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공항서 발열조사해도 환자 2명중 1명은 못 걸러내”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영종도=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우한 폐렴’ 확산이 우려되는 가운데 29일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입국장에서 중국 톈진발 입국한 사람들이 검역을 받고 있다. 2020.1.29

英 연구진 분석 보고서

공항 입·출국과정에서 발열 조사를 해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환자 2명 중 1명은 걸러내지 못한다는 분석이 나와 전 세계의 시선을 집중시키고 있다. 정부가 14일 이내 중국 후베이(湖北)성을 방문하거나 체류한 외국인의 입국 금지 조치를 오는 4일부터 시행키로 했지만 사실상 입국 과정의 발열조사도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다.

3일 빌리 퀼티 런던 위생·열대 의학대학원 연구진은 학술 논문 등의 사전 출판 사이트인 ‘메드아카이브(medRxiv)’에 게재한 보고서를 통해 영국 런던을 기준으로 중국에서 100명의 감염자가 항공기를 통해 입국할 경우 45명은 무사통과하게 된다고 분석했다. 연구팀은 우한에서 런던을 기준으로 비행시간, 바이러스 잠복기, 공항 열감지 센서의 민감도 조건 등을 현재까지 알려진 내용을 기준으로 설정해 공항 스크리닝 효과를 시뮬레이션했다. 그 결과 100명의 감염자 중 45명은 두 번의 공항 스크리닝을 모두 통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에서 출국 시 45명이, 영국 입국 시 9명이, 또 이동 중 1명이 확인돼 적절한 조치가 취해질 수 있지만 45명은 거르지 못한다는 것이다.

특히 연구팀은 시뮬레이션 모델을 직접 활용할 수 있도록 공유해 뒀는데 한국 서울의 경우를 기준으로 비행 소요 시간을 3시간으로 줄여보면 감별되지 못하는 환자 수는 100명 중 50명으로 늘어난다. 2명 중 1명은 공항 검역을 무사통과한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감염자의 입국을 막으려는 공항 열 검사는 무증상 감염 비율이 무시할 수 있는 수준이며 열 감지의 감도가 거의 완벽하고, 잠복기가 짧은 경우에만 그 목표를 온전히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에서도 공항 검역을 통과한 확진자가 입국 이후 확진자로 판명되는 등 공항 검역의 한계는 누차 지적돼왔다. 이 때문에 중국 후베이성만을 중심으로 외국인의 입국을 제한하는 것은 근본적으로 감염자 입국을 차단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중국 내 감염사례 중 후베이성 외 지역에서 발생한 사례가 40%에 달하므로 감염자들의 입국을 막지 못하는 상황은 지속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최재규 기자 jqnote9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