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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포럼 게재 일자 : 2019년 12월 19일(木)
유엔 北인권 규탄 15년과 文정부 퇴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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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성호 중앙대 법학대학원 교수 前 외교부 인권대사

유엔총회가 18일 본회의에서 북한 인권 결의안을 표결 없이 컨센서스(전원합의)로 채택했다. 이번 결의는 ‘오랜 기간 그리고 현재도 북한에서 중대한 인권침해가 조직적이고 광범위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햇수로 연속 15년째인 이번 결의에는 유럽연합(EU) 회원국과 미국·일본·캐나다·호주 등 60여 회원국이 공동제안국으로 참여했으나, 우리나라는 참여하지 않았다.

앞서 지난 16일 휴먼라이츠워치(HRW)와 국제앰네스티, 북한 반인도범죄 철폐를 위한 국제연대(ICNK) 등 67개 국제 인권단체가 지난달 7일 북한 선원 2명을 강제 북송한 것 등과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 앞으로 공개서한을 보냈다. 이들 비정부기구(NGO)는 ‘한국 정부의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한 침묵과 관망은 인권 탄압을 부추기는 결과를 낳고 있다’며 북한 인권 문제를 외면 말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문 정부는 여전히 ‘북한 인권’에 대해선 무관심·무의지·무책임의 태도를 견지하고 있다. 그래서 문 정부 출범 이후 대북 인권정책은 퇴행을 거듭하고 있다. 무엇보다 심각한 것은 ‘북한인권법’을 계속 뭉개고 있다는 점이다. 시행 3년이 지나도록 ‘북한인권재단’이 설립되지 못하고 있다. 2017년 9월 이래 공석이 된 북한인권국제협력대사의 후임자는 아직도 공석이다. 통일부 장관은 매년 국회에 북한 인권 증진 추진 결과 및 개선 상황 등에 대해 보고하게 돼 있으나, 이 또한 실행하지 않고 있다. 법무부 북한인권기록보존소의 활동은 유명무실하며, 체계적인 북한 인권 교육은 찾아보기 어렵다. 그런 반면, 북한 인권 단체들에 대한 규제와 탄압(?)이 교묘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볼멘소리가 끊이질 않는다.

이처럼 북한 인권 개선 인프라가 미비하고 관련 단체에 대한 지원이 거의 없는 것은 북한인권법 무시요, 명백한 직무유기의 결과다. 국민의 북한 인권 무관심이 최악 수준인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인권은 인종, 피부색, 이념, 종교의 차이를 뛰어넘는 인류 보편의 가치다. 그렇기에 유엔 등 국제사회는 다양한 인권 보장 장치를 마련하고 있다. 하지만 북한 주민들은 자유와 인권의 실현, 그리고 이를 위한 국제적 도움의 손길에서 배제돼 있다. 이런 현실에서 대한민국이 북한 인권 증진에 앞장서는 건 당연하다. 동토의 땅 북한에 ‘인권의 빛’을 전달함으로써 자유와 생명을 회복시키는 일은 헌법 정신에 부합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평화통일의 기반이 되는 것이기도 하다.

이런 시각에서 볼 때 한국 정부가 12년 만에 다시 유엔총회의 북한 인권 결의에 ‘기권’한 것은 아쉽고도 부끄러운 일이다. 그러한 대북 저자세로는 북한의 실질적 변화를 끌어낼 수 없다. 올 한 해 세계 최악의 북한 인권 상황은 나아진 게 별로 없다. 북한 주민의 눈과 귀를 옥죄는 철권통치가 바뀌지 않았기 때문이다. 열악한 북한 인권은 핵능력 고도화, 장거리 미사일(ICBM) 발사, 9·19 남북 군사합의의 사문화 등 한반도 평화의 시계가 거꾸로 가는 것과 상통한다. 이 모두 강고한 수령독재 체제의 민낯인 까닭이다.

사실, 남북대화나 교류 협력은 대북정책의 목표가 아니라 수단일 뿐이다. 북한 체제의 근본적 변화와 통일 기반 조성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이 점에서 더는 북한 인권을 남북 대화나 협력에 종속시키는 우를 범해선 안 된다. 문 정부는 북한 인권 문제를 ‘보편적 가치’의 실현 및 ‘헌법적 가치’에 충실한다는 관점에서 접근하고 근원적 해결을 꾸준히 추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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