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석찬의 에어 카페>바이크타운서 맥주공장 투어까지… ‘힙한’ 포틀랜드

미국 북서부에 자리한 시애틀에서 차로 두 시간 반 남짓 달리다 보면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라는 도시가 나온다. ‘나이키의 도시’ ‘킨포크(Kinfolk)의 도시’ ‘스텀프타운의 도시’로 불리는 포틀랜드다. 포틀랜드는 다양한 명성만큼이나 여러 방면에서 매력적인 도시다. 필자도 이 도시가 너무나 궁금했던 터라 시애틀 4박 5일 비행 일정이 잡히자마자, 포틀랜드를 방문하겠다는 야심 찬 계획을 세웠다.

포틀랜드에는 스포츠 브랜드로는 단연 1위라고 할 수 있는 나이키 본사가 있다. 그래서 포틀랜드엔 본사를 직접 구경한 뒤 저렴한 가격에 나이키 제품을 구매하려는 여행객으로 항상 북새통을 이룬다. 이곳에는 ‘바이크타운(BIKETOWN)’이라는 공유 자전거 시스템이 잘 구축돼 있는데, 도시 곳곳에 나이키를 상징하는 주황색 자전거가 돌아다닐 정도다.

포틀랜드는 우리나라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라이프스타일 잡지 킨포크가 시작된 곳이기도 하다. 킨포크는 원래 친척, 친족 등 가까운 사람이라는 뜻을 지닌 단어다. 지난 2011년 포틀랜드에 사는 작가, 화가, 사진가, 요리사 등 40여 명의 지역 주민이 모여 자신들의 일상을 기록해 킨포크를 창간했다. 이 잡지가 유명세를 얻으면서 ‘킨포크 라이프’라는 신조어도 생겨났는데 이는 킨포크 잡지에서 영감을 받아 자연 친화적이고 건강한 생활방식을 추구하는 사회현상을 뜻한다. 포틀랜드에는 작은 잡지사 사무실이 있어, 상징적인 이곳을 방문하려는 여행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포틀랜드에는 최근 우리나라에 들어와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블루보틀’과 함께 미국 3대 커피전문점으로 불리는 스텀프타운 본점도 자리하고 있다. 미국 전역에 수많은 지점을 가지고 있지만 역시나 본점의 매력을 느끼러 오는 사람들로 카페는 늘 만석이다.

포틀랜드 매력은 이뿐 아니다. 맥주를 좋아하는 사람은 최우선 순위에 ‘브루어리(맥주공장) 투어’를 올려놓을 정도로 감각적인 장소가 많다. 10가지 종류 이상의 맥주를 작은 잔에 제공하는 ‘샘플러 투어’는 지역의 여러 맥주를 맛볼 수 있는 흥미로운 경험이 될 것이다. 쇼핑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골목마다 늘어선 편집숍을 구경하는 재미에 빠질 수도 있다.

물론 국내에선 직항편이 없어 여행 일정에 포틀랜드를 넣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시애틀 방문이 예정돼 있거나 조금은 여유로운 일정의 여행이라면, 꼭 한번 방문해 보라고 추천하고 싶다. 이 ‘힙한’ 도시의 감성을 좀 더 많은 사람이 느끼고 공유할 수 있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대한항공 승무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