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간·추행… ‘유흥업소內 성폭력’ 3년새 2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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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2018년, 1946→3820건
추행 급증… 사실상 무법지대
선입견 탓 업소여성 피해 심각

‘유흥업소 여직원들의 성폭행 고소사건이 늘고 있다.’

가수 김건모(52)가 유흥업소 종업원을 성폭행한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는 가운데 유흥·접객업소에서 발생한 성폭력 범죄 건수가 최근 4년간 2배 가까이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성범죄 고소를 통해 금전 등 이득을 취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덧씌우는 이른바 ‘꽃뱀 프레임’에 특히 유흥업소 종업원이 취약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17일 경찰청 범죄통계에 따르면 유흥·접객업소에서 발생한 성폭력 범죄가 지난 2015년 1946건에서 2018년 3820건으로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범죄 유형별로 보면 강제추행이 1636건, 1906건, 2170건, 3456건으로 도드라진 증가 추세를 보였다. 유사강간의 경우 2017년까지 3년간 40건대였으나 2018년 69건으로 증가했다. 강간은 2015년 255건에서 2017년 224건으로 줄었다가 2018년 282건으로 늘었다. 이처럼 유흥·접객업소가 성폭력 범죄의 위험지대로 부상하고 있지만, 김건모뿐만 아니라 지난 2016년 가수 박유천(34) 등을 성폭행 혐의로 고소했던 유흥업소 직원들 대한 대중의 선입견은 여전하다.

한국여성아동인권센터 대표 이명숙 변호사는 “자신의 의사에 반하는 성행위에 대해 고소하는 유흥업소 직원이 늘고 있다”며 “여기서 꽃뱀 프레임으로 몰고 가는 것은 유흥업소 직원을 성범죄를 저질러도 되는 대상으로 보는 사고방식”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2016년 박유천을 성폭행 혐의로 고소했다 무고 혐의로 맞고소를 당한 유흥업소 여성을 변호했던 이 변호사는 “그때도 이 프레임이 있었지만 결국 국민참여재판을 통해 무고 혐의를 벗었다”며 “유명인은 재력과 인맥 등을 활용해 범죄 무마를 시도하는데 피해자가 아니라 가해자 중심으로 문제를 보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은실 이화여대 여성학과 교수는 “성산업에 종사하는 여성뿐 아니라 남녀 관계에 대한 기본적인 프레임으로 잡혀 있는 면이 있다”고 짚었다. 장미혜 여성정책연구원 연구위원도 “고객의 비위를 맞춰야 하는 입장에서 거부 의사를 밝히는 것이 더욱 어려운데 이를 ‘원해서 그런 것’이라는 식으로 선입견부터 갖는 것은 지양돼야 한다”고 말했다.

서종민 기자 rashom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