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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게재 일자 : 2020년 01월 29일(水)
노조의 경영간섭 문열어준 기업은행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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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낙하산 인사’로 논란이 된 윤종원 IBK기업은행장이 취임한 지 27일 만인 29일 오전 서울 을지로 기업은행 본점에 처음 출근해, 환영인사를 나온 임직원들과 악수하고 있다. 뉴시스
윤종원 행장, 27일만에 취임

노조추천이사제·희망퇴직 등
노조 입김 밀려 추진키로 합의
임기내내 노조 눈치볼 가능성

예탁결제원도 낙하산시비 일어


윤종원 IBK 기업은행장이 취임 이후 27일 만에 서울 을지로 본점으로 출근해 뒤늦은 취임식을 했다. 그러나 노동조합의 출근 저지를 풀기 위해 노조추천이사제와 희망퇴직 등 요구를 들어주면서 결국 노조의 경영 간섭까지 허용할 여지를 준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윤 행장은 29일 오전 서울 중구 을지로 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노동조합’ 혹은 ‘노조위원장님’, ‘노사관계’ 등을 수차례 언급했다. 밖으로는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유감’ 표명과 함께 은행장 선임 절차 개선을 약속하고, 안으로는 설 연휴 기간 이어진 한국노총과 민주당 간 협상의 결과로 열린 취임식이다. 총선에서 한국노총의 표 이탈을 막으려는 민주당이 한국노총의 요구를 수용했다. 기업은행 노조는 윤 행장과의 협상에서 △희망퇴직 문제 해결 △노조 동의 없는 직무급제 도입 등 임금체계 개편 금지 △임원 선임절차의 투명성과 공정성 개선 △노조추천이사제 유관 기관과 협의 후 추진 △정규직 일괄전환 직원의 정원통합 △인병 휴직(휴가) 확대라는 내용으로 노사 공동 선언문을 끌어냈다.

윤 행장은 취임사에서 “앞으로 새로운 60년을 내다보면서 IBK를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초일류 금융 그룹으로 만들겠다”는 비전을 밝히고 ‘혁신 금융’과 ‘바른 경영’을 천명했다.

하지만 노조와 합의문까지 작성한 내용을 이행하는 게 당면 과제가 될 수 있다. 특히 금융권 최장 기간 출근 저지의 기록을 세운 기업은행에서 금융공기업 최초의 노동이사제 도입 기관이 될지 금융권은 주시하고 있다. 앞서 수출입은행에서는 노동조합에서 이사 후보를 추천했지만, 최종 선임은 되지 않은 바 있다.

또 다른 금융공기업인 한국예탁결제원은 29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임원추천위원회에서 추천한 단독 후보인 이명호 더불어민주당 수석연구위원에 대한 사장 선임안을 통과시켰다. 예탁결제원은 한차례도 내부 출신 인사가 사장이 된 적이 없다. 이병래 현 사장을 비롯해 대대로 금융위원회 고위직 출신이 사장직을 맡는 것이 관례였다. 그러나 이번에 기업은행 노조의 ‘낙하산 저지’ 투쟁이 커지면서 예탁결제원 노조도 ‘낙하산 반대’를 외치며 사장 출근 저지 등 실력 행사에 나설 예정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기업은행에서 정부의 인사권을, 총선을 이유로 여당이 뒤집으면서 노조에 끌려간 나쁜 선례를 남기게 됐다”고 평가했다.

박세영 기자 go@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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