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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게재 일자 : 2020년 02월 12일(水)
“원래 성격은 감정 기복 없고 무덤덤…코미디 연기 어려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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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직한 후보’ 원톱 주연 라미란

거짓말 못하게 된 3選 의원역
“춤·노래… 할수 있는것 다 했죠”


“정극할 때는 더 재미있게 연기하려고 하고, 코미디물에서는 오히려 진지해져요.”

배우 라미란(사진)이 자신의 연기 특징에 대해 한 말에 그의 장점이 그대로 담겨 있다. 작정을 하고 힘주지 않아도 삶의 맛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진솔한 연기가 나오고, 굳이 웃기려고 하지 않아도 신선한 웃음으로 대중을 기분 좋게 해주는 배우가 바로 라미란이다.

지난 2005년 박찬욱 감독의 영화 ‘친절한 금자씨’를 통해 스크린 연기를 시작한 후 단역과 조연으로 30대를 보낸 그가 40대 중반에 이르러 한 작품을 오롯이 이끄는 ‘원톱’ 주연으로 나섰다. 그는 12일 개봉한 영화 ‘정직한 후보’에서 선거를 앞두고 갑자기 거짓말을 전혀 못 하게 되는 3선 의원 주상숙을 연기했다. ‘김종욱 찾기’ ‘부라더’ 등 코미디 영화를 연출해온 장유정 감독의 신작인 ‘정직한 후보’는 거짓말을 입에 달고 다니던 주 의원이 속마음을 그대로 드러내면서 벌어지는 코믹한 상황으로 큰 웃음을 자아낸다. 다소 뻔한 구조로 전개되지만 라미란의 열연으로 영화의 맛이 잘 살았다.

원작인 브라질 동명 영화에서는 남자 배우가 주인공이지만 장 감독은 여성 의원으로 설정을 바꿨다. 이는 라미란을 떠올린 선택이었다. 라미란은 이를 “탁월한 선택이었다”고 말했다.

“저를 믿고 떠올려준 게 감사해요. 상업영화는 관객 동원이 주목적인데 티켓파워가 없는 배우를 밀어준 건 정말 대단한 선택이죠. 미워할 수 없는 인물을 그리려 했던 감독님이 제 이면을 보신 것 같아서 기분이 좋아요.”

그는 이 영화에서 코믹 연기는 기본이고, 노래와 춤까지 선보이며 훨훨 날았다.

“부담이 컸지만 그 부담 때문에 선택했어요. 대중이 제게 원하는 게 이런 역할이라면 제가 어느 정도 할 수 있는지 해보고 싶었어요. 제가 저를 간 본 거죠(웃음). 정극이나 코미디나 장르의 의미보다는 결국 어떤 이야기를 풀어내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지문에 ‘눈물을 흘리며’라고 쓰여있어도 저는 웃으면서 연기해요. 근데 관객이 그런 제 연기를 보고 슬퍼하면 혼자 좋아해요.”

“라미란표 코미디의 완성”이라는 말을 건네자 그는 굳이 “장유정표 코미디”라고 정정했다.

“제가 주상숙처럼 거짓말을 못 해요. 감독님이 모든 상황을 만들어서 저를 내몰았죠(웃음). 제 식대로 코미디를 했으면 정말 재미없을 거예요. 저는 감정 기복이 크지 않고, 모든 일에 무덤덤하거든요. 그래서 코믹 연기가 어려웠어요. 제가 할 수 있는 걸 다했고, 감독님이 가장 매끄러운 걸 선택해주셨어요. 좀 과하다 싶었는데 완성본을 보니 더해도 됐을 듯해요.”

“잘만 풀리면 이런 좋은 직업이 또 있을까 싶다”는 그는 배우로 살아남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제 꿈은 오래 연기하는 거예요. 현장이 정말 좋아요. 조연 때는 뒤에 서 있기만 하더라도 오래 나오는 역할을 원했어요. 주연이 되니 편해요. 연기 분량 안에 캐릭터에 대한 설명이 다 담겨서 제 존재감을 드러내려고 애쓸 필요가 없거든요. 저는 예술을 한다고 생각 안 해요. 직업이 배우인 거죠. 계속 다른 삶을 사는 게 재밌어요. 대중에게서 ‘저 배우 꼴 보기 싫어’라는 말 안 들으며 계속 연기하고 싶어요.”

김구철 기자 kcki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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