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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포럼 게재 일자 : 2019년 12월 31일(火)
反시장·反기업 정책 쏟아진 201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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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재현 KAIST 교수·IT경영학

오늘은 2010년대를 마무리하는 날이다. 쉬지 않고 달려온 지난 시간을 돌아보는 시점이다. 나라 경제가 좀 나아지고, 생활이 더 여유로워졌는가? 올해도 많은 전문가가 정부의 경제정책 방향에 대한 건설적인 비판과 제언을 했지만, 특히 현장에서 나온 쓴소리는 공감이 크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제20대 국회를 16번이나 방문하며 각종 규제개혁 입법을 호소했다. 그러나 신년 인터뷰에서 혁신적 가치를 창출할 신사업과 젊은 벤처인들의 희망을 가로막는 각종 걸림돌이, 입법 기능이 마비된 국회와 소극적인 공무원 및 기득권 집단의 이기주의임을 지적하면서 규제개혁에 큰 진전이 없음을 아쉬워했다.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장도 신년사에서 과도한 최저임금 인상, 획일적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 경직적 노사관계, 법인세 인상 등 반(反)기업적 정서와 정책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또, 존경받는 100세의 학자 김형석 연세대 명예교수는 한 기고문에서 현 정부의 능력과 경제정책으론 미래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는 뼈 아픈 진단을 내렸다.

2019년의 경제성장률은 1.95% 정도로 추산된다. 내년에는 올해보다 조금 나아진다지만 2% 초반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 미·중 무역분쟁과 반도체·석유화학 등 주요 수출 제품 단가의 하락 등 대외적 여건의 악화도 있었다. 그러나 올해 성장률은 글로벌 경제성장률 3% 및 우리나라 잠재성장률 2.5%에 비해서도 낮은 수치여서 분명히 문제가 있다.

컨트롤 할 수 없는 대외 여건이 나빠지고 불확실성이 커지면, 그동안 쌓은 기초 체력으로 대응해야 한다. 동시에 내수산업으로, 서비스산업으로 버티고, 새로운 산업 성장을 위한 생태계를 적극 조성해야 한다. 현재에 대한 명확한 진단과 미래를 위한 플랫폼적 사고가 담긴 경제정책이 나와야 한다는 뜻이다. 플랫폼은 플랫폼 리더인 정부가 직접적으로 관여하는 게 아니다. 정부는 플랫폼의 심판이고 치어리더이면서, 플랫폼 생태계의 다양한 축인 대기업, 중소기업, 소상공인, 혁신가, 노동자, 소비자들이 역동성을 가지고 상호작용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

문제는, 정부가 경제 주체들의 상호작용과 정책의 인과관계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거나 잘못됐다는 점이다. 선(善)한 목적을 가진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 정책은 오히려 영세 자영업자의 경영난과 근로자들의 고용 기회 축소의 부메랑이 됐다. 주 52시간제의 도입은 글로벌 연구·개발(R&D) 경쟁과 기업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므로, 결국은 국가 경쟁력의 상실로 이어진다. 이를 보완할 유연근로제 활성화 제도는 국회에서 막힌다.

일자리 정책은 공공부문의 일자리가 늘어 결국 미래 세대에 부담을 지우고, 60세 이상의 단기 고용만 늘어 의도했던 선순환은 일어나지 않는다. 부동산 가격 안정 정책은 일시적 진정 효과가 있고, 분양가 상한제의 도입에 따라 공급 부족과 그에 따른 부정적 효과가 나타난다.

궁극적으로 경제성장이나 R&D를 통한 경쟁력 향상, 일자리 창출도 민간기업과 혁신가들에 의해 이뤄지는 게 아닌가? 인공지능(AI), 모빌리티 혁명, 공유경제, 구독경제의 시대가 왔는데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생각을 바꾸면 길이 보인다. 기업과 혁신가들에게 맡겨야 한다. 그리고 문제를 신속히 풀어나가는 그들의 역동성과 능력을 믿어야 한다. 새해에는 경제의 활력이 넘치도록 정책 기조를 확 바꿔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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