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美·이란 충돌 악화…한미동맹 신뢰 회복할 기회다

  • 문화일보
  • 입력 2020-01-06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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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이란의 대립이 다시 ‘저강도 전쟁’ 상태에 돌입하면서 대한민국 입장이 더욱 곤혹스러워졌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자국민 피살의 보복으로 이란 군부 실세인 가셈 솔레이마니를 지난 3일 폭격으로 제거하는 ‘결단’을 실행했고, 이란은 5일 핵 합의 탈퇴 및 재보복을 다짐했다. 이라크 등 주변국으로 불똥이 튈 조짐도 보이는 등 정세를 예측하기 힘들다. 미·이란의 군사력 차이를 고려할 때, 당장 전면전으로 치닫진 않더라도 심각한 불안 상태가 장기간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원유 가격은 이미 출렁이기 시작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 등의 조치가 있을 경우, 70%가량의 원유를 중동에서 도입하는 한국은 또 다른 충격을 받게 된다.

그런 만큼 문재인 정부는 최악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외교 안보적 대비를 해야 한다. 가장 큰 원칙은, 현 정부 들어 균열이 커진 한·미 동맹을 복원하는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는 일이다. 어려울 때 동맹이 진정한 동맹이다. 반대로 미·이란 갈등이 확산되는 상황에서도 관망으로 일관할 경우 더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문 정부는 2018년 5월 미국이 이란 핵 합의 탈퇴 후 이란산 원유 수입 금지 조치를 할 때도 예외를 받는 데 급급했다.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 안전을 위한 공동 방위 제안을 해온 데 대해서도 이란의 반발을 우려해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했다.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을 제고하는 명분을 내세워 미국과 공조를 강화해야 한다. 최악의 경우, 직접 파병도 선제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과거 노무현 정부 때의 이라크 파병은 교훈적이다. 이라크전 개전에 앞서 ‘어느 편에 설 것이냐’는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주문에 노 전 대통령이 주저하면서 결정을 늦추는 바람에 파병을 하고도 효과는 제대로 보지 못했다. 문 정부 출범 후 한·미 동맹은 북핵 및 대북 제재 문제를 놓고 엇박자를 노정해왔고 불신도 쌓였다. 이제 미·이란 충돌에 대한 전략적 대응을 통해 동맹의 신뢰 회복 기회로 삼아야 한다. 물론 각론 부분에서는 정교하게 조율할 부분이 있을 것이다. 동맹을 축으로 안보와 국익을 극대화하는 외교가 진정한 외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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