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직원들 무급 휴직… 주한미군 “4월 시행” 통보

방위비 협정 앞두고 ‘압박’

주한미군 사령부가 오는 4월 1일부터 주한미군 기지에서 근무하는 한국인 직원들을 상대로 무급휴직을 시행할 수 있다고 29일 통보했다. ‘60일 전 사전 통보’ 규정에 따른 것이지만, 주한미군이 이를 이례적으로 공개한 것은 현재 진행 중인 제11차 주한미군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협상에서 한국의 분담금 증액 수용을 압박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주한미군 사령부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방위비분담협정이 타결되지 않아 추후 공백 상태가 지속할 가능성이 있어 한국인 직원들에게 오는 4월 1일 자로 잠정적 무급휴직이 시행될 수 있다는 점을 사전 통보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주한미군 측은 “무급휴직 개시 60일 전 사전통지를 규정한 미국 법에 따른 절차”라면서 “한국인 직원들은 오는 1월 31일 이전에 모두 관련 공지문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주한미군 측의 이번 통지는 10차 협정이 지난해 12월 31일로 효력이 종료되면서 한국인 직원 급여 예산 고갈에 따른 것이지만, 주한미군이 예년과 달리 보도자료까지 내고 이를 공개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존 루드 미 국방부 차관도 28일 하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서 “미국은 부유한 동맹국에 평화·안보·안정을 유지하는 상당한 부담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미국 측이 한국인 직원을 협상 볼모로 활용하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애덤 스미스 미 하원 정보위원장은 이날 미국이 한국에 요구하고 있는 50억 달러(약 5조8000억여 원)에 대해 “한국과의 관계를 위태롭게 할 가능성이 있어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손고운 기자 songon1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