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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Consumer 게재 일자 : 2020년 01월 08일(水)
공동현관에 방치·잠자다 문자에 ‘화들짝’… 불만 쌓이는 새벽배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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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벽 배송 시장의 급성장으로 업체들이 난립하면서 제품 훼손이나 배송 과정에서의 문제점 등 소비자 불만이 쌓여가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뉴시스

물품 훼손 · 분실 사례도 늘어
두고간 물건서 개인정보 노출

주문때 현관 비밀번호 적어도
물품배달원에게 잘 전달 안돼

소비자원, 신선식품 점검결과
일부 제품서 식중독균 검출도


서울 강서구 화곡동에 사는 주부 김미영(34) 씨는 얼마 전 새벽 배송을 시켰다가 낭패를 본 이후 새벽 배송을 다시는 이용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새벽 배송 주문을 하면서 아파트 공동현관 비밀번호를 분명히 기재했는데도 배달원이 물품을 문 앞에 갖다 놓은 게 아니라, 공동현관문 앞에 던져 놓고 간 것이다. 그러고는 잠도 깨지 않은 아침에 ‘공동현관문이 열리지 않아 부득이 공동현관문 앞에 뒀다’는 문자까지 받았다. 엉망인 서비스에 문자소리로 아침잠까지 망친 김 씨는 고객센터에 항의했다. 해당 업체에서는 배달원이 비밀번호를 제대로 숙지하지 못했다며 형식적인 사과만 했다.

김 씨는 “문자 소리에 아침잠을 망쳐 기분이 상했는데 1층까지 내려와 물건을 가져가라는 무성의한 문자, 추운 새벽에 1층까지 내려가서 무거운 물건을 들고 올라오는 불편함 등 새벽 배송 한 번 잘못 시켰다가 3가지 불만만 느끼게 됐다”며 “생활 편의를 위해 주문했던 새벽 배송이 오히려 불편으로 돌아와 다시는 새벽 배송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반대의 사례도 있다. 서울 서초구 잠원동에 사는 박용철(가명) 씨는 새벽 배송을 시키면서 아파트 비밀번호를 제공하지 않았다. 가구별로 비밀번호가 있는 아파트여서 번호를 알려줄 수 없었기 때문이다. 박 씨는 할 수 없이 배달원이 공동현관문 앞에 물건을 놓고 가면 가지고 와야겠다 생각하고 잠이 들었다. 그런데 아침에 일어나 보니 1층 공동현관문 앞에 있어야 할 물건이 자신의 집 문 앞에 놓여 있는 게 아닌가. 비밀번호를 알려 주지도 않았고 새벽이어서 경비원이 공동현관문을 열어줬을 리도 없는데 어떻게 문 앞까지 배달할 수 있었는지 박 씨는 의아했다. 해당 업체 고객센터를 통해 알아보니 배달원이 예전에 알고 있던 비밀번호를 이용해 공동현관문을 열고 들어온 것이다.

박 씨는 “아파트 비밀번호도 중요한 개인 정보인데, 배달원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비밀번호를 공유하고 있다고 생각하니 오싹한 느낌이 들었다”며 “물론, 그럴 일은 없겠지만 나쁜 마음을 먹은 배달원이 비밀번호를 악용할 수도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고 말했다.

1인 가구가 급속히 늘고 배달 문화가 발전하면서 새벽 배송 시장도 급속히 성장하고 있지만, 그에 따른 소비자 불만도 늘어나고 있다. 새벽 배송은 인적이 드문 시간대에 배송된다는 특수성 때문에 보안이나 물품 훼손·분실 등의 문제가 항상 뒤따르므로 새벽 배송 업체들의 이에 대한 대책 마련도 필수적이다.

▲  새벽에 전송된 문자메시지.
새벽 배송에서 소비자 불만이 가장 큰 부분은 배송 자체에 있다. 앞서 언급된 사례처럼 새벽에 아파트나 개인 주택을 방문해야 하기 때문에 보안 문제에 부닥칠 수밖에 없다. ‘문 앞’까지 배송해 준다는 새벽 배송 업체들의 광고와 달리 아파트 1층 공동현관문이나 대로변에 접해 있는 문 앞에 물건을 놓고 가는 경우가 허다하다.

실제,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에는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곳에 물건을 놓고 가 제품이 훼손되거나 분실했다는 소비자 불만 글이 많이 올라와 있다.

피해 사례도 다양하지만, 그중에서도 개인정보가 노출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우려되는 부분이다.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아파트 1층 공동현관이나 대로변 문 앞에 주문자 이름과 연락처·주소 등이 기재된 물건이 아무런 보안장치 없이 놓여 있으면 분실 위험과 함께 개인정보 노출 위험도 크다.

소비자단체에 접수된 사례 가운데 배달원이 도둑으로 오해받은 사례도 있다. 지난해 단독주택에 사는 A 씨가 새벽 배송을 주문했는데, 언제쯤 배송될지 시간을 고지받지 못한 상황에서 새벽 2시에 배달원이 대문을 열고 물건을 놓아두는 바람에 배달원을 도둑으로 오인했다는 것이다.

배송 제품 자체의 문제도 크다. 특히, 새벽 배송의 경우 신선식품이 주를 이루는데 제품의 위생 문제가 논란이 된다. 한국소비자원은 지난달 새벽 배송 5개사와 일반 배송 10개사에서 유통·판매 중인 메추리알 장조림과 훈제연어, 명란젓 등 총 30개 제품을 대상으로 안전성을 점검한 결과, 새벽 배송 일부 제품에서 식중독균인 리스테리아균이 검출됐다고 발표했다. 조사대상 30개 제품 중 훈제연어 2개 제품에서 ‘리스테리아 모노사이토제네스’가 검출됐고, 그중 1개 제품에서는 일반세균수도 최대 1.9×106CFU/g(1g 또는 1㎖당의 집락 수)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소비자원은 “이들 제품은 가열하지 않고 바로 섭취하는 제품군으로 식품의 기준 및 규격에 따라 리스테리아 모노사이토제네스가 검출되지 않아야 한다”며 “일반 세균 역시 106CFU/g부터 부패가 진행돼 배탈·설사 등을 유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배송을 받지 못하거나 제품 훼손·분실 우려가 있으니 배송시간을 정확하게 확인해야 한다”며 “신선식품의 경우 배송받은 즉시 위생상태를 꼼꼼히 확인해야 하고, 문제가 발생한다면 ‘1372 소비자상담센터’에 신고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임대환 기자 hwan91@munhwa.com
e-mail 임대환 기자 / 경제산업부 / 차장 임대환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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