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아니면 벤츠’ 국내 車시장 양극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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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차 점유율 70% 회복
차종 다양화로 대중적車 장악

벤츠 1년만에 또 최다 판매기록
람보르기니도 1472% 급성장

‘현대·기아차 아니면 벤츠·람보르기니?’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양극화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현대·기아자동차가 지난해 내수 점유율 70%대를 6년 만에 탈환하면서 대중적인 중대형급 차 시장을 장악했지만 수억 원대에 달하는 수입차의 판매량도 동시에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현대·기아차에 따르면 지난해 양사의 내수 점유율은 70.98%로 2013년(71.8%) 이후 6년 만에 70%대를 회복했다. 국내에서 팔린 자동차 10대 중 7대는 현대·기아차라는 얘기다. 지난해 국내 자동차 판매량(상용차 제외)이 177만7946대를 기록한 가운데 현대·기아차는 총 126만2047대를 팔았다. 현대·기아차의 내수 점유율은 지난 2014년 70% 아래를 밑돈 이후 2016년에는 65.81%까지 떨어진 바 있다.

비결은 차종의 다양화다. 대형 SUV 현대차 ‘팰리세이드’와 소형 SUV 기아차 ‘셀토스’ 등 신차로는 신규 수요를 흡수했다. ‘쏘나타’와 ‘그랜저’ 등 불륨차종(많이 팔리는 차종)으로 기존 충성 고객까지 탄탄하게 붙잡았다. 3000만∼4000만 원대 중대형급 차 시장에서는 현대·기아차가 독주한 셈이다. 이런 체제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올해 양사는 제네시스 첫 SUV인 ‘GV80’을 비롯해 신차 6∼7종을 내놓는다. 대표적인 볼륨차종인 현대차 ‘아반떼’ ‘투싼’ 신차와 기아차 ‘쏘렌토’ 신차 출시도 앞두고 있다.

수입차 시장에서는 비싼 차만 잘 팔리는 현상이 두드러졌다. 수입차 1위 업체 벤츠는 지난해 총 7만8133대를 판매하며 지난해 역대 최다 판매 기록을 1년 만에 갈아치웠다. 증가 폭도 10.36%로 두 자릿수다. 반면 불매운동이 불거졌던 닛산, 토요타 등 일본 차와 BMW, 아우디, 폭스바겐 등 독일 차는 역성장했다.

초고가 럭셔리카도 급성장했다. 슈퍼카의 대명사로 수억 원대에 달하는 ‘람보르기니’는 지난해 전년 대비 1472.7% 성장했다. 롤스로이스의 지난해 국내 판매량도 전년 대비 30% 늘었다. 한국 럭셔리카 시장이 급성장하자 프랑스 ‘부가티’, 스웨덴 ‘코닉세그’, 이탈리아 ‘파가니’ 등 세계 3대 하이퍼카(초고성능차)도 국내에 상륙한다. 코닉세그는 지난해 10월 한국에 진출했다. 파가니는 이르면 오는 2∼3월 첫 전시장을 연다. 부가티도 진출 시기를 살피고 있다.

권도경 기자 kw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