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eadership 클래스 >베이조스 ‘긍정’ · 저커버그 ‘카리스마’ · 피차이 ‘협업’… IT신화 일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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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로벌 테크기업 CEO

- ‘아마존’ 베이조스
“보스의 No가 아이디어 죽여”
수직적 의사결정 과정 없애
엔터·헬스 등 거침없는 확장

- ‘페이스북’ 저커버그
강한 추진력·카리스마 정평
구글이 소셜서비스 도전하자
회사서 숙식하며 업무에 몰두

- ‘구글’ 피차이
직원서 CEO로 ‘ICT 전설’
“존중하고 협력하며 일해야”
팀원과 호흡·공감력 중요시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의 제프 베이조스(56) 창업자 겸 CEO, 세계 최대 소셜미디어 업체 페이스북의 마크 저커버그(36) 창업자 겸 CEO, 세계 최대 인터넷 검색엔진 구글의 순다르 피차이(48) CEO.

세계적인 혁신기업을 이끄는 이들은 각자의 리더십을 토대로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아이디어가 창조의 근원이라 믿는 베이조스는 직원들이 언제, 어디서나 아이디어를 낼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고, 저커버그는 뛰어난 실력과 강력한 리더십을 앞세워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으로 불린 구글과의 소셜미디어 플랫폼 전쟁에서 승리했다. 구글의 CEO가 된 인도 출신 피차이는 협업의 리더십으로 구글의 내일을 열고 있다. 구글 직원들은 피차이를 ‘공감할 줄 아는 리더’라고 추켜세운다. 이들 정보기술(IT) 리더들의 공통점은 ‘무에서 유’를 창출해 세계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는 점이다. 각기 다른 리더십으로 성공의 아이콘이 된 세계 IT 공룡기업 CEO들의 성공 스토리를 살펴봤다.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CEO “예스(Yes) 리더십이 창조의 근원”=최근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는 지난 10년간 순자산이 가장 많이 늘어난 부호 상위 10명을 선정해 소개했는데, 1위는 순자산 가치가 974억 달러(약 112조6000억 원) 증가한 제프 베이조스 CEO가 차지했다. 베이조스는 2010년에는 순자산이 123억 달러(14조2000억 원)로 세계 43위였다. 10년 사이 순자산이 약 8배로 증가했다.

베이조스가 아마존을 통해 세계 최고 부호 반열에 오른 건 그의 탁월한 안목과 판단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는 유통과 클라우드 등 여러 사업을 결합해 끝없는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핵심인 유통과 클라우드 외에 헬스케어와 엔터테인먼트, 소비자 가전 등의 시장에서도 아마존의 행보는 거침이 없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선도하는 아마존은 회사 차원에서 ‘고객에 대한 집착’ ‘주인의식’ ‘리더는 대부분 옳다’ ‘크게 생각하라’ 등의 14개 리더십 원칙을 갖고 있다. 베이조스는 이 중 최고 원칙으로 ‘리더는 대부분 옳다’를 꼽는다. 그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훌륭한 리더들은 대부분 옳게 행동한다”며 “우리가 항상 옳을 수는 없겠지만 계속 연습하다 보면 더 자주 옳을 수 있다”고 말했다. 베이조스는 옳게 행동하는 것을 남의 말을 경청하는 자세에서 배운다고 했다. 그는 “남의 말을 많이 듣고 필요하다면 기꺼이 내 생각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포브스는 “5년 전만 해도 베이조스가 거대한 유통업체에 만족하는 것 같았지만, 지금은 어떤 사업이든 확장하는 데 제약받지 않는다”며 “지금 아마존에 가장 중요한 단어는 예스”라고 평가했다. 베이조스는 전통적인 기업의 수직적인 의사결정 과정을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내부에서 새로운 아이디어가 나오더라도 “보스, 보스의 보스, 보스의 보스의 보스, 이런 식으로 가다가 이 사슬에서 ‘노(No)’가 하나라도 있으면 아이디어는 죽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아마존에는 ‘예스’로 가는 길이 여러 갈래 나뉘어 있다. 어느 정도 실패 없이는 창조나 새로운 실험이 불가능하다는 인식에서 만들어진 시스템이다. 예컨대 수백 명의 임원이 아이디어를 승인할 수 있어 직원이 회사 내부 곳곳을 돌아다니며 아이디어를 언제, 어디서나 제시할 수 있다. 베이조스는 일상적인 회사 경영은 임원들에게 맡기고 대부분의 시간은 회사 로드맵을 짜는 데 할애한다. 그는 “내가 오늘 일에 관여하는 일은 드물다”며 “나는 2, 3년 뒤의 일을 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의 ‘제왕적 리더십’=지난 10년간 전 세계 이용자가 가장 많이 내려받은 애플리케이션은 페이스북이다. 모바일 앱 분석업체 앱애니가 2010년부터 2019년까지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전체 누적 다운로드 횟수 1∼4위가 모두 페이스북 관련 앱(1위 페이스북·2위 페이스북 메신저·3위 왓츠앱 메신저·4위 인스타그램)이다. 저커버그의 리더십을 한마디로 정의하면 ‘제왕적 리더십’이라 할 수 있다.

앞서 2000년대 놀랄 만한 성장을 이룬 페이스북의 성공 뒤에는 저커버그의 강력한 추진력과 카리스마가 있었다. 유능한 컴퓨터 프로그래머였던 그는 빼어난 실력과 창업자 프리미엄을 등에 업고 페이스북의 가치를 키워나갔다. 2006년에는 이메일 주소를 가진 사용자(13세 이상)라면 누구나 페이스북 가입을 허용함으로써 새로운 지평을 열었고, 회사에 도움이 될 만한 곳이라면 과감히 인수해 기술력과 인력을 확보했다. 이러한 노력에 2010년 미국 인구 절반가량이 페이스북 계정을 가진 것으로 조사됐고, 같은 해 미국 시사잡지 타임은 저커버그를 ‘올해의 인물’로 선정했다.

이처럼 거침없는 페이스북의 활약에 위기감을 느낀 구글은 2011년 페이스북과 유사한 서비스인 ‘구글 플러스’를 출시해 맞불을 놓았다. 당시 구글 플러스는 소셜 플랫폼계의 ‘금수저’였다. 매출 측면에서 페이스북보다 15배나 더 큰 구글이 자사 서비스인 지메일과 유튜브 등을 구글 플러스 키우기에 동원했기 때문이다. 구글의 물량 공세에 위기를 느낀 저커버그는 비상경영을 선언했다. 그는 출퇴근 없이 회사에서 주 7일을 근무하면서 개발에만 몰두하는 ‘록다운(Lockdown)’을 60일간 시행해 서비스를 전면 재검토했다. 이용자 만족을 위한 고민이 밤새 이어졌다.

그리고 페이스북을 오늘날 세계 최대 소셜미디어 업체로 만든 ‘받아보기’(피드를 받으려는 사용자가 허락 없이도 전체공개로 설정된 글·사진을 수신할 수 있는 시스템) 서비스가 이때 탄생했다. 페이스북의 공세에 밀린 구글은 구글 플러스 서비스를 지난해 종료했다.

◇‘협업 리더십’이 빛나는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2019년 12월 구글의 공동 설립자인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이 각각 구글의 모기업인 알파벳의 CEO와 사장직에서 물러나면서 알파벳의 CEO 자리를 순다르 피차이 CEO에게 물려줬다. 초기 창업자인 이들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면서 ‘알파벳’과 ‘구글’을 동시에 이끌게 된 피차이는 시가총액 9000억 달러(1049조 원) 규모의 기업집단을 이끌게 됐다.

1972년 인도에서 태어난 피차이는 인도 공과대학 카라그푸르 캠퍼스를 졸업하고 미국으로 건너가 스탠퍼드대에서 재료공학 석사과정을 마쳤다. 그가 공학자의 길을 걷게 된 배경에는 아버지의 영향이 컸다. 피차이의 아버지는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의 전기공학자로 일하면서 전기부품을 제조하는 공장을 경영했다. 피차이는 대학원에서 공부를 마치고 반도체 제작장비를 만드는 회사에 입사해 엔지니어로 살다가 2004년 구글에 입사했다. 피차이는 구글에서 ‘구글 툴바’를 개발해 인터넷 익스플로러 등에 배포함으로써 검색 시장에서 구글의 입지를 크게 다졌다. 2008년에는 ‘구글 크롬 웹 브라우저’를 출시해 세계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구글은 그의 탁월한 감각과 능력을 인정해 2014년 구글 검색, 모바일 앱, 안드로이드 부문을 총괄하는 제품관리 수석부사장에 임명했다. 2015년에는 구글이 ‘알파벳’이란 지주회사를 설립하고 구글 CEO였던 에릭 슈밋이 알파벳 회장에 취임하면서 피차이가 구글 CEO에 선임됐다.

피차이가 IT 경영신화를 쓴 배경에는 ‘협업의 리더십’이 있다. 그는 업무를 하는 데 있어 팀원의 호흡을 매우 중시한다. 피차이는 구글 CEO에 취임한 그해 “우리는 많은 시간을 직장에서 보내기에 존중하고 협력하는 팀에서 일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혼자서는 성장에 한계가 있으므로 동료와 함께 성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피차이는 부드러운 성격의 소유자로 공감 능력이 뛰어나다. 비즈니스인사이더가 피차이의 업무 스타일을 파악하고자 진행한 구글 전·현직 임직원 인터뷰에 따르면, 피차이는 공감하고 이해하는 능력이 탁월하고 함께 일하는 것이 즐거운 사람이며 타인의 의견을 경청할 줄 아는 사람이다.


■ 팀 쿡의 애플 인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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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애플’을 이끄는 팀 쿡(사진) CEO는 스티브 잡스 애플 설립자가 사망하기 두 달 전인 지난 2011년 8월부터 애플을 이끌고 있다. 쿡은 절대 자신의 목소리를 앞세우거나 높이지 않기로 유명하다. 이 때문에 쿡은 조용한 소통의 리더십을 갖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애플 전문 저널리스트인 린더 카니는 저서를 통해 “애플은 쿡의 리더십 아래 전례 없는 성공을 누리고 있다”고 말했다. 애플은 쿡 체제 이후 시가총액이 사상 최초로 1조 달러(약 1156조 원)를 돌파했다.

나이 : 60
학력 : 미국 앨라배마주 오번대 산업공학 학사, 노스캐롤라이나주 듀크대 대학원 경영학 석사
이력 : IBM 북남미사업부 총괄디렉터, 컴팩 부사장, 애플 수석부사장, 애플 최고운영책임자(COO), 애플 CEO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사진 왼쪽부터 제프 윌리엄스 최고운영책임자, 루카 마에스트리 최고재무책임자, 에디 큐 인터넷 SW·서비스담당 수석부사장, 조니 스루지 하드웨어 기술담당 수석부사장, 댄 리치오 하드웨어 엔지니어링담당 수석부사장.

제프 윌리엄스 최고운영책임자(COO)

2015년 운영담당 수석부사장에서 COO로 승진했다. 1998년 세계 조달부문 책임자로 애플에 입사해 2004년 운영담당 부사장이 됐다. 2010년부터 애플의 공급체인 전체와 서비스, 고객지원 등을 지휘했다. 애플 협력업체들의 노동환경 점검 등 사회적 책임 업무도 맡았다. 2007년 애플이 처음 아이폰을 출시했을 때 핵심 역할을 담당했다.


루카 마에스트리 최고재무책임자(CFO)

이탈리아 출신으로 경제학을 전공해 제너럴모터스(GM)에 입사했다.

2009년 노키아지멘스네트웍스와 제록스 CFO로 활동했다. 이후 애플에서 자금담당 부사장을 맡다가 2014년 CFO가 됐다. 외신에 따르면, 그의 기본 연봉은 100만 달러(11억5600만 원), 옵션과 보너스 등 상여금만 2534만 달러(293억 원)에 달한다.


에디 큐 인터넷 SW·서비스담당 수석부사장

미국 듀크대에서 컴퓨터공학과 경제학을 전공했다. 1998년 애플 온라인 스토어를 구축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잡스 퇴임 후 쿡 체제에선 인터넷 소프트웨어 서비스부문 수석부사장에 임명돼 인공지능(AI) 비서 시리와 애플맵 개발을 지휘했다.

잡스가 생전에 승인하지 않았던 아이패드 미니를 개발해 애플의 전성기를 이끌었다.


조니 스루지 하드웨어 기술담당 수석부사장

이스라엘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했다. IBM 이스라엘 연구·개발(R&D) 부서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해 IBM CPU 디자인 부문 등에서 일하다 2008년 애플에 입사했다.

현재 아이폰과 아이패드, 애플워치, 애플 TV에 들어가는 실리콘 두뇌인 프로세서 칩을 만드는 부서를 운영하고 있다.

쿡은 2016년 애플 주식 9만 주를 스루지에게 양도했다.


댄 리치오 하드웨어 엔지니어링담당 수석부사장

미국 매사추세츠주립대 애머스트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했다. 애플에 몸담기 전 컴팩에서 기계공학담당 수석관리자로 일하면서 소비자 PC 제품 기계 설계를 담당했다.

1998년 제품 디자인담당 부사장으로 애플에 합류해 2010년 아이패드 하드웨어 엔지니어링 부사장이 됐다.

애플 입사 후 대부분의 기간을 회사 하드웨어 개발에 참여하고 있다.

이해완·이승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