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했습니다>친언니 ‘베프’와 백년가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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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윤남(31)·서민정(여·26) 부부

저(민정)는 친언니의 ‘베스트 프렌드’와 결혼했어요. 저희의 결혼으로 언니는 친구를 잃고, 대신 제부가 생긴 거죠.

저는 고등학교 2학년 때 남편을 처음 만났습니다. 언니와 같이 물놀이를 가기로 한 친구가 갑자기 펑크를 내면서 제가 대타로 가게 됐죠. 그때 언니의 친구였던 남편을 처음 봤어요. 같이 물놀이를 하면서 친하게 지냈죠. 다만 둘 다 첫 만남부터 이성적인 끌림이 있었던 건 아니에요. 더구나 저는 당시 고등학생이었으니까요.

이후 1년 동안 저는 남편과 친한 오빠·동생으로 연락을 주고받았어요. 그러다 남편에 대한 제 감정도 헷갈리기 시작했어요.

어느 순간부터 대학생이던 남편이 다른 여자 동기들이랑 노는 게 싫었어요. 제가 수험생이라 남편처럼 놀지 못하는 것 때문인가 싶었는데, 단순히 그런 이유만은 아니었어요. 남편을 좋아해 질투한 거죠.

결국 저는 남편에게 우회적으로 좋아하는 마음을 표현했어요. 남편은 금방 눈치챘죠. 다행히 남편도 저를 좋아하고 있었더라고요. 남편은 제가 ‘친구의 여동생’이라는 점 때문에, 저는 남편이 ‘언니의 친구’라는 점 때문에 좋아하는 마음을 부정하고 숨겨왔던 거죠. 서로 좋아하고 있다는 걸 알고 바로 연애를 시작했어요. 그리고 7년의 연애 기간을 거쳐 지난해 9월 결혼식을 올리며 부부가 됐죠.

사실 저는 중학생 때부터 한 부모 가정에서 자랐어요. 아빠가 암으로 하늘나라로 먼저 떠나셨거든요. 연애 시절부터 지금까지 남편은 저에게 아빠 같은 사람이에요. 또 남편은 제 가족에게도 든든한 남자 역할을 해줘요. 만약 아빠가 하늘에서 보고 계신다면 분명 좋아하셨을 거예요.

sum-lab@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