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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편식주의자의 미식여행 게재 일자 : 2020년 02월 14일(金)
포천 하면 무조건 갈비? ‘단짠단짠’ 마성의 간장게장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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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느티나무갈비’의 양념갈비. 양파, 키위, 배, 간장, 마늘, 파, 소금 등 양념에 재운다.

▲  ‘청진동 간장게장’의 간장게장. 새우장, 말린 가지 무침, 북어무침, 생선구이, 콩나물, 김치, 계절나물 등 찬이 제공된다.

■ 물 좋기로 소문난 포천 맛집

- 느티나무 갈비
생갈비보다 양념갈비 추천
백김치·동치미 등 새콤한 찬
기름진 고기맛 중화시켜줘

- 미미향
오분자기·바지락 든 송이짬뽕
버섯향 풍성해 모두에게 추천
너무 많이 익힌 홍합 옥에 티

- 청진동
간장게장 솔잎추출물·한약재 넣은 간장
달짝지근… 쌀밥 부르는 맛
조금 짰던 동태찌개는 아쉬워

적당한 탄산감에 상쾌한 단맛
포천 이동生막걸리 꼭 맛봐야


예로부터 물 좋기로 유명한 경기 포천시는 이미 조선 초기부터 임금님께 술을 빚어 공납했던 양조장도 있었고 백운계곡의 물은 신선이 놀다 갔을 정도로 맑고 깨끗한 물이라 하여 유명했다. 이런 포천에 생수 회사와 술 빚는 양조장이 여럿 있는 것은 당연한 결과다. 물 좋은 포천의 술과 음식을 함께 하기 위해 포천을 방문했다.

포천 이동으로 첫 방문지를 정했다. 갈비와 막걸리로 유명해진 곳이다. 사회 초년생 시절 직장 선배들과 이곳에서 막걸리를 마시며 단합과 연대를 도모했었다. 당시에는 ‘가맥’ 느낌의 식당도 많아 막걸리와 간단한 음식 주문도 가능했고, 막걸리만 간단히 즐겨도 누가 뭐라는 사람이 없었다. 세월이 흘러 이곳은 이동갈비거리로 조성되어 오직 먹을거리는 갈비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갈비 특화 거리가 되었다.

이동갈비라는 말을 처음 사용했던 ‘느티나무갈비’를 방문했다. 도착하기 이전 멀리에서도 지붕 위로 솟아 있는 느티나무가 보이는 집이다. 1층 주차장에서는 400년 이상 된 느티나무의 밑동이 보이고, 2층 식당 중앙에서는 몸통이 보인다. 나무 윗부분은 지붕을 뚫고 밖으로 나가 있다. 나무 위치를 그대로 살려 식당을 지은 듯했다. 이 집 박상길 대표는 “1963년 식당 문을 열었을 당시에 나무는 벽에 기대어 있었어요. 나무의 가지 일부는 밖에, 하나는 건물 안에 있었습니다. 가게를 늘리면서 지금의 모습이 되었어요. 오랜 수령의 느티나무는 영물이라 함부로 옮기면 안 된다고 동네 어르신들이 조언을 주셨기 때문입니다”라고 설명했다. 황해도 옹진이 고향인 박 대표의 부친은 인근 도축장(이동면 연곡리 축산단지 도축장)에서 고기를 짝으로 주문해 잘 다듬고 양념해서 저렴하게 팔기 시작했다. “술을 좋아했던 아버지는 당신 기분대로 장사하셨던 분이었습니다. 인심도 좋았고요. 당시 사리원 등 동대문시장에서 옷 장사, 원단 장사를 하던 상인들이 경기가 좋았던 1970년∼1980년대 두둑한 현찰과 함께 자동차를 구매하고 근처로 당일 드라이브를 많이 왔어요. 같은 실향민이었던 상인들에게 아버지는 정성을 다했고, 실향민들 사이에서 좋은 입소문이 났습니다.” 인근 군부대의 휴가 나온 군인들과 관련된 이동갈비의 스토리텔링과는 대조되는, 매우 흥미로운 설명이었다. “갈비 부위는 운동량이 없고 기름이 많아 특히 맛있습니다. 단가가 등심보다 싸 보이지만 등심보다 비싸요. 전체량에서 고기를 다듬기 시작해 뼈까지 제외하면 40%밖에 건질 수 없습니다. 결국 가장 맛있지만 가장 비싼 부위지요. 도축장이 가까워 유통이 수월했던 것이 이 지역이 이동갈비의 메카가 된 이유입니다.” 허나 고기는 모두 수입산을 쓰고 있었다. “과거에는 모두 국산 고기만 썼었지요. 요즘은 미국산 혹은 호주산이 많이 사용됩니다. 우선 단가를 맞추기 힘들고 아직도 예전처럼 푸짐한 양을 원하는 손님이 많아 비싼 한우를 쓰기는 힘든 상황입니다.” 생갈비와 양념갈비 모두 맛보았다. 생갈비를 먼저 시식해 보았다. 부드럽고 고소했다. 고기 자체가 얇게 썰어져 육즙을 기대하기는 어려웠다. 이동양념갈비의 양념은 양파, 키위, 배, 간장, 마늘, 파, 소금 등 양념에 재운 갈비로 개인적으로 양념갈비에 점수를 더 주고 싶다. 함께 나온 야채샐러드, 파무침, 고추 피클 등도 신선했고 백김치, 동치미 등 모두가 기름진 고기 맛을 중화시켜주는 새콤한 찬으로 준비되었다. “농업과 축산을 공부하고 공무원 생활을 했습니다. 부모님이 장사하실 때 많은 기여는 하지 못했어요. 1995년부터 이곳을 맡고 있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손님을 얻기 위해 가게 밖까지 나가서 호객하지 않습니다.” 광고도 전혀 해 보지 않았다고 한다. “부모님처럼 음식에 대한 기본을 그대로 잘 유지하기 위해 노력한다면 이동갈비거리의 무한경쟁과 좋지 않은 경기에도 손님들은 아실 것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주방을 맡고 있는 부인과 더불어 그는 오늘도 손님 상에 올릴 불을 지펴 만들고 테이블에 옮겨주며 주차관리도 직접 하고 있다.

이동갈비거리에서 백운계곡까지 계속 차로 들어가다 보면 이동 동네 중앙쯤 검정 지붕으로 만들어진 60년 전통의 포천이동막걸리 공장과 길 맞은편 직매장이 나온다. 과거 공장의 위치는 훨씬 길 안쪽이었다고 한다. 깨끗한 백운계곡과 동일한 수맥의 물로 막걸리를 빚는 주조장이 여럿 있는데 그중 하나가 바로 포천이동막걸리다. 길 건너 양조장에서 만든 제품을 이곳으로 옮겨와 판매하고 있는데 생막걸리가 대표 상품이다. 성분표시를 참고한다면 이동막걸리는 인공감미료 아스파탐이 들어간 감미료 막걸리지만 탄산 감이 좋고 상쾌한 단맛과 함께 너무 묵직하지 않은 상쾌한 막걸리였다. 백운계곡으로 가는 길가, 도평리 여러 업소에서 ‘포천이동막걸리 직판장’들이 성업 중이다. 잠시 들러 지역 막걸리를 사가는 것도 미식여행의 즐거움일 것이다.


포천 이동에서 이동갈비 말고 다른 식사거리를 찾기란 쉽지 않아 보였다. 하지만 이곳까지 와서 방문하지 않는 것 또한 서운함이 있다. 포천 이동갈비거리를 더 유명하게 만든 중식당 ‘미미향’을 방문했다. 주말에는 거의 예약도 불가능한 곳이다. 방문했던 날은 평일이었는데도 손님의 숫자가 만만치 않았다. 일하는 직원들은 정말 바빠서 전화는 거의 받지 못했다. 손님의 계산이 있을 때 잠시 카운터에 자리하게 되면 그제야 예약 전화를 하나씩 둘씩 받아내었다. ‘송이짬뽕’(사진)을 추천했다. 음식 나오기 전, 테이블 준비가 간단하지 않았다. 해산물 껍데기 등을 정리하는 큰 대접과 국자처럼 사용하는 큰 주걱 그리고 가위까지 준비되었다. 음식이 빨리 나오길 은근히 기다렸다. 드디어 도착한 송이짬뽕은 오분자기, 홍합, 바지락 등 풍성한 해산물이 들어간 비주얼이 매우 훌륭했다. 무엇보다 송이버섯 향이 음식 전체를 은은하게 지배했다. 면과 국물을 먹는 내내 잔잔한 송이버섯 향을 끝까지 즐길 수 있어 좋았다. 한 가지 아쉬웠던 것은 홍합. 너무 많이 익혔다. 맵고 아린 맛과 향뿐만 아니라 홍합 육질은 너무 작아져 맛을 기대하기 어려웠다. 큰 대접은 결국 홍합을 모두 건져내는 것으로 사용되었다. 그러나 홍합의 아쉬움보다 송이버섯 향의 풍성함을 즐길 수 있어 좋았고 일반적인 음식의 수준을 훨씬 뛰어넘은 맛으로 모두에게 추천할 만한 메뉴다.

▲  강태안 미식여행가
인근의 산정호수와 호수 반대편 낙천지 폭포를 둘러보기로 했다. 운전하기 참 좋은 길이다. 언덕과 내리막이 적당히 섞여 있었고 경치도 좋았다. 과거 태릉선수촌이 생기기 전 국가대표 선수들의 스케이팅 링크로 사용되었던 곳이다. 산정호수는 평온했고 아름다운 호수 위를 보트가 질주하고 있을 정도로 날씨가 포근했다. 호수 둘레길을 걸어보고 싶었으나 호수 초입 가장 호수를 넓고 멀리 볼 수 있는 장소까지 다녀오는 것으로 만족했다. 호수 반대편 한화리조트 근처까지 가면 낙천지 폭포를 구경할 수 있다. 겨울이지만 힘차게 물줄기를 쏟아내는 폭포. 겨울의 정점임을 비웃는 듯 물줄기는 힘차고 또 힘찼다.

산정호수 근처의 ‘한가원’은 대한민국 한과명장 김규흔의 한과 박물관과 체험관이 함께 있는 곳이다. 포천을 방문했던 날이 월요일이라 휴무였지만 5년 전 이곳을 방문했을 때 한과 박물관 구경과 유과 만들기 체험이 매우 즐거웠다. 체험자는 한과를 만들기 위해 쌀을 씻어 빻아 발효시켜 2회 튀겨내기까지 두 달이라는 시간의 미학을 알게 되며 바삭하게 2회 튀겨낸 유과 맛에 반하게 된다.

저녁 식사 전에 잠시 전통술 박물관 ‘산사원’을 들러 박물관과 시음장, 전통 소주가 보관되어 있는 야외 숙성실을 구경했다. 우리 전통술의 테마파크와 같은 곳으로 교육과 양조장, 볼거리, 마실 거리 등이 한자리에 모여 있다. 충분히 들러 즐겨볼 만하다.

포천에서의 마지막 일정인 저녁 식사를 위해 ‘밥도둑’ 간장게장의 성지라고 불리는 ‘청진동 간장게장’을 찾아 베어스타운 인근으로 움직였다. 아직 해 길이가 짧아 산사원부터 이곳까지 내비게이션 없이는 힘들다. 가장 대표메뉴 간장게장과 동태찌개를 주문했다. 밥도둑 간장게장과 함께 제공되는 찬으로는 새우장, 말린 가지 무침, 북어무침, 생선구이, 콩나물, 김치, 계절나물 등이다. 간장게장의 맛은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간장게장 국물은 솔잎추출물과 한약재를 넣고 만들었고 간장의 간은 달짝지근하며 짭짤하여 ‘단짠의 마성’으로 계속 쌀밥을 부르는 맛이었다. 반면 동태찌개의 맛은 조금은 의외였다. 칼칼한 고추장 양념의 얼큰함이 무의 시원함으로 승화되는 한국인의 솔푸드 맛과는 완전히 다른 맛이었다. 간장게장에 너무 만족했던 탓일까. 많이 아쉬웠다. 조금 짜고 시원한 무맛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그래서 이 와중에 간장게장의 맛은 더욱 빛났다. 이 식당의 위치는 ‘내촌막걸리’가 생산되는 지역에 있다. 집으로 돌아가기 전에 편의점에 잠시 들러 한 병 사가도 좋겠다.

강태안 미식여행가


■ 미식가이드

이동갈비의 탄생지 ‘느티나무갈비’(031-532-4454)는 이동면 화동로 2089에 위치해 있다. 생갈비와 양념갈비가 유명하다. 생갈비 3만5000원, 양념갈비 3만2000원. 가게 중앙에 수령 400년 이상 된 느티나무를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60년 전통 포천이동막걸리를 맛보고 구매할 수 있는 ‘포천이동막걸리 직매장’(031-535-7150)은 이동면 화동로 2471에 있다. 쌀로 만든 생막걸리(사진) 병 2000원, 밀막걸리 1000원. 6병 이상 전국 택배 가능. 전국구 맛집으로 유명한 중식당 ‘미미향’(031-532-4331)은 이동면 화동로 2063에 있다. 탕수육 2만4000원, 굴짬뽕 8500원, 송이짬뽕 1만3000원. 자장면 5000원. 쌀로 만든 한과에 대한 모든 것을 보고 배울 수 있는 한과문화박물관 ‘한가원’(031-533-8121) 위치는 영북면 산정호수로 322번길 26-9이다. 주말 오전 11시∼12시 30분 한과 만들기 체험 2만5000원, 다식 만들기 체험 1만5000원. 전통주에 대한 모든 것을 배우고 체험할 수 있는 전통술박물관 ‘산사원’(031-531-9300)은 화현면 화동로 432번길 25에 있다. 전통주 만들기 체험(1인 3만 원)을 신청하면 전통주 만들기 체험과 만든 술을 집으로 가지고 갈 수 있다. 또한 산사원 내의 박물관 방문 및 시음장에서 모든 제품의 무료 시음이 가능하다. 밥도둑 간장게장이 유명한 ‘청진동 간장게장’(031-532-3669)은 내촌면 금강로 2891-1에 위치해 있다. 간장게장 3만2000원, 동태찌개 1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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