가자. 아프지 말고 항상 건강하고, 늘 웃음만 가득하게. 언니가 많이 아끼고 좋아하고 사랑한다.


* 문화일보 후원,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주최 '감사편지 쓰기' 공모전 수상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