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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게재 일자 : 2020년 01월 19일(日)
북한 외무상에 ‘김영철 라인’ 리선권…대남라인 다시 힘 받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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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 “신임 외무상에 리선권 임명” (서울=연합뉴스) 북한의 외교전략을 총괄하는 신임 외무상이 리용호에서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위원장으로 교체된 것으로 알려졌다. 19일 복수의 대북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주 후반께 이런 내용을 북한 주재 외국 대사관들에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은 지난 2018년 10월 남북 고위급회담 대표단회의에서 발언하는 리선권. 2020.1.19 [연합뉴스 자료사진]
리용호·리수용 해임, ‘포스트 하노이’ 대미 외교 실패 책임 물은 듯

북한이 지난해 노동당 전원회의를 기점으로 외교 양대 축인 노동당 국제부장과 외무상을 물갈이하고 대남업무를 맡아온 인물을 외무성 수장에 앉혀 주목된다.

일단 겉으로는 대미 강경 노선을 외치면서도 좀처럼 풀리지 않는 대미 외교의 어려움 속에서 외교 라인업을 물갈이하며 돌파구를 모색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19일 복수의 대북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최근 외국 대사관들에 신임 외무상에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장을 임명했다고 통보했다.

이로써 김정은 정권의 외교를 이끌었던 정통 외교관이자 자타공인 ‘미국통’ 리용호가 전격 물러나게 됐다.

앞서 리용호 외무상의 ‘대부’격인 리수용 당 국제담당 부위원장도 모든 직책에서 해임되고 후임에 김형준 전 러시아 대사가 임명된 것으로 확인됐다.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의 책임을 김영철 당 부위원장 등 대남 라인에 물었다면, 포스트 하노이 대미 외교의 실패를 리용호와 리수용 등 기존 정통 외교라인에 물은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2018년 한반도 평화 분위기 속에서 대미협상을 이끌었던 김영철 당 부위원장은 하노이 노딜의 책임을 지고 겸임했던 당 통일전선부장 자리를 내놓았고 일부 관련자들도 처벌을 받았다.

이번에 외무상이 된 리선권도 지방에서 혁명화 교육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영철이 주도했던 하노이 회담에서 북한은 ‘영변 핵시설 폐기’와 안보리의 핵심 제재 해제를 맞바꾸려 했지만, 미국이 ‘영변+α’를 요구하면서 결렬됐다.

그러자 회담 결렬 직후 김영철 중심의 대남라인이 퇴조하고 리용호 외무상과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이 대미 외교의 전면에 나섰고 주도권도 대미외교 전담이었던 외무성으로 다시 넘어갔다.

대미 정책 역시 하노이 때의 제재 해제와 핵시설 폐기 교환이 아닌, 미국으로부터 북한의 핵실험 및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 유예 등 선제적 조치에 대한 대가를 받아야 한다는 강경 방향으로 선회했다.

특히 김정은 위원장은 하노이 ‘빈손’ 이후 미국에 ‘연말 시한’을 제시하며 새로운 계산법을 갖고 나오라고 대미 공세를 펼쳤으나 이 역시 공허한 메아리에 그치고 말았다.

결국 최고지도자와 특별한 인연과 개인의 외교자질 등 모든 면에서 최고의 외교관으로 손꼽히는 리용호와 김정은 정권의 외교 브레인인 리수용임에도 또 한 번 대미 외교가 좌초하면서 물러난 것으로 볼 수 있다.

외교 소식통은 김정은 위원장이 외무성 중심으로 대미라인을 재편했지만, 이렇다 할 대미성과를 만들어내지 못하는 것에 대해 답답해했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외무상이 정통 외교관에서 대남 라인인 리선권으로 교체됨으로써 향후 대미 외교에서 김영철계로 분류되는 대남 라인에 힘이 실리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리선권은 군인 출신이긴 하지만 김영철 부위원장이 군에서 활동하던 시절부터 함께 남북 군사회담에 관여해온 오른팔이다.

그는 김정은 정권 출범과 함께 2014년 당시 최고권력기구였던 국방위원회 정책국장에 임명됐고 2016년 김영철이 노동당으로 자리를 옮겨 대남사업을 총괄하자 곧바로 군복을 벗고 조평통 위원장으로 승진했다.

사실 리선권이 대남업무를 해왔다는 점에서 외무상 임명을 생소한 것으로만 볼 수는 없다.

외교와 대남 업무 모두 외교의 영역에 속해 북한에서는 허담처럼 외무상 출신이 대남 업무를 관장하거나 백남순처럼 대남 업무를 관장하다가 외무상이 되기도 했다.

물론 리선권이 그동안 보여온 대남 강경 이미지가 북한이 당 전원회의에서 보여준 대미 강경 메시지를 부각하는 효과도 배제할 수 없다.

정부 소식통은 “외무상이 된 리선권이 김영철 사람이라는 것은 분명한 상황에서 적어도 김영철 라인은 2018년 미국, 한국과 대화의 물꼬를 트는 성과를 만들었다”며 “김영철 라인의 발언권이 살아날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최고지도자의 지시에만 따르는 북한 체제의 특성상 입지가 약한 리선권의 개인적 성향을 외교적 메시지 과시 차원에서 활용도를 높일 수는 있겠지만, 대외정책 전반에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외무성 업무에 이질적인 리선권이 상이 되면서 외무성 내에 불편한 권력 구조가 형성돼 앞으로 어떤 후속 인사가 이뤄질지도 관심사다.

리선권은 외무상에 임명됐으나 리용호처럼 정치국 위원은 물론 정치국 후보위원도 아니다. 장관급이면 갖는 당중앙위원회 위원에 머물러 있다.

대미 외교를 총괄해온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 역시 당중앙위원회 위원일 뿐 아니라 김정은이 위원장으로 있는 국무위원회 위원이어서 보직은 아래일지라도 정치적 입지가 리선권을 압도한다.

이런 측면에서 향후 최 제1부상의 낙마 여부도 지켜봐야 할 사안 중 하나다.

그러나 현재 드러난 외무성의 과도기적 권력 구조는 리선권을 비롯해 외교 라인의 수장이 수시로 바뀔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리선권이 전임자와 달리 정치국에 진입하지 못하고 김형준 역시정치국 후보위원에 머물러 있다는 사실에서 잘 드러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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