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값, 크게 오르지도 내리지도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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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이후 주택시장 전문가 진단

정부여당 추가대책 엄포속
매도·매수자 관망세 전환

실수요자들은 여전히 존재
중저가·비규제지역 중심
풍선효과… 가격 오를 것

저금리에 부동자금 풍부해
서울도 하반기 상승 가능성

연초부터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한 청와대, 여권의 강경 발언으로 부동산 시장이 또 한 번 뜨거운 논란의 대상으로 떠올랐다. 문 대통령의 “부동산 가격 원상회복”을 비롯해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 김상조 정책실장 등 참모진의 반시장적 규제 도입 언급 등이 향후 서울·수도권 지역 부동산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리는 시기다.

20일 부동산 전문가들은 설(1월 25일) 명절 이후 시장 상황에 대해 정부의 정책적 영향이 당분간 유효할 것이라며 서울 지역 아파트 시장의 강한 관망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영향이 지속할지에 대해선 의문을 나타냈고 전·월세 시장의 변화에 대해선 엇갈린 의견을 내놓았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설 명절 이후에도 시장은 다소 안정성을 유지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정부 여당이 부동산 추가 대책을 내놓겠다고 얘기하고 있어 매매심리가 매우 가라앉아 있다”며 “다만 크게 하락하지도, 크게 오르지도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실수요자들은 여전히 존재하기에 비규제지역을 중심으로 많은 양은 아니지만 거래가 일어나고, 정책의 풍선효과도 나타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12·16 부동산 대책을 포함해 최근 여권의 부동산 강성 발언은 시장을 향한 일종의 충격요법”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서울 지역 재건축 시장은 이미 마이너스(상승률)로 돌아섰고, 설 명절 이후에는 강남 아파트들도 가격 상승세가 마이너스로 전환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이 같은 효과가 장기화할 것이란 데 대해선 시장 추이를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12·16 대책으로 인해 서울 지역 부동산 거래가 소강상태를 보이고 있는데 이런 분위기는 설날 이후로도 지속할 것”이라며 “대신 풍선효과로 중저가 아파트나 비규제지역, 서울 외곽 정비사업장 등에서는 가격상승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다만 서울 집값이 정치권의 기대처럼 빠지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저금리 부동자금이 많고, 매도·매수자 모두 관망하고 있기 때문에 가격 상승세가 주춤한 것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우병탁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팀장 역시 정책효과가 제한적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그는 “상·하반기 전체적으로 볼 때 올해 서울 집값은 전반적으로 오를 것”이라며 “정책적 영향으로 인해 단기적으로 아파트 가격은 보합세를 유지하다가 하반기 이후엔 다시금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신규 아파트를 중심으로 한 가격 강세도 설 이후 특징적인 시장 상황으로 꼽힌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팀장은 “정부의 강한 신호로 인해 시장이 침체된 상황이지만 2월 이후 중단된 신규 공급이 4월 분양가 상한제 유예 기간 마감 전까지 몰려 가격 상승을 주도할 수 있을 것”이라며 “신규 분양시장에 대한 수요자들의 관심이 쏠릴 것”이라고 말했다.

함영진 랩장도 “전세가격이 오를 이유가 더 많은 상황”이라며 “정부가 의도하진 않았겠지만 전·월세 상한제 등 임대인을 부담스럽게 하는 제도들이 거론되고 있어 임대인이 사전에 임대료를 올리려는 경향이 나타날 수도 있다”고 전했다.

우 팀장은 “전세시장은 안정화되겠지만 강남·목동 등 주요 학군이 있는 특정 지역의 전세시장은 연중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예측했다.

박정민 기자 bohe00@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