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태화장 ‘굴짬뽕’, 청양칼국수, 솔파인 ‘소 안심 스테이크’ (왼쪽부터)
■ 대전역 인근 ‘맛집’
- 태화장 ‘굴짬뽕’
적절히 익힌 굴에 시원한 육수
얼큰한 짬뽕은 알싸한 ‘감칠맛’
- 프렌치 레스토랑 ‘솔파인’
애피타이저 · 메인 · 디저트까지
2만원도 안하는 매력적인 가격
- 청양칼국수
진한 해물 육수에 쫄깃한 면발
균형 잡힌 겉절이와 ‘찰떡궁합’
- 호수식당 ‘삼겹로스’
기름소금장 찍어도 담백한 맛
고춧가루 없는 파 무침도 좋아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위에서부터 ‘솔파인’의 토마토 샐러드, 라따뚜이, 크렘브륄레
대전역 건너편 구도심을 대표하는 인쇄골목은 세월과 시간이 녹아든 정겨운 모습을 여전히 간직하고 있었다. 1954년 창업해 60년 이상 한 자리에서 중화요리를 만들어 온 ‘태화장’을 방문했다. 해마다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어김없이 계절 별미 ‘굴짬뽕’을 내놓기 때문이다. 이곳의 굴짬뽕 인기는 여전했다. 힘들게 자리를 차지한 후 유심히 주변 테이블을 둘러보았다. 거의 모든 테이블 손님들이 굴짬뽕을 주문해 국물과 면을 탐닉하고 있었다. 얼큰한 맛과 순한 맛 두 가지 모두 불 맛도 살아 있을 뿐만 아니라 굴 자체의 맛이 좋았다. 굴은 조금만 오래 익혀도 아린 맛이 생겨 거슬리는데 이곳 짬뽕의 굴은 크기도 익힘도 적절했다. 신선하고 시원한 굴 육수 맛을 보니 오랜만에 환영받는 느낌이 들었다. 얼큰한 짬뽕은 고춧가루로 맵고 알싸한 감칠맛을 살렸고, 순한 짬뽕은 고춧가루 전혀 없이 담백하면서도 살짝 칼칼하게 배어 나오는 청양고추 맛이 육수 맛을 헤치지 않고 오히려 극대화 시켰다. 쌀쌀한 바람이 부는 요즘, 굴맛이 살아 있는 굴짬뽕을 즐긴다면 찬바람 추위도 금세 잊힐 것이다.
대전역과 멀지 않은 우송대 캠퍼스 내에는 프렌치 레스토랑 ‘솔파인’이 있다. 하얀색 테이블보와 작은 꽃장식의 테이블 세팅, 흰 셔츠와 긴 앞치마를 두른 직원들.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전통 프렌치 레스토랑의 대표적 상징을 느낄 수 있는 이 집은 홀과 주방 일을 교육시스템의 일환으로 진행하며 학생들이 실습한다. 미국과 유럽의 요리학교에서 이런 프로그램을 활용해 영업장을 운영한다. 인근 주민들뿐 아니라 여행객들도 많이 방문하는데 학생들과 소통하며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수준 높은 메뉴를 즐길 수 있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메뉴 선택의 폭은 제한적이었지만 맛과 서비스는 전혀 부족함이 없었다. ‘아뮤즈 부쉬’를 시작으로 애피타이저와 주요리를 거쳐 디저트까지 모두 기대 이상이었다. 물론 경험하는 이에 따라 다르겠지만 내겐 학생들의 눈빛에서 느낄 수 있는 고객에 대한 성의 있는 자세와 열정, 그리고 진지함을 느낄 수 있었다. 오히려 부족한 원숙함이 기분 좋았다. 한입 거리 식욕 촉진 요리 아뮤즈 부쉬는 작은 토스트 위에 고추냉이 마요네즈를 얹은 새우칵테일이다. 그리고 두 가지 식전 빵과 함께 제공되는 애피타이저는 모차렐라, 파마산, 염소 등 ‘세 가지 치즈를 곁들인 토마토 샐러드’와 ‘물냉이 벨루테 수프’ 중 하나를 고른다. 주요리는 ‘소 안심 스테이크’와 ‘다양한 야채와 토마토소스를 끓여낸 라따뚜이’ 혹은 ‘농어구이’ 중 하나를 선택한다. 나는 샐러드와 ‘라따뚜이’를 선택했다. 무겁지 않고 산뜻한 점심으로 좋았다. 매일 제과제빵학과 교수와 학생들이 만든 ‘밀푀유’ ‘에클레어’ ‘크렘브륄레’ 등 6∼8가지의 전통 프렌치 디저트도 골라 즐길 수 있다. 이렇게 순서대로 4가지 요리와 아메리카노 커피까지 모두 즐겨도 1인 가격이 2만 원 미만이니 이 얼마나 행복한 가격인가. 솔파인의 지도교수 제임스 하우는 우리나라의 최초의 퓨전레스토랑인 서울 청담동 ‘시안’의 총괄 셰프 출신으로, 한국과 연을 맺은 후 우송대에서 학생들을 가르친 지 벌써 만 18년이 됐다. 하우 교수는 “학생들은 이곳에서 세계적 기준의 레스토랑 주방과 그곳에서 만든 음식이 판매되는 영업장을 직접 경험하게 된다”며 “메뉴는 계절별로 바뀌며 현재의 메뉴는 내년 1월 17일까지 판매된다. 학생들은 이 기간에 현재 메뉴를 이해하고 판매하며 고객으로부터 소통하며 평가를 받으며 프렌치 레스토랑의 실제 운영방법을 익히게 된다”고 설명했다. 학생들의 배우려는 열정과 지도교수의 업력이 더해져 빛이 발휘되고 있는 레스토랑임을 하우 교수와의 대화로 알게 됐다. 비록 가격과 견주지 않더라도 이 정도 수준의 레스토랑이 인근에 있다면 행운이라 생각된다. 화려하진 않지만 진솔한 서비스와 음식을 경험해보고 싶다면 한 번쯤은 이곳에 가보길 추천한다. 홀로 대전에 출장 가는 미식가들에게는 특히 권하고 싶다. 혼밥 고객은 환영받지 못하고 1인분은 팔지도 않는 식당이 많은 요즘 차라리 이곳에서 우아하게 혼자 식사하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이다.
식당과 카페들이 즐비한 중앙로역 인근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곳에서 칼국수와 두루치기가 유명한 ‘청양칼국수’를 방문했다. 두부 두루치기로 유명한 식당과 나란히 위치해 있어 더 주목받고 있는 곳이다. 해물육수는 진하고 구수하며 면발도 쫄깃했지만 칼국수와 환상의 짝꿍, 겉절이 맛이 매우 탁월했다. 배추의 질감이 아삭하게 살아 있었고 짜지 않았다. 적절하게 버무려진 양념의 양과 마지막 뿌려진 깨소금 양, 그리고 참기름 향의 균형이 뛰어났다. 두부 두루치기 맛도 보았다. 매콤한 고춧가루 양념장을 만들어 낸 후 숙성시켜 사용했다는데 은근히 오랫동안 뿜어져 나오는 매운맛의 힘이 강했지만 지나치지 않았다. 1951년 문을 연 이 집의 역사가 벌써 60년이 넘었다. 유명한 집 옆에서 함께 성공하기란 쉽지 않았을 터, 끈기 있게 지켜온 내공이 더욱 빛을 발하는 식당이라 추천하고 싶다.
‘한 쌍의 잉어’란 뜻의 ‘쌍리’는 중앙동 번화한 쇼핑가 한가운데 위치한 커피숍이자 갤러리다. 이곳에 들어서면 분주한 밖과는 전혀 달리 조용히 LP 음악이 흐르는 가운데 커피 맛에 집중하며 예술작품도 감상할 수 있다. 1층 커피숍은 앉는 자리와 테이블 사이가 가깝지 않고 무심한 듯 간격이 충분해 일행과의 대화가 편안하다. 출입구에 들어서면 바로 보이는 로스팅 기계에서는 매일 다양한 스페셜티 커피 원두가 볶아져 나온다. 핸드드립 커피를 주문하니 추출한 커피와 찻잔, 그리고 뜨거운 물을 담은 드립용 주전자를 내줬다. 우선 주전자의 물로 찻잔을 데웠다. 데워낸 물을 비운 후 추출한 드립 커피를 잔에 붓고 맛을 보았다. 그리고 주전자의 뜨거운 물을 약간 더했다. 커피 맛에 만족했고 커피 맛을 즐기는 동안 들었던 음악도 좋았다. 2층 전시장에 마침 전시가 있어 커피잔을 들고 전시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커피와 전시, 그리고 음악이 함께 있는 공간, 비즈니스 미팅도 이런 곳에서 한다면 더 좋은 결과가 나올 것 같다.
밤이 길다 보니 바로 서울로 돌아가기가 아쉬웠다. 옛 지인들을 불러내 대전의 밤을 즐기기 위해 은행동으로 자리를 옮겼다. 옛날식 삼겹로스와 오징어매운탕이 유명한 ‘호수식당’을 방문했다. 잘 관리된 무쇠팬에 얇게 썰어 낸 삼겹살을 구워 즐기는 삼겹로스는 구워낸 후 기름소금장을 찍어 먹으니 오히려 기름기는 느낄 수 없을 정도로 담백하고 고소했다. 특히 함께 나오는 파무침은 고춧가루를 전혀 쓰지 않고 파의 고유한 매콤함을 살린 후 깨소금으로 매운맛을 절제시켰다. 무쳐낼 때 가장 마지막에 넣었을 참기름의 고소함이 먹고 난 이후까지 긴 여운을 남겼다. 함께 주문한 오징어매운탕은 옛날식으로 양은냄비를 연탄불에 올려 끓여냈다. 오징어의 타우린 향이 구수했고 툭툭 투박하게 썰어낸 두부가 부드럽고 끝 맛은 왠지 달콤했다. 삼겹로스를 즐긴 이후 마무리할 때 좋은 메뉴다. 50년 넘게 식당을 운영한 노부부는 이제 연로해 점심시간에는 영업하지 않는다며 미안해했다. 이곳이 있어 더욱 대전이 친근하게 느껴졌다. 비록 찾아가는 골목은 가로등이 밝지 않아 어두웠지만 골목 안으로 들어오며 이 집의 간판이 보이기 시작하면 난 늘 미소 지었다.
‘성심당’ 빵은 대전을 방문한 후 반드시 선물로 사가야 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대전의 대표 브랜드 중 하나다. ‘튀김소보로’는 겉면은 바삭한 소보로빵과 내부는 단팥소가 들어간 단팥빵, 그리고 기름에 튀겨낸 도넛을 한꺼번에 집결해 만들어 낸 성심당의 대표 상품이다. 열량을 생각하면 부담스럽지만 빵을 씹을 때마다 바삭한 소리도 함께 즐길 수 있어 한입 베어 물면 귀와 입이 모두 만족한다. 중앙동에 위치한 본점은 1층 전체가 베이커리 숍이어서 다양한 종류의 빵을 골라 구매할 수 있고 2층에는 카레나 파스타 등 한 접시 음식을 먹을 수 있는 레스토랑과 커피숍이 있다. 본점에 방문할 시간이 부족하다면 대전역 매장을 이용하면 좋다. 종류는 적어도 대표 빵들을 구매할 수 있다.
강태안 미식여행가
■ 미식가이드
60년 전통의 중화요리 전문점 ‘태화장’(042-256-2407)은 동구 중앙로 203번길 78(정동)에 위치해 있다. 매운맛과 순한 맛 굴짬뽕 모두 8000원. 넉넉한 주차장이 장점이다. 우송대와 우송정보대 외식조리학과에서 운영하는 프렌치 레스토랑 ‘솔파인’(042-629-6610)은 동구 동대전로 171, 우송타워 13층에 위치해 있다. ‘아뮤즈 부쉬’와 애피타이저, 주요리, 디저트로 구성돼 있는 3개 코스메뉴가 1만9000원, 아뮤즈 부쉬와 애피타이저, 주요리 등 2개 코스메뉴는 1만5000원이다. 코스요리를 선택하면 아메리카노 커피와 에스프레소, 녹차가 무료로 제공되며 우유가 들어간 다른 커피 혹은 차를 선택하면 추가요금 1000원만 내면 된다. 반드시 예약해야 하며 일요일, 공휴일은 휴무다.
두루치기와 바지락 칼국수가 유명한 ‘청양칼국수’(042-255-5630)는 중구 대종로 505번 길 31에 위치해 있다. 바지락, 얼큰이, 김치 칼국수 5000원. 들깨, 수제비 칼국수는 6000원. 두부 두루치기 1만3000원. 오징어 두루치기 2만 원. 스페셜티 커피를 마시며 고전음악과 작가들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커피숍 ‘쌍리커피’(042-253-8118)는 중구 중앙로 130번 길 46에 위치해 있다. 거의 모든 종류의 스페셜티 커피 원두가 준비돼 있다. 핸드드립 커피 5000원.
옛날식 삼겹로스가 유명한 ‘호수식당’(042-257-7776)은 중구 은행동 129-3에 위치해 있다. 삼겹살 1만2000원, 두부 넣은 오징어매운탕 8000원. 전국구로 유명한 대전의 대표 베이커리 ‘성심당본점’(1588-8069)은 중구 태종로 480번길 15(은행동)에 위치해 있다. 대표메뉴 튀김소보로 1500원. 튀소구마 1500원, 공주알밤식빵 3500원. 본문에는 없으나 인쇄골목에 있는 ‘정동문화사’(070-8800-0231)는 동구 중동 9-19에 위치해 있는 베이커리 카페다. 직접 구워내는 다양한 홈베이킹 제품을 판매한다. 애플 크럼블 4000원, 무화과 카눌레 3000원, 크럼블 스콘 4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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