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에 빠트린 ‘통산 20승’…박인비 연장 티샷 실수 준우승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박인비가 20일 오전(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레이크 부에나 비스타의 포시즌 골프 앤드 스포츠 클럽에서 열린 LPGA투어 다이아몬드 리조트 챔피언스 토너먼트 4라운드 2번 홀에서 티샷을 한 뒤 타구를 지켜보고 있다. AP연합뉴스

- LPGA 시즌 개막전 최종일

1년10개월만의 우승 물거품

하타오카 - 로페스 승부 못가려
오늘밤 연장 6차전 치르기로

박인비(32)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개인 통산 20승을 다음으로 미뤘다.

박인비는 20일 오전(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 주 레이크 부에나 비스타의 포시즌 골프 앤드 스포츠 클럽(파71)에서 열린 올 시즌 개막전 다이아몬드 리조트 챔피언스 토너먼트(총상금 120만 달러) 4라운드에서 이븐파 71타로 타수를 줄이지 못했다. 박인비는 이날 5타를 줄인 가비 로페스(멕시코), 3타를 줄인 하타오카 나사(일본)와 동타(최종합계 13언더파 271타)를 이뤄 연장전에 돌입했다. 1, 2차 연장에서 셋은 승부를 가리지 못했고, 박인비는 197야드짜리 18번 홀(파 3홀)에서 열린 연장 3차전에서 5번 우드로 친 티샷을 물에 빠트려 탈락했다.

로페스와 하타오카는 연장 5차전까지 치렀지만, 일몰로 중단될 때까지 승부를 가리지 못했고 20일 밤 10시 연장 6차전에서 맞붙는다.

박인비는 매년 2월에 시즌을 출발했지만, 올해는 2020 도쿄올림픽 출전 티켓을 잡기 위해 1월 개막전에 참가하며 전의를 불태웠다. 박인비가 1월 개막전에 출전한 것은 4년 만이다. 박인비는 1라운드 2위에 이어 2, 3라운드에서 선두로 나서 LPGA 통산 20승을 눈앞에 둔 듯했다. 박인비는 박세리(25승)에 이어 한국인으론 두 번째 LPGA투어 20승, 그리고 2018년 3월 뱅크 오브 호프 파운더스컵 이후 1년 10개월 만에 우승할 기회를 잡았지만, 마지막 집중력이 흔들렸다.

박인비의 LPGA투어에서 연장전 통산 전적은 3승 5패. 특히 2014년 LPGA 챔피언십 연장전 승리 이후 최근 연장에서 3번을 내리 패했다.

박인비는 연장전에서 탈락한 뒤 “결과가 다소 아쉽지만 그래도 자신감을 얻었다”고 밝혔다. 박인비는 “어제, 오늘 18번 홀이 문제였다”며 “공을 홀에 더 가까이 보냈거나 퍼트를 몇 개 성공해 1타만 더 줄였다면 좋았겠지만 이런 것이 골프”라고 덧붙였다. 3라운드 18번 홀에서 이번 대회 자신의 첫 보기가 나왔고, 이날 연장 3차전도 같은 홀에서 열렸다. 퍼트 수도 보기가 없었던 1, 2라운드에서는 25개, 27개였으나 3라운드는 30개, 4라운드는 32개였다. 박인비는 “올해 첫 대회이고, 3라운드까지는 경기내용이 좋았다”고 자평했다.

박인비는 이날 출발부터 흔들렸다. 2번 홀(파4)과 3번 홀(파3)에서 잇따라 보기로 흔들렸다. 박인비는 8번 홀(파4)에서 6m가 넘는 긴 퍼트를 성공시켜 첫 버디를 잡아냈다. 이후에도 좀처럼 타수를 줄이지 못하던 박인비는 12, 13번 홀 연속 버디를 잡아낸 하타오카에게 1타 차 선두를 뺏겼다. 박인비는 16번 홀(파4)에서도 5m 거리의 쉽지 않던 버디 퍼트를 성공시켜 공동 선두에 합류했다. 그 사이 로페스가 18번 홀에서 이날 유일한 버디를 잡아내 공동 선두로 가장 먼저 경기를 마쳤다. 박인비는 18번 홀에서 그린을 살짝 넘겨 프린지에서 버디를 노렸지만, 홀 앞에서 휘어지는 바람에 파를 기록하며 연장전을 허용했다. 첫날 퍼트 수 25개로 발군의 퍼팅감을 뽐내던 박인비는 이날 페어웨이 적중률 100%를 자랑했지만, 그린을 5개나 놓쳤고 퍼트 수도 32개까지 치솟았다.

허미정은 이날 버디 10개와 보기 2개를 묶어 8타를 줄이며 합계 12언더파 272타로 공동 4위까지 순위를 끌어 올렸다. 김세영은 1타를 잃고 합계 10언더파 274타로 렉시 톰프슨(미국)과 공동 7위로 밀려났다.

최명식 기자 mscho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