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료원, 해외연수 제공업체와 ‘고액 직무교육’ 계약

서울시 시민감사 결과 발표

지방계약법 어기고 수의계약
경기의료원 제공금액 2배 넘는
年 1억6000만원 지급 ‘논란’

간호사 태움사망 이어 ‘도마위’

서울시 산하 서울의료원이 직원 대상 ‘직무능력 향상교육’을 수의계약 방식으로 특정 업체에 위탁하고, 해당 업체로부터 교육과 관련이 없는 직원 해외연수를 받아 계약 금액을 부풀려 온 사실이 드러났다.

서울시 시민감사옴부즈만위원회는 지난해 하반기 동안 실시한 시민·직권감사 결과를 17일 공개하고 이같이 밝혔다. 위원회는 시민감사 청구를 통해 서울의료원이 직무능력 향상교육 위탁업체와 유착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지난해 9∼10월 감사를 시행했다. 감사 결과에 따르면, 서울의료원은 2009년부터 직무능력 향상교육 위탁업체와 계약하면서 지방계약법을 어기고 수의계약을 체결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의료원은 2015년 이후 A 업체와 계약을 맺었다. 2018년에는 A 업체와 성희롱 예방 등 법정 의무교육 등을 실시하는 데 연간 1억6000여만 원을 지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비슷한 규모와 내용의 교육을 한 경기도의료원이 제공한 금액보다 두 배 이상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 서울의료원이 A 업체로부터 총 교육비의 절반에 달하는 금액만큼의 해외연수를 제공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A 업체가 서울의료원으로부터 교육비를 부풀려 받고, 일부를 해외연수로 제공한 것이다.

고용노동부는 직업능력개발 훈련을 하는 사업주에게 일정 금액을 환급하는데, 서울의료원은 부풀린 교육비의 40%가량을 환급받은 것으로도 확인됐다.

위원회는 서울의료원에 앞으로 계약 체결 시 관련 법에 따라 공개입찰 방식으로 진행하고, 수의계약 체결 내용을 지체 없이 공개하라고 요구하는 등 ‘기관주의’ 처분을 내렸다. 서울의료원 관계자는 “옴부즈만위원회의 권고 사항을 모두 이행하기로 했고 올해 교육 관련 공개입찰을 진행 중이다”고 말했다.

한편 위원회는 최근 직권감사를 통해 시 장애인 보조기기 센터의 민간위탁 재계약 추진 과정에서 재계약 심의 대상인 현 수탁 법인의 이사가 심의위원으로 참가한 사실을 확인했다. 해당 법인은 시로부터 수탁받은 사무를 타 복지관에 다시 위탁한 사실도 적발됐다. 위원회는 재계약 심의를 다시 할 것 등을 요구했다.

위원회는 지난해 하반기에 ‘어린이보호구역 내 불법 주정차 과태료 관련 직권감사’ ‘구룡마을 도시개발사업 부당성 관련 시민감사’ 등 시민이 청구한 시민감사 5건과 고충 민원에서 비롯된 직권감사 2건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지난 2016년 2월 발족 이후 지금까지의 감사를 담은 사례집을 제작할 계획이다.

이후민 기자 potat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