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상담소>Q. 사춘기 중학생 아들, 예민하게 짜증내고 대화도 단절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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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반항을 긍정적으로 보고 ‘보호’에서 ‘자율’로 양육방식 전환을

▶▶ 독자 고민

10대 자녀와 대화가 어렵습니다. 아들이 중학교에 입학하면서 사춘기에 접어들었습니다. 이전과 다르게 방 청소하라는 엄마의 말에도 짜증을 내고 제가 평소처럼 하던 농담에도 예민하게 반응합니다. 말을 꺼내기도 조심스럽고, 비슷한 일이 반복돼 감정이 상하다 보니 아이와 대화가 단절되네요. 사춘기 자녀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 솔루션

사춘기 자녀와의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반항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것입니다. 사춘기는 갱년기처럼 마음 이전에 몸과 뇌의 변화 때문에 나타납니다. 이 시기에 몸은 어른이 되어가지만 감정뇌가 크게 발달하고 성호르몬이 분출돼 감정적이고 충동적인 성향이 두드러집니다. 당연히 반항적인 언행이 나타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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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반항’의 본질은 사실 ‘독립’입니다. 스스로 살고 싶은 어설픈 표현입니다. 그러나 내 자식이 생각 없이 이야기하고 버릇없이 굴면 아무리 좋게 봐주려고 해도 반항처럼 느껴질 뿐입니다. 그런데 깊이 생각해 보죠. 건강한 독립을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자율의지’입니다. 이는 어떻게 생겨날까요? 아이러니하게도 사춘기의 ‘반항의지’가 자율의지의 뿌리입니다. 이 반항의지가 잘 다듬어질 때 성숙한 자율의지가 됩니다. 그에 비해 반항의지가 완전히 꺾이면 무기력한 인간이 되고, 반대로 반항의지가 다듬어지지 않으면 제멋대로 살아가게 됩니다.

그러므로 이 시기의 부모는 반항의지가 자율의지가 되도록 잘 이끌어주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반항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보호’에서 ‘자율’로 양육방식을 근본적으로 전환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세 가지를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첫째, 생활적 독립을 점진적으로 허용해야 합니다. 방문을 열 때도 노크하고, 혼자 있고 싶어 하는 것을 인정해야 합니다. 주기적으로 용돈을 줘 관리하도록 하고, 자녀의 취향을 존중해야 합니다. 둘째, 자녀를 대화의 파트너로 여겨야 합니다. 아동기처럼 ‘부모 말을 잘 들어야 해!’가 아니라 부모와 다른 생각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합니다. 대화의 내용 또한 지시나 훈계 이전에 아이의 생각과 마음이 늘 어떤지를 궁금해하고 물어봐야 합니다. 셋째, 자녀의 나이에 맞는 행동과 표현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야 합니다. 충동적인 사춘기 자녀는 무엇을 해도 되고 무엇을 하면 안 되는지 그 기준을 명확히 알고 있어야 합니다. 이때 중요한 것은 기준을 정하는 과정에서 자녀의 의견을 최대한 듣되, 그 최종 결정은 부모가 하는 것입니다. 특히, 부부가 반드시 그 기준을 일치시키고 일관되게 이야기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인내심을 가지고 1∼2년의 시간을 보내고 나면 자녀는 어느새 한층 성숙해져 있을 것입니다.

문요한 정신과 의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