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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주철환의 음악동네 게재 일자 : 2020년 01월 23일(木)
누가 나와 같이 함께… 저마다의 삶에 필요한 건 同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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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성수 ‘동행’

가수 양준일이 JTBC ‘슈가맨’ ‘뉴스룸’에 등장한 후 팬 미팅을 하더니 마침내 10대가 주 시청자인 ‘쇼 음악중심’(9일·MBC)에 상륙해서 ‘리베카’를 불렀다. 아버지뻘(1969년생)의 유연한 몸놀림에 진행자 미나(1999년생), 찬희, 현진(둘 다 2000년생)도 살짝 놀랐을 것이다.

온라인탑골공원에서 춤추던 그를 처음 ‘발견’한 사람들은 ‘1990년대에도 지드래곤이 있었다’는 사실에 적잖이 흥분했다. 시청자의 호기심은 시청률의 원동력이니 플로리다에 묻혀 있던 그를 ‘발굴’하기 위해 방송제작진이 꾸려지는 건 당연한 수순이다.

솔직히 옛날 PD의 시각으로 보면 온라인탑골공원은 그냥 자료화면에 불과하다. 지하철을 타고 ‘라이브’ 탑골공원에 직접 가보면 ‘불타는 청춘’의 기억을 가진 황혼의 고즈넉함이 산재해 있음을 확인하고 애잔한 발길을 돌리게 될지 모른다.

비행기에 오르며 제작진은 기대 반 우려 반이었을 것이다. ‘혹시 못 알아볼 정도면 어떡하지?’ 하지만 PD의 눈앞에는 ‘TV는 사랑을 싣고’ 대신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가 펼쳐졌다. 긍정의 피터팬 양준일에겐 세월의 풍화작용이 너그러이 비켜 갔다. 속상한 일이 없었겠는가. 하지만 속이 상하면 겉도 상한다는 걸 그는 유쾌하게 뒤집었다. 가까운 시일 안에 양준일과 지드래곤의 컬래버레이션도 희망차트에 추가한다.

2020년 새해 첫 주 ‘불후의 명곡’(KBS 2TV)이 채택한 주제는 ‘희망의 노래’였다. 첫 무대에서 띠동갑(쥐띠) 가수 최성수(1960년생·사진)와 앤씨아(1996년생)가 ‘동행’을 불렀다. 1987년 ‘가요톱10’ 6주 연속 1위곡이다. ‘아직도 내게 슬픔이 우두커니 남아있어요/그날을 생각하자니 어느새 흐려진 안개’.

최성수와 관련해 내게도 흐릿하게 기억나는 ‘그날’이 있다. 데뷔 당시 최성수는 4인조 포크그룹 ‘꾸러기들’의 멤버였다. 뮤직비디오 촬영하러 가는 길에 멤버들과 대화를 나누던 중 최성수에게 무심코 이런 질문을 던졌다. “그런데 전공이 뭐죠?” 돌이켜보면 참 개념 없는 질문인데 해맑은 표정으로 답하던 그의 표정이 날 부끄럽게 만들었다. “저 대학 안 다녔어요.” 그의 자신감 넘치는 반응이 ‘대학 다닌’ 나를 궁지에 빠뜨렸고 나는 카메라 뒤에서 몹시 작아졌다. 한참 후에 그는 유학을 갔고, 교수가 됐다. 공교롭게도 그날 찍은 뮤비 노래 제목이 김창완 작사·작곡 ‘무슨 색을 좋아해도’였다. ‘새파란 색을 좋아한다고/새파랗게 웃을 수는 없잖아/(중략) 아무 색이면 어때/우리 사이에 무지개색 꿈이 있는데’. 전공사건(?) 뒤로 우린 허물없는 사이가 됐다. 친해지는 데 전공이나 색깔은 상관이 없었다. 아침은 그에게도 나에게도 공평하게 찾아왔다. ‘싱그러운 아침 햇살이/풀잎에 맺힌 이슬 비칠 때면/부시시 잠 깨인 얼굴로/해맑은 그대 모습 보았어요’(최성수 ‘풀잎사랑’ 중).

▲  주철환 아주대 문화콘텐츠학과 교수·노래채집가
사랑은 좋은 거지만 편중된 사랑(편애)은 좋은 게 아니다. ‘피아노 키보드는 흑과 백이 완벽한 조화를 이루며 하모니를 만드는데 우린 왜 그렇게 못하죠’(Ebony and Ivory live together in perfect harmony/ side by side on my piano keyboard/ oh Lord, why don’t we?). 폴 매카트니와 스티비 원더가 1982년 발표한 싱글 ‘에보니 앤드 아이보리’는 이런 질문으로 시작한다. 이 곡은 ‘턱 오브 워’(Tug of War) 음반에 수록됐는데 그 의미가 줄다리기 혹은 주도권 다툼이다. 그게 싫었던 거다. ‘저마다 살아가는 데 필요한 건 바로 동행입니다(Each other what we need to survive together alive)’(‘에보니 앤드 아이보리’ 중). 최성수도 화답한다. ‘누가 나와 같이/함께 울어 줄 사람 있나요/누가 나와 같이/함께 따뜻한 동행이 될까’(‘동행’ 중).

아주대 문화콘텐츠학과 교수·노래채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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