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논단>장애인 고용 확대와 포용·혁신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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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종란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이사장

아이스크림 한 입을 베어 물면 퍼지는 미소, 그런 달콤한 경험을 소중한 사람과 함께할 때의 행복은 우리의 삶에 풍성함을 더하는 중요한 요소다. 그래서 아이스크림을 만들어 파는 일은 단순히 먹거리를 제공하는 차원을 뛰어넘어 ‘행복’을 선사하는 근사한 일이 될 수 있다.

최근, 추억의 빙과류 등을 제조하는 롯데푸드㈜가 행복한 먹거리를 만드는 본연의 일과는 조금 거리가 있어 보이는 ‘장애인 고용’을 하겠다고 나섰다. ‘자회사형 장애인 표준사업장’을 세워 장애인 식품 종사원을 배치한다는 것이다. 장애인 표준사업장은, 대기업이 장애인을 고용할 목적으로 일정한 요건을 갖춘 자회사를 설립하면 고용한 장애인을 모회사의 고용률에 산입해 주는 제도다.

기업은 성장의 위기에 있고, 장애인을 비롯한 소외 계층은 노동시장에서 기회와 소득의 불균형 위기에 있어 상황을 개선하기 위한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이 절실한 시기다. 정부가 ‘일자리 창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두 팔을 걷어붙이고 진두지휘하고 있지만, 국민의 체감온도가 ‘매우 만족’이 되려면 각계각층이 지혜를 모으는 노력이 여전히 더 많이 필요해 보인다.

기업의 장애인 고용은 ‘혁신’의 관점에서 보면 노동시장 진입이 어려운 비경제활동인구에게 고용 서비스를 지원해 경제활동 영역 안으로 이끌어 기업에 필요한 동력을 제공한 모델로, 경제·사회적으로 미래 환경에 대응하는 좋은 사례다.

또한 ‘사회적 가치’ 차원에서도 대기업이 지역 공동체의 이익을 도모한다는 확장적 경영 전략을 펼쳐 지역 사회의 문제 해결에 동참하는 적극적 실천이다. 예전 같으면 기업이 우수한 제품을 생산해 돈을 벌면 그것이 애국이었고 자족할 만했지만, 생각과 개념은 시대에 따라 바뀌게 마련이라, 본연의 업무만 잘하면 높은 평가를 받던 시대는 지나갔다. 기업의 활동은 모두를 위한 일이 돼야 하며, 나아가 공동체의 발전과 이익에 부합된다고 인정받을 만한 유형의 결과물과 무형의 가치 생산자가 될 때에만 존재의 의미를 획득한다.

30년 이상 ‘장애인이 함께 일하는 사회’를 만드는 일을 본업으로 삼아온 필자로서는 파트너 기업이 장애인 고용을 통해 공동체 내에서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주체로 귀감이 되는 모습을 지켜보는 일보다 더 보람된 일은 없다. 물론 기업마다 문화와 경영전략이 달라 시행착오도 있고 결과가 나오기까지 시간도 오래 걸리는 경우가 많다.

SK그룹도 최근 최고경영자의 강력한 의지 덕분에 오랫동안 장애인 고용 분야의 열등생이란 오명을 벗고 소셜 밸류를 선도하는 리더로 발돋움해 사회적으로 환영을 받고 있다.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은 기업의 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유연한 훈련 시스템을 구축하고, 고객의 참여가 보장되는 열린 개혁을 통해 지속적으로 공단 서비스를 개선해 나갈 것이다. 또한, 장애인의 일을 통한 행복 실현과 기업의 고용을 지원하는 최고의 장애인 고용 서비스 중심 기관이 되기 위해 임직원 모두는 최선을 다하고 있다.

우리 공단과 같은 공공기관은 기업이 장애인 고용을 통해 우리 사회에서 존재 가치를 높이고 정체성을 확장해 가도록 돕는 촉진자이자 동행자 역할을 다하고 있으며, 그것이 장애인 고용 전문 기관이 지향해야 할 혁신의 가치라고 여긴다.

요즘은 그 어느 때보다 ‘혁신’과 ‘포용’이 강조되고 있다. 좋은 정책을 만들어 만족도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본연의 일에 최선을 다할 뿐만 아니라, 공공기관으로서 사회적 가치 창출을 실천하기 위해 올 한 해도 더 많이 듣고 더 많이 소통하면서 고객의 입장을 헤아리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