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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식의약 新안전지대 미래 안심사회 연다 게재 일자 : 2020년 01월 03일(金)
영하 70도 냉동고에 균주 1만2000개… 빅데이터로 식중독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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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충북 청주시 오송읍 식품의약품안전처 연구심사동에 위치한 식중독균 자원센터 자원배양실에서 연구원이 식중독균을 배양하고 있다. 해당 센터는 균주의 ‘지문’ 정보를 구축, 조회해 최대한 신속하게 오염원과 경로를 확인하는 데 이바지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제공

(18) 출범 2년 맞은 ‘식중독균 자원센터’

살모넬라·병원성대장균 등
균주 확보해 DB 구축·관리
위해평가·내성 등 연구 활용

유전자·혈청형 등 분석한 뒤
통합정보시스템에 자료 축적
환자 발생하면 원인 추적조사


국경을 넘어가면 많은 특성이 달라지지만, 그중에는 식중독균도 포함된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같은 식중독균에 감염된 것처럼 보여도 원인 식품이 외국산이라면 균주가 같더라도 국내산과는 전혀 다른 성질을 띠기 때문이다.

실제로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에서 출범한 ‘식중독균 자원센터’가 수입 검사에서 부적합 판정을 받은 브라질산 닭고기와 국내산 닭고기에서 분리해낸 살모넬라 균주의 특성을 비교한 결과, 그 특성이 다르게 나타났다. 국내산과 브라질산의 살모넬라 균주들은 특정한 항원이나 항체에 반응하는 성질(혈청형)도 각각 달랐고, 유전적인 특성도 서로 달랐다. 일종의 ‘지문’인 셈이다. 이처럼 균의 특성에 대한 정보를 사전에 확보해 두면 오염원을 찾아내기가 훨씬 쉬워진다. 특히 각종 외국산과 국내산의 특성을 미리 분석해두면 이로 인한 무역분쟁 등 상황에서 대응하기가 훨씬 수월해진다. 식중독균 자원센터의 역할이 중요한 여러 이유 중 하나다.

▲  식중독균 자원센터 자원보존실에서 한 연구원이 보관 중인 식중독균 자원을 조사하고 있다.

식중독균 자원센터는 약 2년 전인 2017년 12월 식중독균 자원을 안정적으로 장기 보존하며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활용하기 위해 시설과 장비를 갖춘 채 구축 및 운영을 시작했다. 식중독균 자원센터는 식중독균을 안정적으로 장기 보존할 수 있는 자원화 시설과 식중독균 특성을 분석하는 첨단 분석 장비를 갖추고 출범했다. 또한 식중독균에 대한 혈청형, 유전자지문(PFGE) 등 균의 다양한 특성을 분석하고 자료를 데이터베이스(DB)화하는 시스템도 마련됐다. 식중독균 자원센터는 현재 살모넬라, 리스테리아 및 병원성대장균 등 주요 식중독균 약 1만2000주를 확보해 보유하고 있다.

식중독균 자원센터는 우선 다양한 식중독 균주를 수집하고 기탁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다양한 균주를 수집해 자원화를 하는데, 우선 전국에서 식중독이 발생하는 경우 원인 규명을 위해 식품과 환경으로부터 분리한 모든 균주를 보존한다. 식중독의 원인을 조사할 때마다 매번 해당 식중독균을 확보해 보존하는 것이다. 추적 관리사업의 대상이 되는 균주 역시 분리해 확보한다. 매년 식중독 발생 동향과 기준·규격 부적합 결과들을 분석해 위해 우려 식품군과 식중독균을 타깃으로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그 결과로 확보되는 균주를 보존한다.

국내 유통식품의 수거·검사나 수입식품의 통관검사 시 부적합 판정이 내려진 경우에도 해당 식품에서 균주를 분리해 확보해둔다. 국내에서 식중독이 발생했을 때 이렇게 확보해둔 균주와 특성이 유사한 균주가 포착된다면 해당 식품이 불법적으로 유통됐을 가능성을 파악할 수 있는 셈이다.

확보된 식중독 균주를 보존하고 관리하는 것 역시 식중독균 자원센터의 주요 역할이다. 최적의 생존 상태에서 장기 보존될 수 있는 형태로 자원을 제작하기 위해서는 특수한 과정이 필요하다. 우선 분리된 균주에도 ‘품질’이 있어 이를 확인해야 한다. 균주의 생장 여부나 기타 균이 섞여 들어갔는지 여부, 또 균주의 색깔이나 모양, 균일성 등 형태, 생장 속도 등 생존 및 오염 여부를 확인한다. 이후 해당 자원에 대한 재동정(어떤 분류군에 일치하는가를 다시 결정)하는 작업을 수행한다. 오염 등으로 인해 기존 동정이 잘못됐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분류와 확인을 거친 뒤 본격적으로 영하 70도 이하의 초저온 냉동고에서 보관하거나 동결건조 방법 등으로 보존한다. 이때 생존력 테스트를 통해 장기보존 조건 하에서도 안정적으로 생존할 수 있는지 확인하는 작업도 거친다. 이런 과정을 마친 뒤 자원의 입출고 및 재고 관리를 위해 균주 번호를 생성하고 보관 위치와 보존 자원의 개수를 시스템에 입력해 본격적으로 관리를 개시한다.

이렇게 보존된 자원을 가장 많이 활용하는 분야는 식중독 원인의 추적조사다. 식중독이 발생하면 환자 등에게서 분리된 균주와 과거 식중독이 발생했던 균주를 비교·분석해 식중독 원인 식품과 오염원의 추적에 활용한다. 또 식중독 발생 기전과 관련이 있는 병원성 유전자, 독소 유전자, 혈청형 확인 및 유전적 상동성 등 세균별로 중요한 특성을 분석해 식중독균통합정보망 시스템에 축적하기도 한다. 이를 통해 위해평가, 항생제 내성, 미생물 전반에 걸친 연구 등 연구·개발(R&D) 사업에 활용됨으로써 연구의 다양성과 정확성을 강화하는 데 기여한다. 또 필요한 경우 용역연구 사업자들에게 연구 대상이 되는 균주 자원을 분양하는 역할도 맡게 된다.

식중독균 자원센터는 향후에도 자원의 보존 및 활용과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발전해나갈 계획이다. 그 일환으로 공공성 확대를 위해 연구자들을 대상으로 한 외부 분양이나 분야별 병원체전문은행 등록 등 중장기적인 발전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또한 보유 균주들의 특성 분석 결과를 지속적으로 DB화해 실물 자원과 함께 정보 자원의 가치를 지속적으로 높여갈 계획이다.

“미생물균 자원화” 글로벌 경쟁 심화
세계 각국, 균주은행 구축


지난 2012년 미국 뉴욕과 메릴랜드주에서는 살모넬라균에 오염된 인도산 냉동참치로 인한 식중독이 발생해 약 245명의 환자가 발생했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는 분석을 통해 원인 식품을 인도산 냉동참치로 확정했었다. 그런데 사건이 일단락된 이후 마침 보관 중이던 동일 혈청형의 살모넬라균 12개 균주를 추가로 분석한 결과, 앞서 몇 년 전 발생한 식중독 사고의 원인이었던 인도산 냉동새우로부터 분리한 균주와 2012년 사건의 균주가 유전적으로 일치하는 것이 확인됐다. 이에 FDA는 냉동참치와 냉동새우의 가공공장이 인도 서남부의 같은 지역에 약 5마일 정도 떨어진 거리에 있음을 확인한 후 예방 조치를 취할 수 있었다. FDA는 이 사례 이후로 과거에 분리해둔 균주를 축적하고 관리하는 일이 중요하다는 것을 인지하고 2013년부터 균주은행 형태의 데이터베이스(DB) 구축을 시작했다.

이처럼 식중독균을 비롯한 미생물 균주의 확보와 보존은 점차 중요해지고 있다. 위 사례와 같이 식중독의 원인을 밝히고 보다 철저한 예방을 하는 차원에서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는 데다, 생물 자원의 활용과 관련한 나고야 의정서 시행 이후 국가별 보유 자원에 대한 주권 강화가 화두가 되면서 식중독균을 포함한 미생물 균주 등 자원 관리의 중요성도 함께 강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공공분야의 주도로 균주를 관리하는 것이 점차 확대되는 추세다.

세계적으로 보존되고 있는 약 250만 균주의 80%는 상위 20개국의 균주은행에서 관리되고 있다. 이러한 균주은행들 중 미국의 미국표준균주은행(ATCC)은 세계적으로 학문적 파급력과 균주의 잠재성 면에서 영향력이 압도적이다. 세계 논문 인용 수로 보면 74%, 특허 균주 수로는 85%를 차지하고 있다. 독일미생물및세포은행(DSMZ)과 벨기에미생물은행(BCCM) 등 유럽의 균주은행들과 일본미생물은행(JCM)도 잘 알려져 있다. 식약처 관계자는 “다양한 차원에서 미생물균을 확보하고 자원화하는 일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며 “식중독균 자원센터 등을 통해 관련 자원 확보를 지속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최재규 기자 jqnote91@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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