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 폐렴’ 비상>치사율, 메르스보다 낮지만… 전파속도 빨라 ‘경계’ 발령

1명당 전파력 1.4~2.5명… 메르스와 사스 중간 수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의 치사율은 현재 3% 수준이다. 28일 의료계에 따르면 우한 폐렴의 치사율은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보다 현재까진 낮은 상황이다. 사스의 치사율은 9.6％, 메르스는 34.5％에 달했다.

하지만 우한 폐렴의 치사율이 스페인 독감(2% 수준)보다 높은 데다, 현재 많은 확진자가 치료를 받는 상황이므로 현재보다 더 높아질 수밖에 없어 안심할 수 없다. 게다가 현재 전파력은 환자 1명당 1.4∼2.5명으로 메르스(0.4∼0.9명)와 사스(약 4명)의 중간 수준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정부가 지난 27일 감염병 위기 경보 단계를 메르스 때보다 한 단계 더 높은 ‘경계’로 높인 것은 그만큼 우한 폐렴의 잠재적인 위험도를 높이 평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우한 폐렴 사망자가 국내에는 아직 나오지 않았으나 전파 속도가 사스 때보다 훨씬 빠른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우한 폐렴 확진자 수는 한 달도 안 돼 3000명을 육박하고 있는 데 반해 사스는 1000명의 확진자가 나오기까지 4개월이나 걸렸다.

제2의 메르스 사태가 재연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2차 감염 차단이 무엇보다 중요한 것으로 꼽힌다. 국내에서만 186명의 감염자와 38명의 사망자를 낸 2015년 메르스 때는 허술한 방역망이 2차 감염을 확산시키는 데 주원인으로 작용했다. 지방 병원에 입원했던 1번 환자가 병원 밖 상점까지 수시로 돌아다녔는데 당국이 방역 범위를 환자 입원 병실로 국한하는 바람에 그 병원에서만 30명의 2차 감염자가 나왔다.

김성훈 기자 powerkimsh@munhwa.com


■ ‘비말 전파’는…

환자가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 뿜어내는 비말(飛沫·튀어 올랐다 흩어지는 물방울)을 통해 폐에 있던 바이러스가 전파되는 것을 말한다. 감염병 전파 방식 중 직접전파에 해당한다. 환자가 기침이나 재채기를 하면 바이러스가 포함된 물방울이 약 1.5m까지 퍼지게 되는데 이 근방에 있는 사람에게 전염될 수 있다. 밀폐된 공간에 있으면 감염 가능성이 더욱 높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