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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게재 일자 : 2020년 01월 27일(月)
웨딩 대행업체 대표 사망으로 예비부부 80쌍 ‘발 동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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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혼[연합뉴스TV 캡처]
“‘드레스 투어’(웨딩드레스를 고르기 위해 여러 업체를 돌아보는 일)를 시작하기도 전에 돈을 날리고 결혼 준비에도 차질이 생겼어요.”

오는 10월 결혼을 앞둔 황수철(가명·33)씨는 여유 있는 준비를 위해 지난해 9월부터 드레스 대여 업체와 결혼식장 등을 알아보기 시작했다.

선택지가 너무 많은 터라 그는 각종 웨딩 서비스를 패키지 형태로 묶어 판매 대행하는 일명 ‘다이렉트 웨딩업체’를 통한 준비를 선택했다. 결혼 준비에 필수라고 생각한 ‘스드메’(스튜디오 촬영·드레스 대여·메이크업의 줄임말) 서비스를 대행업체를 통해 간편하게 결정하려 한 것.

황씨는 지난해 9월 서울 강남구의 한 대행업체와 계약을 맺었다.

그러나 드레스 투어 일정을 잡기 위해 약 한달 후 업체에 전화를 걸었지만 연락이 잘 닿지 않았다. 며칠 뒤 업체 관계자로부터 받은 문자는 청천벽력 같았다. 대행업체 대표가 최근 숨져 더는 결혼 준비 대행을 진행할 수 없다는 내용이었다.

그가 지불한 금액은 드레스 대여비 등 요금과 대행 수수료를 합쳐 총 290만원. 현금으로 냈기 때문에 카드사를 통해 결제를 막을 방법도 없었다. 황씨는 “해당 업체가 계약 시 할인과 수입 드레스로 무상 변경 등 혜택을 제시하며 카드 대신 현금 지불 방식을 권했다”고 주장했다.

황씨처럼 이 업체를 통해 피해를 봤다는 이들은 약 80쌍에 달했다. 이들은 오픈 채팅방을 만들어 공동 대응을 위한 의견을 나눴지만 대표가 사망한 뒤라 뾰족한 손해 배상책 등을 찾을 수 없었다.

현행 소비자 분쟁 해결기준에 결혼 준비 대행 계약의 해지와 관련한 피해를 보상받을 수 있도록 한 규정은 마련돼 있지만 허점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사업자의 귀책 사유로 계약을 해지할 때에는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지만, 준비 대행 절차가 개시된 이후에만 해당한다. 이들 예비부부의 경우처럼 대행 절차가 시작되기 전에 비용만 지불한 상황에선 이러한 사고가 나도 구제받기 어렵다.

다른 제보자 김민애(가명·37)씨는 “가족을 잃은 유가족의 마음도 이해가 가지만 80쌍이 넘은 예비 부부들은 갑자기 결혼식 진행이 미뤄졌는데 이게 뭔 날벼락인가 싶다”고 하소연했다.

갑작스러운 일로 재정적 타격을 입었다는 예비 부부도 있다. 신승혜(가명·34)씨는 “신랑하고 제가 사실상 있는 돈, 없는 돈 다 털어서 계약한 건데 갑자기 이런 사고를 당하니 감정적으로 힘든 것은 물론 경제적으로도 부담이 많이 된다”고 털어놨다.

사망한 대표의 유가족은 부채에 대한 한정승인 절차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가족 측은 “한정승인 판결을 기다리는 중으로, (법원의 판단이) 나오면 청산 절차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결혼 준비 대행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피해를 봤다는 이들에 대한 구제 건수(국내 결혼 기준)는 2017년 73건, 2018년 90건, 작년 137건으로 꾸준히 늘었다.

강남구에서 30여년 웨딩업계에 종사한 A씨는 “최근 비혼 경향으로 웨딩업이 사양 산업화하고 있지만 새로운 트렌드를 따라가려면 투자해야 하는 비용이 적지 않아 웨딩업계가 경영 압박을 받는 경우가 많다”며 “비용의 상당 부분을 사전에 현금으로 내도록 하는 업계 관행은 소비자를 위해 줄여나갈 필요는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소비자 단체 ‘소비자와 함께’ 정길호 상임대표는 “우리나라의 웨딩산업의 경우 대표가 모든 권한을 가지고 있는 영세업체가 많아 이런 피해 사례가 생기는 것”이라며 “분쟁 해결 기준을 더 강화하고 업체의 보험 가입 여부를 표시하는 것을 강제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연합뉴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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