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다보스서도 “삼성 경쟁자 애플 많이 도와줬다” 자랑

“관세 면제로 불이익 없게해
한국과는 엄청난 무역 합의”
인터뷰서 경제성과 부각시켜
“Fed, 경제정책에 도움 안줘”

“탄핵 절차는 사기극” 비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년 만에 참석한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이 마무리될 때까지 경제성과 부각과 탄핵 비판 등 국내 문제에 몰두했다. 오는 11월 3일 열리는 대선을 겨냥해 지지층을 결집하는 데 국제무대를 활용하고 나선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2일 스위스에서 열린 다보스포럼 참석 중 CNBC와 가진 인터뷰에서 “솔직히 나는 애플을 많이 도와줬다. 그들에게 (관세) 면제를 해줬다”며 “그것이 큰 차이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알다시피 그들은 삼성과 경쟁한다. 삼성은 그들의 ‘넘버 원’ 경쟁자라고 생각한다”며 “삼성은 한국 출신인데 우리가 한국과 무역협정을 맺고 있어 그것은 불공정하다”고 강조했다. 삼성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관세 혜택을 받는 반면 애플은 중국산 제품에 대해 관세를 물어야 할 상황이라 이를 면제해줬다는 의미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 무역협상 진전을 이유로 당초 지난해 12월 15일로 예정됐던 관세 부과를 철회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취임 후 맺은 여러 무역합의 덕에 “미국 경제가 엄청난 성장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과 400억 달러(약 46조7000억 원) 규모의 합의를 했고, 한국과도 엄청난 합의를 했다”며 “그것(과거 한·미 FTA)은 끔찍한 합의였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합의에) 멕시코와 캐나다를 추가했고, 중국을 추가했고, 다른 나라들을 추가했다”고 자화자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인상이 없었다면 우리는 (경제성장률이) 4%에 근접했을 것”이라며 “다우지수도 5000∼1만 포인트 더 올랐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그들이 기준금리를 올렸을 때 그것이 ‘킬러(killer)’였고, 그것은 큰 실수였다”며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어야 했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Fed가 자신의 경제 정책에 도움을 주지 않고 있다며 Fed의 통화정책을 공격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상원에서 진행 중인 탄핵 심판에 대한 비난도 이어갔다. 그는 이날 예정에 없던 기자회견을 열고 “완전히 날조된 것”이라며 “사기극이며 최고의 마녀사냥”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 하원 탄핵소추위원들은 이날 상원에서 탄핵소추안 제안 설명을 시작했다. 애덤 시프(캘리포니아) 하원 정보위원장 등 탄핵소추위원들은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조 바이든 전 부통령에 대한 수사를 요구함으로써 대통령 권한을 남용해 사적이익을 얻으려 국가이익을 해쳤다”고 주장했다.

워싱턴 = 김석 특파원 su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