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나푸르나 애도는 못할 망정…실종자 비난 ‘악성 댓글’

관련기사 댓글 다수가 ‘조롱’
실종자 가족 2차 피해 우려

네팔 히말라야 안나푸르나에서 산사태를 만난 한국인 교사 4명의 실종사건과 관련해 ‘악플’이 난무하면서 실종자와 실종자 가족들에 대한 2차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현지에서 진행되는 수색 작업은 기상악화로 나흘째 중단과 재개를 반복해 별다른 성과가 없는 상황이다.

21일 네팔 산사태 관련 기사에는 “봉사활동 할 곳이 없어서 네팔까지 갔나” “세금으로 놀러 간 것” 등의 댓글부터 원색적인 비난이 담긴 댓글들이 달려 있었다. 악플의 비중 역시 높아 이날 오전 10시 현재 올라온 네팔 관련 기사에 달린 댓글의 절대다수가 악플인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 사회에서는 타인을 비방하는 악플 문화가 개선되지 않고 있다. 가수 설리와 구하라가 지난해 10월과 11월에 극단적 선택으로 세상을 떠났던 배경에는 악플이 자리 잡고 있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악플 처벌을 강화해 달라”는 청원이 10여 개나 올라오기도 했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악플 등 사이버 폭력이 증가 추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정보화진흥원이 발표한 ‘2018 사이버 폭력 실태조사’에 따르면 2018년 사이버 폭력 가해 경험률은 21.6%로, 2017년 대비 4.5%포인트 증가했다. 19세 이상 성인 1500명을 대상으로 최근 1년간 사이버폭력 가해 경험을 물은 결과 “가해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 역시 2017년 대비 5.3%포인트 증가한 24.1%로 조사됐다. 또, 초·중·고교 학생 4622명을 대상으로 동일한 내용을 물었을 때 “가해 경험이 있다”고 답한 비율은 2017년 대비 4.7%포인트 증가한 20.8%로 나타났다. 성인 4명 중 1명, 학생 5명 중 1명은 사이버 폭력 가해 경험이 있는 셈이다.

송유근 기자 6silver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