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비상>국내 이틀째 추가 확진 ‘제로’… ‘여전히 경계 필요한’ 소강국면

확진자 28명 중 7명은 퇴원

중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 확진자와 사망자가 연일 속출하고 있으나 국내는 소강 국면을 보이고 있어 배경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13일 오전 9시 현재 신종 코로나 추가 확진자는 없다고 밝혔다. 지난 11일 오전 28번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이틀째 확진자가 나타나지 않고, 퇴원 사례도 늘고 있어 사태가 진정 국면에 접어든 분위기다. 특히 전날 3, 8, 17번 확진자가 퇴원하면서 확진자 28명 중 7명(1, 2, 3, 4, 8, 11, 17번)이 퇴원했고, 21명은 격리병상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확진자 1명은 폐렴으로 산소공급 치료를 받고 있지만 중증은 아니며, 나머지 20명의 상태는 안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임상TF 관계자는 “현재까지의 임상자료를 종합해 볼 때 젊고 건강한 경우에는 저절로 좋아지는 사례가 많았고, 고령이나 기저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항바이러스제가 필요할 수 있으나 현재 치료받는 사람은 모두 양호하다”며 “국민도 주의를 기울이되 과도한 공포감을 가질 필요는 없다”고 밝혔다.

초기 대응 속도가 판도를 갈랐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신종 코로나는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에서 지난해 12월 12일 최초 보고됐지만, 우한시 보건위원회는 질병에 대해 주의할 것을 담은 공문을 같은 달 30일에서야 발송했다. 반면 한국은 우한 사태를 접하면서 일찌감치 초기 대응에 나설 수 있었다. 엄중식 가천대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다행히도 우한 사태로 미리 상황을 인지하고 대응할 수 있었다”면서 “아직 가볍게 보고 끝낼 단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때 각 병원에 음압 병상을 일정 수준 이상으로 유지하도록 한 것도 큰 힘이 됐다. 기모란 국립암센터 예방의학과 교수는 “국가지정 음압 격리병상을 포함해 대응 단계별로 쓸 수 있는 병상 수를 확보해 놓은 상태”라며 “사태 대응에 분명 도움이 된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엄 교수는 “일반적인 독감으로도 해마다 1500∼2000여 명이 사망하고 있고, 중국 통계에서도 사망자의 70∼80%가 고위험군 환자”라며 “정부와 의료진은 경계를 늦추면 안 된다”고 말했다. 한편 교육부는 이날 17개 시·도지사와 영상회의를 열고, 3월 개강을 앞두고 입국 예정인 중국인 유학생들을 관리하기 위한 협조를 요청했다. 우선 대학이 기숙사에 유학생들을 수용하기 어려울 경우 지자체 소속 숙박시설을 이용하도록 하고, 기숙사 밖 거주 학생들에 대해서는 공동관리 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또 대학가 인근 지역과 외국인 밀집 지역에 대한 방역도 요청했다.

정선형·최재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