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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한반도 정찰記 게재 일자 : 2020년 02월 05일(水)
육군 전차 美 원정훈련의 역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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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좁은 훈련장 여건 때문에 주로 측면사격 훈련만 하는 국군 전차들. 사진 = 신인균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 경기대 겸임교수

전차 훈련장 부족한 단점 보완
남북 군사합의로 일본만 이득
文정부 ‘나쁜 친일’ 앞장선 셈


육군이 미국에 가서 원정 훈련을 하는 방안을 계획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이는 기왕에 해오던 참관단 수준의 교류를 쌍방 기동훈련 수준으로 높이겠다는 것이다. 주한미군은 9개월에 한 번씩 1개 기갑여단을 교대로 파견한다. 부대들은 파견 직전에 캘리포니아에 있는 국립훈련센터(NTC)에서 파견지 적응훈련을 한다. 이 훈련장은 파견되는 지역의 지형과 시가지 등을 묘사해 놓고 실전적인 훈련을 하는 곳이다. 대항군이 있다면 훨씬 우수한 성과를 낼 수 있는데, 이 파트너로 한국군이 실제로 나선다면 파견되는 주한미군의 훈련 성과는 극대화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면 이 훈련은 우리 군에 도움이 될까? 이상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결론적으로, 어떤 측면에선 역설(逆說)로 큰 도움이 된다.

첫째, 정상적인 훈련을 할 수 있다. 우리 군은 2000년대 이후 급속히 현대화돼 지난해 말 각 사단 통폐합 이전 기준으로 6개 기계화사단과 5개 기갑여단이 있다. 하지만 실전적인 훈련을 할 수 있는 훈련장은 거의 없다. 가장 큰 훈련장인 포천의 승진훈련장은 대대급 훈련장이다. 양평의 비승훈련장은 겨우 중대급만 훈련할 수 있지만 아주 소중하다. 전차가 주포를 전방으로 하고 사격할 수 있는 훈련장은 이 두 곳뿐이기 때문이다. 나머지 훈련장들은 규모가 작다 보니 사격은 반드시 포탑을 옆으로 돌리고 쏴야 한다. 그런데 실전에서 전차가 포탑을 옆으로 돌리고 쏠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전차의 전면 방어력은 적의 포탄을 막아낼 수 있을 정도로 강하지만 측면은 취약하기 때문이다. 당연히 적과 마주 보고 싸우도록 훈련해야 하는데, 우리 전차들은 훈련장의 특성상 측면사격만 훈련하는 것이다. 규모가 큰 미국의 NTC에서는 당연히 전차 본연의 자세로 훈련할 수 있으니 긍정적이다.

둘째, 실전적인 훈련을 할 수 있다. 우리 군에서 가장 큰 훈련장인 승진훈련장도 쌍방 훈련은 할 수 없다. 일방적으로 달리며 적은 ‘있다 치고’ ‘나타났다 치고’ 돌진하는 시스템이다. 적 보병이나 전차와 마주 보며 싸워야 하는데, 그런 실전적인 훈련은 애당초 할 수 없는 현실이다. 이런 상황에 미군과 전차와 장갑차를 이용한 쌍방 교전 훈련을 해 본다면 이는 우리 군의 교리 발전에도 상당히 도움이 될 것이다.

셋째, 시가전 훈련의 맛을 보는 것이다. 우리 군엔 기계화부대 시가전 훈련장이 없다. 보병 시가전 훈련장은 홍천 KCTC나 파주 9사단 훈련장 등에 소규모로 갖춰져 있지만, 기계화부대는 시가전 훈련 기회를 가질 수 없었다. 북한도 도시화가 많이 진행돼 시가전 훈련은 필수다.

이처럼 긍정적인 면들이 있지만, 크게 보면 안타까운 측면이 많다. 그동안 대규모로 해왔던 한·미 연합 군사훈련은 이런 지엽적 단점을 덮고도 남을 만큼 압도적인 훈련이었다. 가장 강하고 실전적인 군대인 미군과의 연합훈련은 실전을 치르지 않은 우리 군엔 소중한 교육 기회다. 또, 북한과의 전면전에 대비해 작전계획에 맞춰 미군과 손발을 맞춰 봐야 한다. 그런데 국군은 남북 군사합의서로 스스로 발목을 묶었다.

더 안타까운 것은 우리 군이 미군과 훈련을 하지 않으니 미군은 그 파트너를 일본으로 교체하고 있는 현실이다. 현재 미·일은 ‘노던 바이퍼(Northern Viper)’라는 대규모 훈련을 하는 중인데, 바로 우리 군과 해왔던 키리졸브·독수리연습의 대체적 성격이 강하다. 미 해병대는 일본 육상자위대의 수륙기동단과 함께 지난 1월, 규슈(九州)와 오키나와(沖繩)에 걸쳐 대규모 상륙훈련을 했다. 이런 훈련들로 인해 일본 자위대의 전력은 급상승할 것이고, 일본은 전쟁을 할 수 있는 보통국가로 탈바꿈하게 될 것이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오매불망하는 결과다. 문재인 정부는 지지자들이 싫어하는 일본을 이렇게 도와주고 있다. 은근히 ‘이번 총선은 한·일전’이라는 분위기를 띄우며 한국의 보수 세력을 친일로 매도하기를 서슴지 않는 정황도 짚인다. 그러나 문 정부의 북한 눈치 보기야말로 결과적으로 최고의 친일 행위가 되고 있다.

미국 원정 훈련이 효과가 있다 하더라도 기껏해야 1년에 2개 대대다. 나머지 수백 개 대대는 어쩌나? 대대급 훈련보다는 작전계획에 따른 전구급 실기동 훈련이 더 중요하다. 미군이 자주 하는 말이 있다. “군은 외교관들이 협상을 잘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그러기 위해 오늘 밤에라도 싸울 준비가 돼 있다.” 우리가 강하고 미국과 끈끈해야 북한이 우리 눈치를 보고 ‘패싱’하지 않는다. 또, 비록 일본은 우방이지만 주변국 전력이 강해지는 것은 잠재적인 위협이다. 정부가 진정으로 북한 비핵화와 자유민주주의 통일, 그리고 극일을 원한다면 북한 정권에 대한 눈치 보기를 그만두고 대규모 한·미 연합훈련들을 복원해 동북아 미국 군사력과 정책의 중심을 다시 대한민국으로 끌어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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