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 재테크>고액 퇴직금 금소세 걱정땐… IRP 연금으로 ‘분리과세’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김태우 한화생명 국제공인재무설계사(CFP)

개인형퇴직연금제도(IRP)는 한마디로 자기 이름으로 된 퇴직연금 계좌다. 재직 중에 자율로 가입하거나 퇴직 시 받은 퇴직금을 이체하거나 추가 적립함으로써 절세혜택을 누릴 수 있는 제도다. 연간 1800만 원까지 납입할 수 있으며 최대 700만 원까지 세액공제가 가능하다. 올해부터 50세 이상은 한시적(3년)으로 연금저축과 퇴직연금 합산 900만 원(조건 충족 시)까지 가능하다. 대략 이 정도는 대부분 알고 있는 얘기다. 하지만 IRP가 금융소득종합과세(금소세) 절세측면에서도 활용될 수 있다는 점을 알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당연한 이야기다. 금소세는 고액의 퇴직금을 수령한 퇴직자에게 유용한 절세 팁이기 때문이다.

금소세는 개인이 연간 금융소득(이자 또는 배당)으로 2000만 원을 초과하는 경우 해당 금융소득을 다른 소득과 합산해 종합소득세율(6.6∼46.2%)을 적용하는 것을 말한다. 고액의 퇴직금 수령자가 금소세 대상자가 될 경우 다음과 같은 문제에 직면할 수 있다.

첫째 금소세 대상자가 되면 일단 소득세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 일반적으로 금융소득은 지급할 때 지방소득세를 포함해 15.4%로 소득세를 원천징수하고 지급한다. 금융소득이 2000만 원 이하인 경우는 원천징수로 세금이 종결되고 추가적인 신고나 납부할 세액도 없다. 만약 금융소득이 2000만 원을 초과해서 종합과세 대상이 되면, 다른 종합소득과 합산해서 종합소득세신고를 하고, 2000만 원을 초과하는 금액에 대해서만 기본세율(6.6∼46.2%)을 적용해 세액을 계산한다. 결국, 금융소득 외의 다른 종합소득 금액이 많을수록 높은 세율을 적용받게 돼 추가부담 세액이 늘어난다.

둘째 건강보험료를 추가로 내야 한다. 국세청은 금융소득(이자 또는 배당)이 발생할 경우 2000만 원 이상의 금소세 대상자의 소득자료를 건강보험공단에 제공한다. 또 지난해 5월 보건복지부에서 금융소득 2000만 원 이하(1000만 원 이상)에도 건강 보험료 부과 대상 소득으로 검토하겠다는 취지의 내용을 발표한 적이 있어 일정 규모 금융소득 발생은 건강보험료를 추가로 납부할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특히 금소세 기준은 2000만 원이지만 건강보험의 경우 연간 3400만 원을 초과하는 경우에는 피부양자 자격도 상실하게 된다.

셋째 종합소득세신고서에 금융소득 내역이 보고된다. 금소세 대상자가 되면 세무서에서 대상자에게 금융소득신고 안내문을 발송하게 되고, 대상자는 소득세 신고서에 금융소득의 상세 내역을 기재해야 한다. 금소세 대상자는 일반적으로 고액자산가라는 인식 때문에 향후 과세관청에서 주목할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면 금융소득종합과세를 절세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일반적인 방법은 ‘사전증여’ ‘비과세’ ‘분리과세’ 상품을 활용할 수 있다. 다만 여기서는 IRP 분리과세 활용 관점에서만 설명하고자 한다.

먼저 고액의 퇴직금을 수령해 금융소득종합과세가 걱정된다면 IRP를 통해 연금으로 받으면 수령액 규모와 관계없이 ‘무조건 분리과세’ 된다.

‘무조건 분리과세’란 다른 종합소득과 합산하여 과세하지 않고 원천징수 후 세금이 종결된다는 의미다. 연금 수령 시 부담하는 세율은 원래 퇴직 시 부담해야 할 세율의 30% 감면(가정: 실효퇴직소득세율 5%*70%=3.5%)해 주지만, 최근 개정된 세법에 따르면 연금수령 기간이 10년 이상인 경우 11년 차부터 40%를 감면해준다. 활용해볼 만하다. 또 한가지는 IRP도 이자 또는 배당이 발생한다. 다만 인출하기 전까지는 과세하지 않는 장점이 있다. 필요한 시점에 인출하는 경우에도 이자소득세가 아니라 수령방법에 따라 연금소득세(3.3∼5.5%), 기타소득세(16.5%)로 ‘분리과세’ 적용되기 때문에 IRP를 가입해 유지하는 것도 절세측면에서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