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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게재 일자 : 2020년 01월 26일(日)
급(級)이 다른 진행…김성주는 탁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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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편성채널 TV조선 ‘내일은 미스터트롯’(미스터트롯·기획 서혜진)이 전작인 ‘미스트롯’의 기록을 넘어섰다. 23일 방송 분량의 전국 시청률은 19.4%(닐슨코리아 기준). 지난해 ‘미스트롯’ 마지막회가 마크한 18.1%를 넘어서기까지 4회면 충분했다.

‘미스터트롯’의 성공에 대한 다양한 분석이 나온다. 출중한 가창력과 끼로 무장한 출연자, ‘미스트롯’의 후광 효과, 트로트라는 소재의 선풍적 인기 등. 하지만 한 가지가 빠졌다. 이 모든 재료를 최고의 배합으로 섞는 솜씨, ‘미스터트롯’ 시리즈의 마스터 셰프 역을 하고 있는 방송인 김성주다.

김성주는 화려하지 않다. 하지만 단단하고 빈틈이 없다. 흐름을 정확히 읽는다. 이는 유명 방송인들이 출연해 합을 맞추는 토크쇼나 버라이어티와는 달리 방송의 문법을 모르는 일반인 참가자들이 즐비한 오디션 프로그램을 진행할 때 가장 중요한 덕목 중 하나다. 진행자가 중심을 잡지 못하면 산만하거나 알맹이를 놓칠 수 있기 때문이다. 베테랑 스포츠 캐스터로도 활약했던 그는 경기 전체의 흐름을 꿰뚫으며 중계를 하듯, 출연진 한 명 한 명이 나열식으로 등장하고 물러나길 반복하며 자칫 단조로워질 수 있는 오디션의 완급을 조절한다.

각 출연진의 성향과 분위기에 맞춘 진행 솜씨도 눈에 띈다. 더 분량을 할애해 이야기를 이끌어내야 할 출연진과 한번 언급해주는 정도면 충분한 출연진을 구분한다. 무대가 뜨거울 때는 자신도 진행자석에서 덩실덩실 몸을 흔든다. 심사위원들이 흥에 취해 하트 버튼(합불 결정 버튼)을 누르는 것을 잊고 있을 때는 “빨리 눌러주세요”라고 종용한다. 냉정하게 제자리를 찾아가는 그는, ‘불 속의 물’ 같은 존재다.

무엇보다 김성주의 진행은 따뜻하다. 음이탈이나 가사 실수 후 망연자실한 출연진과 함께 슬퍼하고, 참가자가 올하트(심사위원 전원 합격)를 받았을 때는 함께 기뻐한다. 유소년부의 11세 임도형, 9세 홍잠언이 무대를 마친 후 김성주가 보여준 진행자의 자세는 아주 인상적이었다. 눈물샘이 열린 그들을 바라보며 “뒤에서 난리 났어 벌써. 나는 발표 못해, 나는”이라고 안타까운 표정으로 고래를 가로젓고, 심사위원들이 아이들을 위로할 때는 “하트나 누르지”라고 그들을 나무라며 분위기를 환기시켰다. 끝까지 눈물을 참는 홍잠언의 눈시울이 붉어지자 “더 얘기하면 울 것 같습니다~”라며 마무리 지으며 다음 차례로 넘어가기 위한 자연스러운 포석을 둔다. 무엇보다, 아이들과 인터뷰를 나눌 때는 항상 무릎을 굽히며 눈높이에 맞추는 그의 자세에서 인간미가 느껴진다.

김성주는 대한민국 오디션 프로그램 열풍의 시금석을 놓은 인물이다. 케이블채널 Mnet ‘슈퍼스타K’ 시리즈의 진행을 맡아 “60초 후에 공개됩니다”라는 유행어를 낳으며 전 국민의 ‘예비 연예인化’에 앞장 섰다. 대한민국에서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솜씨는 그가 두번째다. 첫번째 자리는 ‘전국노래자랑’의 송해라, 누구도 넘볼 수 없기 때문이다. MBC ‘복면가왕’에서는 복면을 쓴 가수의 정체가 공개되기 전 그가 “바로~~~”라고 외칠 때 긴장감이 최고조가 된다.

모두가 “오디션의 시대는 끝났다”고 할 때 김성주는 ‘미스터트롯’ 시리즈로 다시 불씨를 살렸다. 이 시리즈의 엄청난 화제 속에서 김성주를 향한 평가가 다소 뒤로 밀리는 것은 아쉽다. 하지만 참가자들에게 방점을 찍기 위해 MC는 두어 발 뒤로 물러나는 진행, 오디션 프로그램의 숙명이다. 김성주가 이 숙명을 감내하기에, 그가 맡은 경연 프로그램에 빛날 수 있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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