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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Science 게재 일자 : 2020년 02월 10일(月)
달걀 옮기고 가위질 하고 피아노 연주… 일상으로 들어온 ‘로봇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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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기계연구원 ‘인간형 로봇 손’ 개발

힘 측정센서·피부촉각 센서가
강한 힘과 약한 힘 조절해주고
다양한 로봇 팔에 손쉽게 장착

4개 손가락·16개 관절로 구성
물체 형상·크기 세밀하게 구분
손가락 관절각도·궤적 달라져


한국기계연구원(원장 박천홍·이하 기계연)이 달걀을 집거나 가위질을 하고 물도 따르는 등 일상생활의 다양한 물체와 도구 조작이 가능한 사람 손 크기의 ‘인간형 로봇 손’을 개발했다. 힘 측정센서와 피부촉각 센서가 붙어있어 강한 힘과 약한 힘을 조절하는 섬세한 동작이 가능해 피아노 시범연주까지 선보였다. 범용 구조로 제작돼 다양한 로봇 팔에 장착할 수 있고 무게 대비 쥐는 힘도 세계 최고 수준으로 산업현장은 물론 일상생활까지 로봇 손의 활용이 더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기계연 첨단생산장비연구본부 로봇메카트로닉스연구실 도현민 박사 연구팀은 사람 손가락의 움직임과 구조를 모사해 같은 방식으로 물체를 조작할 수 있는 인간형 로봇 손을 개발했다고 10일 밝혔다.

인간형 로봇 손은 엄지를 포함한 4개의 손가락과 16개의 관절로 이뤄졌다. 손가락마다 4개 관절이 들어가는데, 첫마디와 둘째 마디에 1개가 들어갔다. 손바닥과 연결되는 셋째 마디에는 손가락을 좌우와 위아래로 까딱하기 위해 2개가 들어갔다. 각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12개의 모터가 사용됐다. 셋째 마디를 움직이는 데 2개, 둘째 마디에 1개가 쓰였다. 둘째 마디를 움직이는 모터가 첫째 마디까지 움직이게 하는데 관절이 첫 마디의 움직임까지 제어하는 인체 구조를 그대로 따라 해 효율을 높였다. 각 손가락은 독립적으로 움직인다. 손가락을 움직이는 모터는 손바닥 내부에 장착해 팔과 연결될 필요가 없게 했다.

연구팀은 로봇 손의 손가락을 사람의 손과 비슷한 수준으로 움직이도록 하기 위해 좁은 공간에서도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메커니즘을 개발했다. 특히 손가락을 움직이는 구동부를 손바닥 내부에 장착해 모듈화에도 성공했다. 기존의 로봇 팔 구조를 변경할 필요 없이 로봇 손을 쉽게 장착할 수 있도록 해 활용도를 높인 것이다.

또한, 기존 상용 로봇 손보다 가볍고 힘도 세다. 기존 상용 로봇 손은 무게는 2.4㎏에 4㎏의 물체를 들지만, 기계연이 개발한 인간형 로봇 손의 무게는 1㎏ 이하이지만, 3㎏ 이상의 물체를 들 수 있다. 연구팀은 물체와 접촉을 감지할 수 있는 촉각 기능을 부여하기 위해 힘 측정 센서를 개발하고 손가락 끝과 마디, 손바닥에 장착했다. 손가락 끝에 장착된 힘 센서는 지름 15㎜, 무게 5g 이하의 초소형 센서로, 로봇 손과 물체가 접촉할 때 손가락 끝에서 감지되는 힘의 크기와 방향을 측정할 수 있다. 물건을 쥐는 힘을 조절하는 핵심 부품이다. 섬세하게 물건을 쥐는 정밀 파지(precision grasping)는 주로 손가락 끝의 접촉 과정에서 발생하기 때문이다. 주로 곡면 접촉이라서 힘의 크기와 방향을 세밀하게 측정할 필요가 있다.

또 손가락 마디와 손바닥에는 서울대와 공동연구를 통해 피부형 촉각 센서도 장착했다. 피부형 촉각 센서는 로봇 손과 물체의 접촉 시 접촉 부위의 분포와 힘을 측정한다. 지금까지 개발된 상용 로봇 손의 경우 촉각센서가 내장돼 있으면서 동시에 손가락 구동부가 손바닥 내부에 장착된 모듈형 제품이 없어 활용에 한계가 있었다. 강한 파지(power grasping)는 주로 손가락과 손바닥 접촉 과정에서 발생한다. 주로 평면 형상과의 접촉이라서 힘의 크기와 분포 하중 측정이 필요하게 된다. 그래서 부드러운 피부형 센서가 쓰이는 것이다. 분포 하중을 측정할 수 있으면 접촉된 물체 형상에 대한 촉각 맵(map)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이와 함께 물건을 쥘 때 물체의 형상과 크기에 따른 형태를 분류해 파지 전략을 다양하게 구사한다. 형상 별로 원통형 14가지, 구형(타원) 26가지, 상자형 27가지, 얇고 작은 물체 9가지, 기타 11가지로 구분해서 물체에 따라 손가락 관절 각도와 궤적을 구분해 움직인다.

도현민 책임연구원은 “인간형 로봇 손은 사람 손의 섬세한 움직임을 모방해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도구 등 다양한 물체를 다루기 위해 개발했다”며 “또 로봇 손의 ‘파지(把持)’ 작업 알고리즘과 로봇의 조작 지능을 연구하기 위한 플랫폼으로도 활용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산업통상자원부의 ‘멀티모달(modal) 인식 기반으로 일상 생활환경의 다양한 물체를 파지 조작하고 도구 활용 작업이 가능한 로봇 작업 제어 기술 개발’ 과제의 일환으로 수행됐다. 연구팀은 인간 손가락을 모사한 손가락 기구 및 이를 포함하는 로봇 핸드 기술을 지난해 국내외에 특허 출원했다.

노성열 기자 nosr@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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