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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게재 일자 : 2020년 02월 14일(金)
정우성 “배우로서 ‘완성’이란 없지만… 앞선 캐릭터 깨는 도전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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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제작에도 참여하고 있는 배우 정우성은 첫 연출작 ‘보호자’를 촬영 중이다. 그는 “영화 산업은 자본으로 돌아가니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제공

- 새영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정우성

호들갑 떠는 연기 걱정했는데
완성본 보니 잘했다는 생각도

평소 전도연과의 연기 원해와
‘배우의 자세’ 배운 값진 경험
저를 동료로 인정해준 느낌도


“막연하게 (전)도연 씨와 연기를 해보고 싶었어요.”

배우 정우성이 영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감독 김용훈)을 선택한 이유 1순위는 전도연이다. 그는 “일부러 함께할 작품을 찾을 수는 없었는데 이 시나리오를 통해 기회가 생겼다”고 밝혔다. 19일 개봉하는 이 영화는 제목에서 느껴지듯 바닥까지 내려간 상황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거액이 든 돈 가방을 차지하려는 인간군상의 몸부림을 다룬 범죄오락물로, 일본 작가 소네 게이스케(根圭介)의 동명 소설이 원작이다.

정우성은 애인 연희(전도연)의 사채 보증을 섰다가 그가 사라진 후 조폭의 위협에 시달리는 출입국관리소 공무원 태영을 연기했다.

또 사우나 청소로 생계를 이어가는 중만(배성우)과 사기를 당해 생긴 빚 때문에 남편에게 책잡혀 만날 맞고 사는 미란(신현빈), 목적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불법체류자 진태(정가람) 등이 뒤죽박죽된 시간 속에서 얽히고설켜 소동을 벌인다. 전도연은 중반 이후 등장해 극의 흐름을 이끈다.

그동안 보여온 모습과는 달리 허당 캐릭터를 코믹하게 그려낸 정우성에게 “변신을 시도했냐”고 물었다.

▲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의 한 장면.

“그런 건 의식 안 했어요. 시나리오 구성이 좋았고, 거기에 도연 씨가 캐스팅돼서 선택했죠. 인물들의 사연이 꽤 밀도 있게 그려져 공감됐어요. 돈 가방이라는 선정적 소재로 인간의 욕망을 풀어내며 다양한 사연을 지닌 인물들이 소모되지 않고, 서로 갈등하는 부분이 좋았어요.”

그는 인터뷰 내내 “너무 호들갑을 떨어 걱정됐다”는 말을 여러 번 반복했다.

“이 영화에서 제가 가장 경계해야 할 지점이 바로 과함이었어요. 과하지 않은 라인까지 치고 올라가야 했는데 완성본을 보니 잘했다는 생각이 드네요(웃음). 태영은 집착하는 인물이에요. 연인에게 배신당한 감정을 부정하고, 그걸 되돌리려 집착해요. 또 자신의 생각을 확인하려 집착하고요. 그런 인물을 차가워 보이지 않게 하려고 호들갑을 떨었어요(웃음). 누구나 살다 보면 어떤 요소에 집착하게 되잖아요. 그런 면에서 태영은 어떤 감정으로 살아가는 게 바람직한지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인물이에요.”

그렇게 기다리던 전도연과의 첫 호흡은 어땠을까.

“같은 일을 하는 동료 배우지만 서로 만나거나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없었어요. 촬영에 들어가며 제가 현장에서 어떤 모습으로 연기에 임하는지 보여주고 싶었어요. 그걸 도연 씨가 봐주길 바랐고요. 또 저도 도연 씨의 모습이 궁금했어요. 오래 연기를 해온 배우들은 부딪힐 때 교감이 우선이지만 현장에서 서로를 입증하는 것도 중요하거든요. 도연 씨가 자신의 이름을 높일 수 있었던 건 영화에 대한 애정과 현장에서의 책임감이 강했기 때문이란 걸 느꼈어요. 배우의 좋은 자세를 확인할 수 있었던 값진 경험이었어요. 또 도연 씨가 저를 동료로 인정해준다는 느낌도 받았어요.”

26년 차 배우로 제작에도 나서고 있는 그에게 “롱텀으로 가는 계기를 마련해야 하는 시기가 아니냐”는 말을 건넸다.

“20대 때부터 규정지어지는 게 싫었어요. ‘쟤는 왜 저런 선택을 하지’라는 말을 들으면서도 꾸준히 의외의 선택을 해왔어요. 그러다 보니 관객들이 달가워하지 않는 경우도 있었고요. 하지만 제 길을 뚜벅뚜벅 걸어온 제 모습이 이젠 편하게 느껴질 거예요. ‘너는 그런 길을 걷는 배우구나’하고 인정해주는 느낌이에요. 나잇대에 맞는 강한 표현을 해왔지만 시간이 지나며 저도 유연해졌어요. 그러면서 저만의 표현방식이 완성됐고요. 앞으로는 잘 모르겠어요. 지금까지 해온 것에서 벗어나기 위해 매 작품 앞선 캐릭터를 깨는 선택을 해야죠. 배우로서 완성은 없겠지만 그런 길을 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의 감독 데뷔작인 ‘보호자’가 지난 10일 촬영을 시작했다. 액션물로 김남길, 박성웅 등이 출연한다.

“영화 산업은 자본으로 돌아가니 책임감을 가져야 하죠. 모든 영화가 1000만 명을 바라보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그러다 보면 다양성의 여지가 없어져요. 감독 데뷔가 설레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데 설렐 틈이 없어요. 할 일이 너무 많거든요.”

김구철 기자 kcki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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