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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포럼 게재 일자 : 2020년 01월 03일(金)
2020 경제 해법은 親시장과 민간 활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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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강흠 연세대 경영대학 교수

새해 경제 이야기는 덕담으로 시작해야 제격이다. 하지만 2020년 새해에 마주한 경제 현실은 덕담으로 글을 시작하기엔 분위기가 너무 안 맞다. 산업통상자원부의 연초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수출은 5424억 달러로 전년에 비해 10.3%나 줄었다. 수출 두 자릿수 감소는 10년 전인 2009년(-13.9%)에도 있었지만, 그때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였다. 수출뿐만 아니라 성장률도 비상이 걸렸다.

한국의 잠재성장률을 계속 낮추고 있는 OECD는 지난해 한국의 명목성장률이 1.4%로 회원 36개국 중 34위이며, 1962년 이후 57년 만에 일본(1.6%)에 추월당할 것으로 전망했다. 명목성장률 하락은 실질성장률 하락과 함께 4분기 연속해서 하락 폭이 커지고 있는 GDP 디플레이터 하락에서 비롯된다. 생산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월에 비해 5개월 연속 마이너스이고,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도 대비 0.4%로 1965년 통계 작성 이후 최저치다. 정부는 대외 요인에 의한 일시적 현상이라며 곧 반등할 것을 기대하지만, 석유류 및 농산물을 제외해 순수 소비 여력을 나타내는 근원물가 상승률마저 0.9%에 그쳐 1999년 외환위기 이후 가장 낮다. 이렇게 소비와 투자가 위축돼 물가가 내려가면 성장세 둔화로 다시 물가가 내려가면서 장기 불황에 빠진다.

경제정책 실패로 인한 불황은 쉽게 헤어날 수 없음을 일본의 경험에서 생생히 지켜봤다. 정부는 그동안 경기지표가 워낙 나빠 올해는 약간의 기저효과로 반등을 기대하며 물가 하락의 심각함을 간과하고 있다. 올해 512조 원이 넘는 슈퍼 예산과 역대 최고 조기 집행에 만족하며 경제 성장 기여율이 25% 수준으로 낮아진 민간 부문 경제의 활력을 회복하기 위한 정책 마련에는 소극적이다.

침체형 물가 하락의 해결책은 세계 경제의 양극화에서 찾을 수 있다. 포퓰리즘에 중독된 국가는 재정·경제 파탄의 수렁에서 헤매지만, 친(親)기업·시장을 추구하는 국가는 날로 번영한다. 뉴욕 증시가 거듭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미국은 기업가정신이 충만하다. 시가 총액으로 보면 애플 단독으로 한국 유가증권시장 상장기업 전체보다 많으며, 미국 5대 테크 회사는 일본의 GDP와 비슷하고, 독일보다는 많다. 감세와 친기업 정책, 실리콘밸리의 창업문화와 혁신적 도전정신으로 패권국가 G1의 지위를 굳건히 지킨다.

우리나라도 지난 연말 기준 3만6000여 벤처기업 종사자가 71만5000여 명으로 늘어 재계 4대 그룹 종사자를 합친 것보다 많고, 벤처기업 전체 매출도 재계 2위에 해당하는 192조 원으로 추산돼 혁신 성장의 토대를 다졌다. 연구·개발(R&D)비도 대기업보다도 높다고 한다. 민간 부문에서 기업가정신이 만든 불씨를 살리려면 정부의 규제 완화와 혁신산업의 사업 환경 정비가 받쳐줘야 한다.

주요 경제단체장의 2020년 신년사는 한결같다. 경제적으로 지금은 위기 상황이니 규제 완화를 통해 기업 활력을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자본과 노동을 대립 관계에 놓고 강성 노조 편향 정책으로 일관해선 곤란하다. 불법 폭력집회를 주도했던 강성 민주노총 위원장 출신에 대해서는 가석방과 사면을 해주고, 기업 대표이사에게 적용되는 형사처벌 법규를 2200여 개나 만들어 투자 의욕을 상실케 하면 민간 부문의 활력은 더 위축될 것이다. 침체형 물가 하락의 경고를 심각하게 받아들여 기업의 혁신 노력에 기업 친화적 규제 완화로 화답함으로써 투자 확대로 민간 부문이 활력을 되찾도록 해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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