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 폐렴’ 비상>文대통령, 확진자 입원 국립의료원 방문

이틀전엔 ‘불안 자제’ 당부
확산 방지 직접 챙기기 나서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국립중앙의료원을 방문하는 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확산 방지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감염병 위기 경보 단계가 ‘주의’에서 ‘경계’로 격상할 정도로 상황이 긴박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판단, 문 대통령이 “과도한 불안을 갖지 말아달라”고 당부한 지 이틀 만에 청와대를 ‘컨트롤타워’로 사실상 지정해 직접 챙기기에 나선 셈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을 방문해 현장 대응 상황을 보고받고 음압 격리 병동 등 시설을 살펴봤다. 문 대통령의 국립중앙의료원 방문 일정은 전날 밤 전격적으로 확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이 두 번째 확진 환자가 입원해 있는 국립중앙의료원을 전격 방문한 것은 그만큼 확산세가 심상치 않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의 행보는 지난 26일 대국민 메시지에서 “국민들께서도 정부를 믿고 필요한 조치에 대해 과도한 불안을 갖지 마실 것을 당부드린다”고 밝힌 것에서 급변한 것이다.

정세균 국무총리도 이날 국무회의에서 “가용인력과 자원을 총동원하겠다”며 초강력 대응 의지를 밝히면서 정부는 총력전에 나서고 있다. 정 총리는 이날 오후에는 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면서 전세기 탑승을 희망하는 700여 명의 우한(武漢) 교민 수송과 이에 따른 2∼3차 감염 방지 대책, 우한 지역 입국자에 대한 전수 조사 방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특히 정부는 우한 교민을 전세기 2대를 이용해 수송해오되, 2주 정도 격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원내대책회의에서 “국민 생명이 걸린 사안은 정쟁 대상이 아니며 여야가 따로 없다는 전통을 확립해야 한다”며 “야당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범국가적인 총력 대응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은 오랜 세월을 함께 돕고 살아가야 할 친구”라면서 “중국 정부를 지원하는 방안도 검토해달라”고 밝혔다.

하지만 심재철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국민의 걱정과 불안은 커지는데 정부 대응은 미덥지 못하며, 대만처럼 중국 여행객의 국내 입국 금지를 추진하는 등 추가 전염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영주·장병철·민병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