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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문화논단 게재 일자 : 2019년 12월 27일(金)
‘동맥경화’ 걸린 보건의료 인력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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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호 호서대 법학과 교수

의료 소비자 주권의 확산은 대세다. 보건의료 정책의 중심을 의료 소비자로 이동하는 패러다임 전환의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 국민은 좋은 의료기관과 실력 있는 의료인 선택을 위한 정보 제공을 의료 소비자의 권리로 요구하고 있다.

문제는, 의료법의 입법 취지와 법리가 무시되고, 비(非)의료인이 난무하고, 정책 혼선에 대한 대안도 찾지 못하면서 의료 소비자의 권리 보호 요구가 퇴색되고 있는 점이다. 급격한 고령화와 맞물린 상급 종합병원의 병상 확대와 요양병원의 증가로 입원 병상 수는 늘어만 간다. 그 여파로 간호조무사나 요양보호사와 같은 비의료인 수는 과잉을 넘어 우려를 사는 지경이다. 실업자 양산, 과잉진료, 무면허 진료 등을 야기하며, 의료인 간의 경쟁을 부추기고 윤리의식 저하에 따른 사회 문제 발생 가능성도 키운다. 간호조무사만도 벌써 70만 명을 웃돈다. 이제는 의료 서비스 전달 과정에서 보건의료 인력의 질적 보증을 위해 수적으로 적정 인원을 조절해 나가야 한다. 무조건 인건비가 적게 드는 인력 양산은 멈춰야 한다. 오히려 심각해지는 전문 인력 부족 문제 해결을 위한 공급 확대 방안을 고민해야 하는 시점이다.

전문간호사는 2006년에 만들어진 제도다. 해당 교육과정을 졸업한 후 국가면허시험에 합격한 간호사들은 일정한 전문간호학 교육과정을 이수하거나 자격시험을 거쳐 전문간호사 자격을 인정받을 수 있다. 전문간호사 자격은 보건·마취·정신·가정·감염관리·산업·응급·노인·중환자·호스피스·종양·임상 및 아동 분야로 구분하고 있으며, 이론 및 실무교육 후 매년 자격시험을 시행한다. 고령화와 만성질환 증대, 소득 수준 향상 등으로 인한 건강에 대한 관심 증대는 건강관리 서비스 시장의 수요를 증가시켜 원격의료, 완화의료, 간병, 양한방 융합 서비스 등의 신규 서비스 시장 창출이 예상되며 그에 따른 전문간호사의 고용이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보건의료 분야 관련 일자리 창출도 기대된다.

의료의 질에 가장 영향을 많이 미칠 수 있는 조건인 의료인 정원이 의료기관의 종별과 무관하게 획일적이어서 의료 서비스의 질을 확보하기에 충분하지 못하다. 의료법 시행규칙에는 간호사 또는 치위생사 정원의 일부를 간호조무사로 충당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하지만 충당할 수 있는 업무의 범위나 근거 등은 명시하지 않고 있어 소규모 병원이나 의원 등에서 간호사를 대신해 간호조무사를 고용할 수 있는 근거로 활용된다. 당직 의료인, 간호조무사 충당, 선택진료 등 그 기준이나 기준 설정의 취지 및 내용상 의료기관 종별이 아닌, 병상 유무 등 실질적인 관련 내용이 기준이 돼야 하는데도 구태를 답습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의료 서비스의 질적 수준을 유지하는 데 심각한 장애를 초래하게 될 것이다.

간호사는 의사와 함께 의료 서비스의 양대 축이다. 하지만 병원들은 간호사 수급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일선 의료 현장에서는 ‘웨이팅게일’(웨이팅+나이팅게일=대형 병원이 인력 확보를 위해 최대 1년 전에 미리 채용하고 발령은 나중에 자리 빌 때 하기 때문에 대기발령이 길어지는 간호사를 뜻함) 신조어가 등장할 정도다. 열악한 처우와 의료계의 고질적인 구조와 병폐로 전문간호 인력 수급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채 간호 현장을 떠나는 전문 인력의 이탈은 그칠 줄 모른다. 이런데도 정부는 근본 원인을 해결할 자세를 보이지 않은 채 무턱대고 간호조무사만 늘리는 편법을 계속하고 있다. 전문간호사 제도의 취지를 살리고 보건의료 서비스의 질적 수준을 높이기 위한 간호정책 마련이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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