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4번째 확진자 최소 96명 접촉… 버스·택시 타고 다녀

‘우한폐렴’ 2차감염 공포 확산
밀접접촉 32명 자가격리 조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의 네 번째 확진 환자가 입국 이후 6일간 무방비 상태로 지역사회를 돌아다니면서 96명을 접촉한 것으로 28일 드러나 시민들의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이 중 밀접 접촉자 32명에 대해 자가격리가 취해진 상황이다. 질병관리본부 및 평택시가 발표한 우한 폐렴 발생 현황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현재 우한 폐렴의 국내 확진 환자는 4명을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조사대상 유증상자는 112명으로 급증했다. 27일 오전 기준 총 57명에서 하루 만에 두 배 가까이로 늘어난 것이다. 이 중 97명이 음성 판정 등으로 격리 해제됐으며 15명은 감염 여부를 확인 중이다. 질본 관계자는 “중국 여행을 다녀오는 사람도 계속 늘기 때문에 의심 신고 등으로 인해 유증상자 수는 앞으로도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네 번째 확진자인 A 씨는 20일 귀국 이후 26일 격리가 이뤄질 때까지 6일간 아무런 제재 없이 지역사회를 돌아다녔다. 경기 평택시에 거주하는 A 씨는 공항에서 버스와 택시로 귀가한 뒤 지역 인근 병원과 약국 등을 방문하며 가족을 포함해 96명의 시민과 접촉한 것으로 나타났다. 질본의 역학조사 결과로 드러나는 A 씨의 동선에 따라 추가적인 접촉자도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다. 우한 폐렴의 잠복기 감염 가능성을 발표한 중국 보건당국과 달리 질본에서는 증상 발현 이후 환자의 기침이나 재채기 등으로 발생하는 ‘비말’(침방울)을 통한 감염이 가장 유력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오전 문재인 대통령은 우한 폐렴 환자 진료 중심으로 기능이 전환된 국립중앙의료원을 방문했다. 정부는 이날 오후 국무총리 주재 회의에서 중국 우한에서 고립된 우리 교민들을 철수시키기 위한 전세기 투입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최재규·민병기·손고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