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3법 지연에 발목… 드론·핀테크·AI 등 新산업 ‘스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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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입력 2020-01-03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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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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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술 성장 막는 규제‘여전’

기업, 개혁체감 1년새 3.1P↓
“현행법상 자율주행 배달로봇
도로주행·인도통행 둘다 안돼”
제도가 새 사업출현 못따라가


문재인 대통령이 2일 신기술·신산업 진입과 성장을 저해하는 기득권 규제의 과감한 혁신 방침을 밝혔지만, 규제개혁의 성과와 현주소를 보면 갈 길이 험난하다는 반응이 나온다. 기업들은 노동, 대기업, 환경·에너지, 금융, 입지·건설·건축 등의 분야를 중심으로 개선 체감도가 오히려 떨어지고 성장의 발목을 잡는 사례가 부지기수라고 호소하고 있다. 철옹성 같은 공무원 사회의 ‘규제 마인드’가 변함없는 가운데 이중삼중의 그물망 같은 중복규제로 4차 산업혁명에 필요한 융복합이 원천부터 차단당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한다. 규제비용관리제의 법제화와 깜깜이인 부처별 규제의 투명한 공개 등의 쇄신정책이 우선적으로 뒷받침돼야 실질적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목소리가 높다.

3일 경제계에 따르면, 정부의 규제샌드박스, 규제자유 특구 도입 등의 조치에도 불구, 기업 규제개혁 체감도는 개선되지 않고 있다. 500대 대·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한 지난해 한국경제연구원의 규제 개선 체감도 조사 결과는 100을 기준으로 할 때 94.1로 2018년(97.2) 대비 3.1포인트 떨어졌다. 앞서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 국가경쟁력 평가에서 기업 관련 규제 순위는 지난해 63개국 중 50위로 하위권을 면치 못했다. 2013년 39위, 2017년 42위를 고려하면 계속 뒷걸음질 치고 있다. 보이지 않는 규제 개선과 핵심규제 해결이 미흡한데, 거꾸로 새 규제는 신설·강화되고 있는 상황을 본 ‘절망감’이 지표로 반영된 결과라고 경제계는 지적한다. 유정주 한경연 기업혁신팀장은 “정부 규제 개선에 큰 진척이 없다 보니 투자계획이 무산되거나 지체됐고 제도 미비로 시장진입이 어렵다는 하소연이 많다”고 말했다.

대한상공회의소SGI조사를 보면, ‘데이터 3법’의 국회 통과 지연으로 인해 바이오·헬스, 드론, 핀테크, 인공지능(AI) 등 12개 신산업의 발목이 잡혀 있다. 새로운 사업 출현 속도를 규제가 따라가지 못하는 현상까지 목도된다. 투자플랫폼만 제공하는 크라우드 펀딩은 규제 인프라가 없어 자본시장법상 투자중개업으로 분류돼 금산분리가 적용된다. 선병수 SGI 과장은 “자율주행 배달로봇은 차도, 인간도 아니어서 도로교통법상 도로주행도, 인도통행도 불가능한 상태”라고 말했다. 유 팀장은 “2014년부터 전체 규제 총량과 부처별 규제 수, 규제 증감 추이 등도 공개되지 않고 있다”며 “부처별 규제현황을 공개해 규제 증가를 견제·감시하는 한편, 영국과 미국의 성과에 주목해 총리 훈령인 규제비용관리제를 법제화함으로써 제도 안정성을 높여야 한다”고 권고했다.

정부는 규제샌드박스의 경우 올해 목표치인 100건을 넘겨 180건의 승인이 이뤄졌다고 성과를 홍보했다. 하지만 새 규제를 덕지덕지 붙인 ‘무늬만 규제 완화’란 논란도 일고 있다. 한경연은 규제샌드박스, 지역특구제를 발전적인 방향으로 유도하려면 △특혜 시비 배제 근본 규제개혁 △지역 특구 취지에 맞춘 과감한 규제 특례 부여 △법령 자동정비 △지역특구제 수도권 확대 등 4대 쇄신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특정 기업에 대한 일시적·제한적 규제 면제는 특혜시비 발생 가능성이 크므로 근본적 규제개혁을 통해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제기했다. 또 혁신성장 실현을 위해 전국 7개 시·도에서 시행하는 지역 특구 제도는 수도권 중심의 성과를 창출하고 있는 일본의 국가전략 특구를 눈여겨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민종 기자 horiz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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