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내 돈 어디 쓰일지 몰라”… 점점 위축되는‘기부문화’

기부문화 위축 현상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국정농단 사태 등으로 촉발돼 기부금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확산하면서 기업은 물론, 개인의 기부문화도 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기부에 대한 관심 자체가 높은 점을 고려해 기부문화를 활성화하기 위한 세제 혜택 등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장조사 전문업체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는 전국 만 19~59세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기부 경험’ 및 ‘기부문화’ 관련 설문조사를 한 결과, 기부 경험이 있다는 응답자가 2017년 87.3%에서 지난해 84.7%, 올해는 77.1%까지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고 19일 밝혔다. 기부금액 자체도 줄어 올해 기부 참여자들의 기부금액은 ‘증가했다’가 12.3%인 반면, ‘감소했다’는 28.3%로 더 높았다.

개인의 기부에 대한 경험이 갈수록 줄고 있는 것은, 기부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확산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기부를 꺼리는 이유로 ‘기부금 횡령 및 개인 목적의 유용 사례가 많기 때문’이라는 답이 63.1%(중복)에 달했다. ‘기부받는 기관을 믿을 수 없다’는 답도 60.2%를 기록했다.

기부문화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타인에 대한 믿음’(71.8%)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응답자의 86.7%가 기부금 사용 내역을 공개적으로 발표해야 한다고 답했다. 자신이 낸 기부금 사용 내용에 대해 알 권리가 있다는 답도 지난해 74.3%에서 올해는 85.2%로 크게 높아졌다. 특히 기부금에 따른 세금 감면 혜택을 확대해야 한다는 응답자가 73.8%나 됐다.

임대환 기자 hwan9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