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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편식주의자의 미식여행 게재 일자 : 2020년 02월 07일(金)
속 데우는 곰탕… 맛 돋우는 쌈밥… 입 즐거운 육전… 빛나는 삼시세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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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산나주곰탕의 곰탕

■ 당일치기 光州 맛보기

현지인 추천 ‘광산나주곰탕’
국물과 김치의 시너지 효과

솥밥·쌈밥 맛집 ‘화석시대’
손맛 살리는 9가지 쌈채소

광주 대표 빵집 ‘궁전제과’

정겨운 보리밥 ‘영빈식당’
다채로운 색의 건강한 맛

최고의 별미 육전 ‘연화’
묵은지·파절이 환상궁합

펭귄마을 ‘상추튀김’ 일미


광주는 2개의 비엔날레가 개최되는 예술의 도시이자 국립광주박물관과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등이 있는 한국 대표 문화도시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전남 목포, 나주, 담양과 함께 영산강을 따라 맛의 길을 형성하며 미식여행을 할 수 있는 남도맛기행의 주요 도시 중 하나이다. 서울에서 KTX로 1시간 30분이면 도착하는 광주로의 주말 당일 미식여행을 다녀왔다.

광주송정역에 도착하면 길 건너 10시 방향에 아침 식사하기 좋은 곳이 있다. ‘광산나주곰탕’이 그곳이다. 현지인의 주관적인 의견이지만 그의 말을 빌리자면 나주의 원조 곰탕집보다 더 맛있다. 궁금했다. 현지인의 조언은 그 어떤 정보보다 우선일 수밖에 없다. 오전 8시 30분부터 문을 여는 이곳에는 아침부터 식사하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대표메뉴 곰탕을 주문해 우선 국물 맛을 봤다. 진하고 구수하며 깊었다. 국물에 썰어 넣은 고기는 얇고 야들야들한 편 모양이 아니라 가늘고 네모난 직사각형 육면체로 잘라냈다. 얇게 저민 편 모양의 고기가 국물을 머금고 입에 넣는 느낌을 더 좋아하기 때문에 이 부분은 좀 아쉬웠다. 하지만 뚝배기에 토렴을 제대로 했다. 국물과 밥이 충분히 뜨거웠고 몸은 곧 따뜻해졌다. 진한 국물맛과 더불어 이 집의 김치 맛은 매우 특별했다. 깍두기와 배추김치 그리고 갓이 섞인 열무 잎 김치 등 세 가지가 제공됐다. 깍두기의 맛은 평범했지만 배추김치와 열무 잎 김치는 보쌈김치와 겉절이 중간 정도의 느낌으로 양념 맛이 너무 달지도 너무 풋풋하지도 않게 적절하게 익어가는 맛으로 양념의 농도는 진했다. 이 집의 깊고 구수한 국물의 맛을 두 옥타브 정도는 살려주는데 충분한 몫을 하는 김치 맛이었다. 곰탕을 즐기기에 최적화된 국물과 김치, 두 가지가 서로 상승작용을 최대한 이끌어 내는 더없이 좋은 음식궁합이었다.

광주에는 1973년 문을 연 ‘궁전제과’라는 대표 빵집이 있다. 본점은 동구 충장로에 있으나 지금은 광주 전역에 7개의 지점이 더 생겼다. 이곳의 대표 빵은 ‘공룡알빵’과 ‘나비파이’다. 공용알빵은 동그란 하드롤의 반을 잘라 속을 파내고 다양한 야채가 가득한 감자샐러드로 속을 가득 채운 빵이다. 맛을 보면 익숙한 듯 추억의 맛이다. 하드롤은 매우 바삭해 씹는 맛을 고조시켰다. 나비파이는 여러 겹의 파이 반죽을 꼬아 나비 모양으로 만들었다. 오븐에 구워낸 후 시럽을 뿌려낸 것으로 모양도 맛도 고전적이며 기본이 충실하다. 세월이 흘러도 많은 사람에게 꾸준히 사랑받는 이 집의 스테디셀러 빵들은 진열대 가장 잘 보이는 곳에 있다. 역사적인 본점은 언제나 사람들로 만원이다. 보다 쾌적하게 여유 있는 방문을 원한다면 주택가 인근의 분점 방문을 추천한다.

▲  화석시대 화타쌈밥

맛집이 많기로 소문난 흑석동 식당가에 솥밥과 돼지고기 쌈밥을 함께 즐길 수 있는 ‘화석시대’를 방문하기 위해 움직였다. 이곳은 지난해 여름 한 차례 잠시 들러 식사했던 곳이었는데 푸짐하고 손맛 좋은 곳으로 기억하고 있어 다시 방문했다. 솥밥은 몸에 좋은 구기자, 당귀, 흑미, 찹쌀, 검정콩, 기장, 참깨 등을 넣어 만든다. 9가지의 쌈 채소와 다양한 찬 등이 푸짐하게 제공되는데 이곳의 ‘쌈밥’과 ‘한우불고기백반’을 주문했다. 냉동 대패삼겹살에 콩나물, 양파, 당면, 숙주, 대파 등을 풍성히 얹고 고추장과 간장을 기본으로 만든 매콤한 양념에 지글지글 볶아 상추, 청상추, 적겨자, 청겨자, 적근대, 쌈추, 케일, 먹상추, 당귀, 홍대, 깻잎, 쌈배추 등 9가지 특수 야채에 함께 싸서 먹는다. 주물럭처럼 양념에 볶아낸 돼지고기와 야채를 풍성하게 함께 즐길 수 있다. 쌈장 또한 통 들깨를 많이 갈아 넣어 짜지 않고 부드럽고 고소하게 만들었다. 한우불고기는 한약재를 넣어 만든 간장 베이스의 불고기 특제소스에 버섯, 당면, 대파, 시금치, 떡 등을 넣어 전골처럼 끓여내어 국물과 함께 즐기는 불고기다. 특히 이 집의 찬은 가짓수도 많지만 계절마다 다양하게 바뀌는 것이 특징이다. 총 9가지의 찬이 양도 많고 풍성하게 제공됐는데 찬은 매일 다르게 나오며 찬의 색을 맞춰 마른반찬 3가지, 김치 종류 3가지, 나물 3가지 등을 매일 바꿔가며 준다. 요즘은 김치, 콩나물, 애호박 버섯볶음, 가지나물, 도라지 무침, 오이와 달래무침, 볶음김치 등이 제공된다.

양림동 역사문화마을을 걷다 보니 그 시절 선교사들의 활동과 그들이 만들어낸 기념관과 교회 등 개화기 시대의 건물과 근대의 모습들을 함께 볼 수 있었다. 광주에서 가장 뜨는 방문지 펭귄마을도 둘러봤다. 이곳에서 맛봤던 가장 독특했던 음식은 ‘상추튀김’이었다. 상추를 튀긴 것이 아니라 오징어를 물에 불렸다가 잘게 썰어 넣은 튀김으로 양파, 고추 등을 섞은 양념간장소스를 곁들여 상추에 싸먹는 음식이다. ‘현완단겸 상추튀김 양림점’은 펭귄마을 입구에 있다. 광주를 방문했다면 부담 없이 맛볼 수 있는 음식이다. 가게 내부에는 상추튀김을 맛있게 먹는 방법이 만화로 그려져 있으며 또 손을 씻을 수 있는 세면대가 있다.

보리밥 거리가 있는 무등산으로 향했다. 이곳의 ‘영빈식당’을 방문했다. 노부부가 함께 음식도 하고 테이블도 세팅하는 정겨운 식당이다. 대표메뉴 ‘보리밥’을 주문했다. 상차림에 나온 콩나물, 시금치, 부추, 고사리, 무생채, 버섯볶음뿐 아니라 상추와 무청 잎까지 준비된 식탁을 받으니 바로 건강해질 것 같았다. 상추무침은 상추가 특히 신선한 데다 잎이 작고 얇아 직접 키운 듯해 물어봤다. 주인장에게 “직접 키우냐”고 물으니 “아는 사람들이 키운 채소를 받아 와서 그렇다”고 답했다. ‘뭐 그리 대단한 것이 아니고 당연하다’는 말처럼 들렸다. 함께 나온 무청 잎은 갈치속젓과 함께 쌈으로 즐기니 제맛이었다. 쌈으로 먹다가 분위기를 바꿔서 모든 야채 색깔을 맞춰 밥 위에 올려놓은 후 고추장과 참기름을 듬뿍 넣어 비빔밥으로 만들어 먹어도 맛났다. 색도 예쁘고 맛도 예쁜, 다채롭고 다양하다는 표현이 딱 어울리는 그런 음식이었다.

▲  연화의 육전

저녁식사 사이에 잠시 광주호 호수생태원을 산책하고 싶었다. 무등산 도로를 거슬러 올라갔다가 다시 굽이굽이 돌아내려 오는 자동차 길은 추운 겨울이었지만 봄부터 가을의 발자취를 충분히 그려내고도 남을 만큼 가로수들이 잘 조성됐고 운전하기 좋은 아름다운 길이었다. 이 길은 바로 광주호 생태원으로 연결돼 아름다운 공원에서 멋진 오후 산책을 즐길 수 있었다. 해가 긴 계절이었다면 좀 더 긴 산책길을 택해 돌아왔을 것이다. 아름다운 산책길을 모두 걷지 못한 것은 아쉬웠다. 숲과 물, 산, 호수가 모두 있는 참 아름다운 공원이다. 이제 다시 시내로 돌아가 광주에서의 마지막 식사를 해야 한다.

▲  강태안 미식여행가
얇게 썬 소고기에 계란 옷을 입혀 팬에 익혀 먹는 육전은 광주 최고의 별미다. 육전을 소개하는 많은 식당이 있지만 현지 음식과 가장 비슷한 상차림을 내는 ‘연화’를 방문했다. 방문하자마자 상차림이 시작됐는데 찬은 씻어낸 묵은지, 해초무침, 갈치젓, 물김치, 풀치 말린 것, 쌈 채소와 무청 잎, 시금치, 계란찜, 굽지 않은 김과 간장, 토란볶음, 파절이 등이 차례로 상에 올라왔다. 식당에 들어서면 복도를 중심으로 양옆으로 별실 같은 곳에서 식사하는데 직원은 가운데 복도에서 전기 팬에 별실의 손님들을 위해 쉴 틈 없이 육전을 지져내고 있었다. 팬에 익혀내 바로 먹어야 맛있기 때문에 한꺼번에 모두를 만들지 않고 우선 반을 익혀낸 후 중간중간 먹는 속도를 봐가면서 나머지 반을 익혀낸다. 갓 익혀낸 육전은 씻어낸 묵은지와 파절이 등과 함께 먹으면 맛있는데 나는 개인적으로 파절이와 함께 먹는 것을 선호한다. 간간하게 양념이 된 파절이는 가늘게 썰어내 얇게 익혀낸 육전과 질감이 서로 잘 어울리며 맛이 은은하고 강하지 않아 육전과 같이 섬세한 질감과 맛을 가진 음식과 함께 먹기 좋다. 또한 계절에 따라 황석어탕 혹은 조기탕 등을 별도주문해서 식사로 즐기는데, 황석어는 지금 철이 아니라 나와 일행은 조기탕으로 대신했다.

강태안 미식여행가


■ 미식가이드

‘광산나주곰탕’(062-941-4080)은 광주 광산구 상무대로 232에 있다. 나주곰탕 9000원, 수육곰탕 1만2000원, 수육 4만 원이다. 오전 8시 30분에 문을 연다. 포장도 가능하나 밥과 김치는 싸주지 않는다. 다만 추가요금 2000원을 내면 김치는 따로 포장해준다. 솥밥이 유명한 ‘화석시대’(062-261-3333)는 광산구 흑석동 603번지에 있다. 솥밥으로 즐기는 쌈밥은 1만 원, 한우불고기백반은 1만2000원. 주변에 다양한 맛집들이 많은 곳이지만 주차환경은 별로 좋지 않다. 유료주차장을 이용할 것을 권한다. 육전이 유명한 ‘연화’(062-84-1142)는 서구 치평동 241-3번지에 있다. 육전 2만5000원, 조기탕 2만 원. 봄이 되면 황석어탕(2만 원)이 인기다. 보리비빔밥이 유명한 ‘영빈식당’(062-227-5011)은 동구 지호로 137-3에 있다. 비빔밥으로 즐길 수 있는 보리밥(8000원) 외에도 도토리묵 1만 원, 제육볶음 2만 원, 닭볶음탕 3만5000원. 광주의 별미 상추튀김이 유명한 ‘현완단겸 상추튀김 양림점’(062-676-3721)은 남구 양림동 53-1로 펭귄마을 입구 바로 맞은편에 있다. 상추튀김 6000원, 떡볶이, 순대, 어묵 모두 4000원. 광주의 대표 베이커리 ‘궁전제과 본점 충장점’(062-222-3477)은 동구 충장로 93-6에 있다. 전설적인 유명메뉴 공룡알빵 2800원, 나비파이 2500원. 본문 외 추천 맛집을 소개한다. 1913년 세워진 매일송정역전시장을 새롭게 개발해놓은 ‘1913 송정역 시장’(062-942-1914)은 광산구 송정로 8번길 13에 있다. 이곳에는 수제맥주, 떡집, 분식집, 국수전문 집 등 다양한 먹거리가 즐비하다. 광주송정역에서 KTX를 타기 전 한두 시간을 내 둘러보면 좋다. ‘남도향토음식박물관’(062-575-8883)은 북구 설죽로 477에 있다. 남도의 향토음식 문화를 체험프로그램과 강좌를 통해 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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